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2 장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
- 제2절 하느님 계시의 전달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74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신다”(1티모 2,4). 곧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기를 바라신다.37)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민족,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셔야 하며, 계시는 세상 끝까지 전해져야 한다.
-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계시하신 모든 것이 영구히 온전하게 보존되고 모든 세대에 전해지도록 매우 자비로이 배려하셨다.”38)
- I. 사도전승
- 75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모든 계시를 자신 안에서 이루신 주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예언자들을 통하여 약속되고 당신께서 성취하시고 친히 전파하신 복음을 모든 진리와 윤리 규범의 원천으로 모든 이에게 선포하도록 사도들에게 명하셨다.”39)
- 사도들의 복음 선포
- 76 복음은 주님의 명에 따라 두 가지 방식으로 전해졌다.
- - 구두로는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그분과 함께한 공동생활에서 받은 것과 성령의 조언에 힘입어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 전달해 주었다.”
- - 문서로는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이 성령의 감도로 구원의 소식을 기록하였다.”40)
- 사도적 계승으로 지속되는 복음 선포
- 77 “사도들은 교회 안에 복음이 영구히 온전하게 또 생생하게 보존되도록 주교들을 후계자로 세워 ‘자기 교도직의 자리를 넘겨주었다.’”41) 그러므로 “영감 받은 책들 안에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는 사도적 설교는 세상 종말까지 지속적인 계승으로 보전되어야 했다.”42)
- 78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생생한 전달은 성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성경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성전’(聖傳)이라고 부른다. 이 성전을 통해서, “교회는 그 교리와 생활과 예배를 통하여 자신의 모든 것과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한다.”43) “거룩한 교부들은 이 성전이 살아 있음을 증언하고,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관습과 생활 안으로 이 성전의 풍요로움이 흘러 들어온다고 가르친다.”44)
- 79 이처럼 성부께서 성령 안에서 당신의 ‘말씀’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전해 주시는 통교는 교회 안에 현존하며 작용하고 있다. “예전에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신부(교회)와 끊임없이 대화하시며, 성령께서는 복음의 생생한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또 교회를 통하여 세상 안에 울려 퍼지도록 하시고, 신자들을 온전한 진리 안으로 이끄시며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들 안에 풍부히 머물도록 하신다.”45)
- II. 성전과 성경의 관계
- 하나의 공통적 원천
- 80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46) 이 둘은 모두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마태 28,20) 당신 백성과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교회 안에 현존하게 하고, 그 열매를 풍부히 맺게 한다.
- 두 가지의 다른 전달 양식
- 81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되었으므로 하느님의 말씀이다. 곧 주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하느님의 말씀은 성전으로 후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데, 후계자들은 진리의 성령에게서 빛을 받아 자신의 설교로 그 말씀을 충실히 보존하고 해설하며 널리 전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47)
- 82 그러므로 계시의 전달과 해석을 위임받은 교회는 “오로지 성경으로만 모든 계시 진리에 대한 확실성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둘을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48)
- 사도전승과 교회 전승들
- 83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성전’(聖傳)은 사도들에게서 유래하는 것으로서, 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범에서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배운 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리스도교의 제1세대에게는 아직 기록된 신약 성경이 없었으며, 신약 성경 자체가 살아 있는 ‘성전’의 과정을 증언하고 있다.
-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역 교회에서 생겨난 신학적, 생활 규범적, 전례적 또는 신심에 관한 ‘전승들’은 사도전승과 구별해야 한다. 이러한 전승들은 독특한 양식들을 이루게 되는데, ‘성전’은 다양한 장소와 시대에 따라 적용된 여러 표현들을 이러한 양식 안에 수용한다. 이 전승들은 교회 교도권의 지도 아래 ‘성전’에 비추어 보존되거나 수정되거나 또는 폐기될 수 있다.
- III. 신앙의 유산에 대한 해석
- 전체 교회에 맡겨진 신앙의 유산
- 84 성전과 성경에 담긴 “신앙의 유산”(depositum fidei)은49) 사도들을 통하여 전체 교회에 맡겨졌다. “거룩한 하느님 백성 전체는 이 유산에 충실하면서, 목자들과 일치하여 꾸준히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친교를 맺으며,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항구히 전념한다. 그리하여 전해진 신앙을 고수하고, 실행하며 고백하면서 주교들과 신자들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50)
- 교회의 교도권
- 85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나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해석하는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51) 곧 로마 주교인 베드로의 후계자와 일치를 이루는 주교들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다.
