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한파에 취약한 거리 노숙인, 쪽방촌 주민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4개 종교(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가 '노숙인 긴급지원 응급구호활동'에 함께 나섰다.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이하 종민협)는 12월 20일 서울 영등포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을 비롯한 전국 12개소에서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겨울 의류와 핫팩, 떡과 음료수 등 응급구호 물품을 배분했다. 물품은 한국가톨릭노숙인복지협회와 (재)바보의 나눔이 지원했다.
응급구호활동이 펼쳐진 '토마스의 집'엔 물품 배분 전부터 노숙인·쪽방촌 주민들로 북적였다. 토마스의 집 앞부터 바로 뒷골목의 요셉 의원을 넘어 한 블럭 뒤 고가도로 옆길까지 구호물품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 응급구호활동은 물품 배분과 더불어 '토마스의 집'이 해오던 무료급식도 포함됐다. '토마스의 집' 안 봉사자들은 주민이 더 몰리기 전 점심식사 준비를 마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밖에선 준비된 구호물품을 보도 한쪽에 펼쳐놓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해 동선을 짰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데다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봉사자들은 주민들이 준비된 급식을 먼저 먹고, 지정된 출구로 나와 순서대로 물품을 받아갈 수 있도록 질서 유지에 특히 힘썼다.
한국가톨릭노숙인복지협회 회장 이병훈(요한 세례자) 신부는 "10년 전부터 4대 종단이 함께 모여 보건복지부와 함께 응급구호활동을 시작했다"며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전달해주기 위해 이런 활동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또 "한파는 노숙인들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위험"이라며 "관심은 점점 줄지만 정작 거리에서 고통받는 이웃은 늘어나고 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전국에서 행해진 응급구호활동은 종민협 운영위원, 보건복지부 자활정책과와 자원봉사자 등이 참가했다. 종민협은 이러한 응급구호활동을 통해 노숙인 복지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향후 지원체계를 강화해 지속 가능한 지원모델을 구축하는데 노력할 예정이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