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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도교 입문
  • 1229 사도 시대 이래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여러 단계의 입교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이 과정은 빠르거나 느릴 수는 있지만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들, 예컨대 말씀의 선포, 회개를 수반하는 복음의 수용, 신앙의 고백, 세례, 성령을 받음, 영성체 등을 포함해야 했다.
  • 1230 이러한 입교 과정은 시대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초기 교회의 입교는 오랜 예비 신자 기간과 더불어 긴 과정을 거쳤다. 이 예비 신자 기간은 준비 단계를 전례적으로 구분하는 일련의 예비 예식들을 거쳐, 마침내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거행함으로써 그 절정에 이르렀다.
  • 1231 어린이 세례가 대체로 세례성사 거행의 일반적 형태가 된 곳에서는, 이 어린이 세례가 그리스도교 입문의 예비 단계들을 하나로 축약해 놓은 단일한 예식이 되었다. 어린이 세례는 본래 세례 후 교리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 이는 세례 후 교육의 필요성만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반드시 세례의 은총이 피어나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교리 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리 교육의 고유한 자리이다.
  • 1232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라틴 교회에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는 어른들의 예비 신자 기간”31)을 복구시켰다. 이 단계적 예식들은 어른 입교 예식서(1972년 발행)에 들어 있다. 한편 공의회는, “선교 지역에서는 그리스도교 전통에 있는 것들 외에 각 민족의 관습에서 발견되는 입문 의식의 요소들도, 그리스도교 예식에 적용될 수 있는 데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32)고 밝힌다.
  • 1233 그러므로 오늘날 라틴과 동방의 모든 예법에서 어른의 그리스도교 입문은 그들이 예비 신자 기간의 교리 교육 과정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되어 세례와 견진, 성체의 세 가지 성사를 한 번에 베푸는 것으로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33) 동방 예법들에서 어린이의 그리스도교 입문은 세례로 시작되며, 견진과 영성체가 즉시 뒤따른다. 그러나 로마 예법에서는 어린이 세례 후 여러 해에 걸친 교리 교육이 이어지고, 그 후에 그리스도교 입문의 절정인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로 마무리된다.34)
  • 성사 거행의 신비 교육
  • 1234 세례성사의 의미와 은총은 세례 거행 예식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신자들은 이 성사를 거행하는 행위와 말씀에 주의 깊게 참여하고 따름으로써, 이 성사가 갓 세례 받은 모든 사람 안에서 표시하고 이루는 풍요로움에 참여하게 된다.
  • 1235 성사 거행을 시작할 때 긋는 십자 성호는 그리스도께 속하게 될 사람이 받는 그리스도의 날인을 가리키는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당신 십자가로 우리에게 얻어 주신 구원의 은총을 의미한다.
  • 1236 하느님 말씀의 선포는 계시된 진리로 예비 신자들과 회중을 비추고, 세례와 분리될 수 없는 신앙의 응답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세례는 신앙생활로 들어가는 성사적 관문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앙의 성사’이다.
  • 1237 세례는 죄와 죄를 선동하는 마귀에게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의 구마 기도를 바친다. 집전자가 예비 신자 성유를 바르거나 또는 안수를 함으로써, 예비 신자는 사탄을 명백하게 끊어 버리게 된다. 이렇게 준비된 예비 신자는 교회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으며, 그는 세례로써 이 신앙에 “맡겨지는 것이다.”35)
  • 1238 세례수는 (세례 때 또는 부활 성야에) 성령 청원 기도로 축성된다. 교회는 성자를 통해서 성령의 능력이 그 물에 내려와 세례 받는 사람들이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게”(요한 3,5) 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청한다.
  • 1239 그다음에, 본래 세례라 불리는 핵심적인 예식이 뒤따른다. 그 예식은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일치함으로써 예비 신자가 죄에 대하여 죽고,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생명으로 들어감을 표시하고 실현한다. 이 세례는 세례수에 세 번 잠김으로써 의미 깊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오랜 관습에 따라 예비 신자의 머리에 세 번 물을 붓는 방식으로도 베풀 수 있다.
  • 1240 라틴 교회에서 집전자는 이처럼 세 번 물을 부으면서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하고 말한다. 동방 전례에서 예비 신자는 동쪽을 향하고, 사제는 “하느님의 종 (아무)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습니다.” 하고 말한다. 그리고 성삼위를 각각 부르면서 예비 신자를 물에 잠기게 했다가 나오게 한다.
  • 1241 축성 성유의 도유 곧 주교가 축성한 향유를 발라 주는 것은 새 영세자에게 성령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례 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인, 곧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아서, 기름부음 받은 사제이며 예언자이고 왕이신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는 것이다.36)
  • 1242 동방 교회의 전례에서는 세례 후의 기름 바름이 ‘도유의 성사’(sacramentum Chrismationis: 견진성사)이다. 로마 전례에서 이 도유는 주교의 두 번째 도유, 곧 견진성사를 예고한다. 말하자면 이 성사는 세례의 도유를 ‘견고하게 하고’ 완성하는 것이다.
  • 1243 흰옷은 세례 받는 사람이 “그리스도를 입었다”는37) 것과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였음을 상징한다. 부활초에서 불을 붙인 촛불은 그리스도께서 새 교우를 비추셨음을 의미한다. 세례 받은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의 빛”(마태 5,14)이 된다.38)
  • 새로 세례 받은 사람은 이제 하느님의 외아들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하느님 자녀들의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 1244 첫영성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혼인 예복을 입은 새 교우는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았으며, 새 생명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신다. 동방 교회는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마르 10,14)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여, 어린이들까지 포함해서 새롭게 세례와 견진을 받은 모든 이에게 성체를 나누어 줌으로써, 그리스도교 입문 과정이 단일한 것임을 생생하게 의식해 왔다. 한편 세례 받은 어린이가 분별력을 가질 때까지 영성체를 미루는 라틴 교회에서는, 그 어린이를 제대 가까이 데려가 ‘주님의 기도’를 바침으로써, 세례가 성체로 가는 문을 열어 주었음을 나타낸다.
  • 1245 세례 거행은 장엄 축복으로 끝을 맺는다. 갓난아이들의 세례에서 어머니를 위한 축복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