- 86 “그렇지만 교도권은 하느님의 말씀 위에 있지 아니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종속되어 봉사한다. 이 권한은 전해진 것만을 가르치며, 하느님의 명령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것을 경건히 듣고 거룩히 보존하고 충실히 해석한다. 그리고 교도권은 하느님에게서 계시되어 믿어야 할 것으로 제시하는 모든 것을 이 유일한 신앙의 유산에서 얻어 낸다.”52)
- 87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에게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다.”(루카 10,16) 하고 말씀하셨다. 신자들은 이 말씀을 명심하여 그들의 목자들이 여러 형태로 주는 가르침과 지도를 온순하게 받아들인다.53)
- 신앙의 교의
- 88 교회의 교도권이 교의(敎義)를 정의할 때, 곧 하느님의 계시에 담긴 진리나 이 진리와 필연적인 관계에 있는 진리들에 관한 번복할 수 없는 신앙의 동의를 그리스도 백성에게 의무적인 형태로 요구할 때, 이는 전적으로 그리스도께 받은 권위에 근거한다.
- 89 우리의 영적인 삶과 교의 사이에는 유기적인 관계가 있다. 교의는 우리 신앙의 길을 비추는 빛으로서 이 길을 밝혀 주고 확실하게 해 준다. 거꾸로 우리의 삶이 올바르면 우리의 지성과 마음은 개방되어 신앙 교의의 빛을 받게 될 것이다.54)
- 90 교의들 사이의 상호 관계와 일관성은 그리스도 신비의 계시 전체에서 찾을 수 있다.55) “가톨릭 교회의 여러 진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와 이루는 관계는 서로 다르므로, 교리를 비교할 때에는 진리의 서열 또는 ‘위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56)
- 초자연적 신앙 감각
- 91 모든 신자는 계시된 진리의 이해와 전달에 참여한다. 그들은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고”(요한 16,13) 가르쳐 주시는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다.57)
- 92 “……신자 전체는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으며, ‘주교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신앙과 도덕에 관하여 보편적인 동의를 보일 때에, 온 백성의 초자연적 신앙 감각의 중개로 이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58)
- 93 “실제로 진리의 성령께서 일깨워 주시고 지탱하여 주시는 저 신앙 감각으로, 하느님의 백성은 거룩한 교도권의 인도를 받는……‘성도들에게 단 한 번 전해진 믿음’을 온전히 지키며, 올바른 판단으로 그 믿음을 더욱 깊이 깨닫고 그 믿음을 실생활에서 더욱 충만히 적용한다.”59)
- 신앙 이해의 발전
- 94 성령의 도우심으로, 신앙 유산의 실재에 대한 이해와 그 언어에 대한 이해는 교회의 삶에서 발전할 수 있다.
- - “마음 깊이 그것을 새겨 간직하는 신자들의 명상과 공부”60)를 통하여; 특히 “계시 진리의 깊은 이해는……신학적 탐구로 이루어진다.”61)
- - “영적인 것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인식”62)을 통해 쌓이는 신자들의 경험으로; “하느님의 말씀은 그 말씀을 읽는 사람과 함께 성장한다.”63)
- - “주교직 계승을 통해 확고한 진리의 은사를 받은 이들의 설교”64)를 통하여 그 이해가 깊어진다.
- 95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과 교회 교도직은 하느님의 지극히 지혜로우신 계획에 따라 각기 독립되어 존립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있으며 또한 셋 모두 함께 고유한 방식대로 성령의 활동 아래 영혼의 구원에 효율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이 명백하다.”65)
- 간추림
- 96 사도들은 그리스도께서 자신들에게 맡겨 주신 것을, 성령의 감도를 받아, 설교와 글로써,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 때까지 모든 세대에 전달하였다.
- 97 “성전과 성경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한다.”66) 순례자인 교회는 이를 통하여, 마치 거울을 보듯이, 자신의 모든 풍요로움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관상한다.
- 98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과 생활과 예배를 통하여 그 자신의 모든 것과 그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한다.”67)
- 99 하느님 백성 전체는 초자연적 신앙 감각을 통하여 하느님 계시의 선물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더욱 깊이 이해하며, 더욱 충실히 생활화하게 된다.
- 100 하느님의 말씀을 권위 있게 해석하는 책무는 오직 교회의 교도권, 곧 교황과 그와 일치하는 주교들에게만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