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출간된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 주교의 전기 「영원히 머물 것처럼 곧 떠날 것처럼」이 우리말로 번역돼 출판됐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12월 17일 절두산순교성지에서 브뤼기에르 주교 전기 봉정식을 열었다.
「영원히 머물 것처럼 곧 떠날 것처럼」(카미유 부르동클 지음/연숙진 옮김/256쪽/1만7000원/생활성서)은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국 프랑스에서 브뤼기에르 주교 사후(1835년) 100여 년 후인 1938년 브뤼기에르 주교 후손인 카미유 브루통클 신부가 저술한 전기다.
원서 제목은 「파리 외방 전교회 카르카손 교구의 선교지망생이자 교수이며 시암 주교이신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바르톨로메오 몬시뇰(1792-1835)」이다.
그동안 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에 관련된 서적들이 여럿 출간됐지만, 이번 전기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 전반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기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출생부터 유년 시절과 신학생 시절, 파리 외방 전교회에 들어가 선교사로서 살아온 행적, 조선을 향한 여정과 선종에 이르기까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기존 출판물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브뤼기에르 주교가 가족에게 쓴 편지를 비롯해 삶 안에서 겪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신앙,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서 조선 선교를 어떻게 준비하고 헌신했는지도 살필 수 있다.
이번 전기 발간은 순교자현양위원회가 2년에 걸쳐 준비해 온 사업이다. 위원회는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을 추진하면서 브뤼기에르 주교 전기의 여부를 탐색, 프랑스 파리 펠 도서관에서 전기를 찾아 전기 번역을 추진해 왔다. 번역은 추진 과정 중 협조해 준 파리 외방 전교회 허보록 신부가 감수, 완성도를 높였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단순한 번역서를 넘어, 조선 복음화를 위해 온 삶을 바치신 주교님의 발자취를 깊이 새기게 하는 소중한 자료"라며 "오랜 시간 제한적으로만 알려졌던 원전의 내용을 이제 신자들과 널리 나눌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책 출간의 의미를 밝혔다.
봉정식을 주례한 구요비 주교는 "우리는 위대한 신앙선조인 브뤼기에르 주교님께 철저한 신앙과 끈기, 사리 분명한 처신, 선견지명을 배워 교회공동체와 한국 사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돼야 할 것"이라며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전기 출간으로 주교님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분의 뜻을 본받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