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2 장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
- 제3절 성경
- III. 성경의 해석자이신 성령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109 하느님께서는 성경에서 인간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말씀하셨기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성경 저자들이 정말로 뜻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며, 하느님께서 그들의 말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한다.80)
- 110 성경 저자들의 진술 의도를 알아내려면 그들의 시대와 문화의 상황뿐 아니라,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 유형’과 이해·표현·서술 방식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진리는 본문에서 역사적, 예언적, 시적 양식 또는 다른 화법 등 여러 양식으로 각각 다르게 제시되고 표현되기 때문이다.”81)
- 111 그러나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은 책이므로,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한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은 앞의 원칙만큼 중요하며 이 원칙이 없다면 성경은 “죽은 문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성령을 통해 쓰여진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82)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경에 영감을 주신 성령을 따르는 성경 해석을 위해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다.83)
- 112 1. 우선 “성경 전체의 내용과 단일성”에 특히 유의할 것. 왜냐하면 성경을 구성하는 책들이 아무리 다양하다 해도, 실제로 성경은 하느님 계획의 단일성 때문에 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 이후 밝혀진 그 계획의 중심이시며 심장이시다.84)
- 그리스도의 마음을85) 알려 주는 성경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당신의 수난 전에는 성경이 모호하였으므로 이 마음은 닫혀 있었다. 그러나 수난 후에는 성경이 열렸다. 이때부터 성경을 깨달은 사람들이, 예언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해야 할지를 고찰하고 식별하였기 때문이다.86)
- 113 2. 그리고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성전”에 따라 성경을 읽을 것. 교부들의 격언에 따르면, 성경은 물질적인 수단들(문서나 기록)보다는 오히려 교회의 마음 안에 적혀 있다.87) 실제로 교회는 성전 안에 하느님 말씀의 생생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며, 교회에 성경의 영적 해석을 내려 주시는 분은 성령이시다(“성령께서 교회에 주시는 영적 의미에 따라……”88)).
- 114 3. “신앙의 유비”에89) 유의할 것. “신앙의 유비”란 신앙 진리들 서로의 일관성과 계시의 전체 계획 안에 있는 신앙 진리의 일관성을 말한다.
- 성경의 의미
- 115 성경의 의미는 오랜 전통에 따라 자구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중에서 후자는 우의적(寓意的) 의미, 도덕적 의미, 신비적 의미로 다시 세분된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경 읽기는 이 네 가지 의미들의 심오한 조화로써 더욱 생생해지고 풍요로워진다.
- 116 자구적 의미. 자구적 의미는 성경의 말씀으로 나타내고, 올바른 해석 원칙에 따른 주석으로 밝혀 낸다. “성경의 모든 의미는 자구적 의미에 근거한다.”90)
- 117 영성적 의미. 하느님 계획의 단일성 때문에 성경 본문뿐 아니라, 그 본문이 말하는 실재와 사건들도 표징이 될 수 있다.
- 1. 우의적 의미. 사건들의 의미를 그리스도 안에서 깨달음으로써 더욱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가령 홍해를 건넌 일은 그리스도의 승리의 표징이며, 그로 말미암아 세례의 표징이 된다.91)
- 2. 도덕적 의미. 성경이 전하는 사건들은 우리를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이끈다. 이 사건들은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도록’(1코린 10,11 참조) 기록된 것이다.92)
- 3. 신비적 의미(anagogia). 우리를 본향으로 인도하는(그리스 말 anagoge는 ‘위로’라는 뜻의 ana와, ‘인도하다’는 뜻의 agoge의 합성어이다.) 영원의 의미에서 실재와 사건들을 바라볼 수도 있다. 예컨대, 지상 교회는 천상 예루살렘의 표징이다.93)
- 118 중세의 한 이행시(二行詩)는 이러한 네 가지 의미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 글자는 행한 것을 가르치고, 우의는 믿을 것을 가르치며,
- 도덕은 행할 것을 가르치고, 신비는 향할 것을 가르친다.94)
- 119 “성경 해석자들의 임무는 이러한 규범에 따라 성경의 뜻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도록 노력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어떤 의미에서 준비의 역할을 하는 연구로써 교회의 판단은 성숙하게 된다. 성경 해석에 관한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보존하고 해석하라는 하느님의 명령과 그 직무를 수행하는 교회의 판단에 속한다.”95)
- 만일 가톨릭 교회의 권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는다면, 나는 복음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