-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바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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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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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바리사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는 히브리어로 [페루쉼]입니다. 현대 유다교의 뿌리가 되는 옛 종파인데, 오늘날 유다 종교인들은 모두 바리사이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루쉼]은 보통 두 가지 의미로 풀이됩니다. 하나는 ‘분리하다’라는 뜻으로 율법에 규정된 온갖 부정함에서 분리하고, 율법을 모르는 이들, 특히 이교 문화에 젖은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에게서 분리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하나는 ‘해석하다’인데, 이는 율법을 풀어 설명한다는 뜻입니다.실제로 바리사이는 기원후 200년경 「미쉬나」라는 중요한 율법서를 엮어냅니다. 바리사이 전통에 따르면 율법은 두 종류로 주어졌습니다. 하나는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백성에게 전달하신 오경이고, 다른 하나는 모세가 말씀으로만 전달받았다는 구전 율법입니다. 바리사이파는 이런 구전 율법이 오경을 설명하고 해석해준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구전 율법이 예수님 시대 이르러 방대해지자 ‘유다 하나씨’라는 라삐가 이를 「미쉬나」라는 책으로 편찬하였습니다. 이후 「미쉬나」를 풀이해주는 「탈무드」도 바리사이들이 엮어내게 됩니다.
그럼, 바리사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을까요? 그건 마카베오기에 나오는 마카베오 혁명과 관계가 있습니다. 혁명의 결과로 하스모니아 왕조가 세워지는데, 이후 하스모니아 가문이 왕권뿐 아니라 대사제직까지 겸하게 되자 ‘경건한 사람들’ 곧 “하시드인들”(1마카 2,42)이 반기를 듭니다. 왜냐하면, 대사제는 모세의 형인 아론의 가문에만 제한된 것으로 아무나 차지할 수 없는 직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반발 세력 가운데 평신도가 주축이 된 이들이 ‘바리사이당’이고, 일부 사제들은 ‘에세네당’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반발과 달리, 대부분의 사제와 예루살렘 유지들은 하스모니아 가문에 동조하면서 ‘사두가이당’을 형성하였고요. 신약성경 속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대립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사두가이들은 하스모니아 왕가와 타협하였고, 이후에는 로마의 식민 통치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사두가이들은 이교 식민 통치자들과 결탁한다는 혐의를 많이 받았고, 이스라엘 백성은 사두가이보다 바리사이를 선호하며 바리사이야말로 주님과 율법에 충성하는 이들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다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에 의해 파괴되자, 사제 중심의 사두가이파는 자연스럽게 몰락합니다. 이때부터 공식 유다교는 바리사이적 경향으로만 나타나게 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유다교에서는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려 애쓰는데요, 이는 기원전 6세기 계약 불순종으로 바빌론에 멸망한 옛 기억 때문에,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나름의 몸부림입니다. 다만 이런 노력이 형식 위주로만 흐르거나, 온갖 부정함에서 멀어지려는 열정이 자기들만 의롭다고 자만하는 부작용으로 변질되기도 한 것입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5년 10월 26일(다해) 연중 제30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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