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24.12.24 등록
새 교구장 애타게 기다리던 마산교구 사제단 한걸음에 달려와 축하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임명 발표식 이모저모와 인터뷰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극히 공경하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4년 12월 21일 오후 8시, 로마 시각 낮 12시인 지금 수원교구 이성효 리노 보좌 주교를 제6대 마산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수원교구는 마산교구의 신임 교구장으로 임명된 이성효 리노 주교님께 수원교구민의 마음을 모아 축하드립니다. 주교님의 새 여정에 하느님의 크나큰 축복과 우리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도우심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12월 21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원교구청. 수원교구 사무처장 윤재익 신부가 단상에 올라 한국 교회의 새 교구장 발표 소식을 전하자 대강의실에 모인 수원교구 주교들과 사제들, 마산교구에서 온 사제 등 30여 명의 축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임명 발표식은 정원재(수원교구 상현동본당 제1보좌) 신부의 주송으로 교구 사제단이 ‘성모 호칭 기도’를 노래로 부르며 시작됐다. 긴장한 표정으로 입장한 이성효 주교는 정들었던 교구 사제들과 눈인사를 하며 단상에 올랐다. 수원교구 사제단 대표 유경선(성직자국 부국장) 신부와 마산교구 사제단 대표 주용민(교구 사무처장) 신부가 차례로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축사에서 “우리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님의 마산교구장 임명을 수원교구민과 더불어 온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뻐한다”고 인사했다. 이용훈 주교는 “마산교구는 지난 3년 정도의 짧지 않은 시간을 교구장 공석 상태에서 새 교구장을 애타게 기다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마산교구는 훌륭한 새 교구장을 모시게 돼 그 기쁨이 충만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주교님은 수원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33년을 지내셨는데, 이 중 13년 8개월에 이르는 긴 기간 총대리 주교 직분을 온갖 열성을 다해 수행하셨다”며 “이제 주교님을 멀고 낯선 마산교구로 보내드려야 하는 수원교구민과 저는 그지없는 섭섭함과 무거움을 갖고 있다”며 아쉬운 마음도 전했다.
신임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는 답사에서 “수원교구 총대리 직분을 잘 수행하도록 이끌어주신 이용훈 주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때로는 아버지 같은 자상함으로, 때로는 형님처럼 다정함으로 부족한 저를 믿어주셨고, 제가 사목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비롯해 문희종 주교, 전·현직 신학대 총장 신부들과 사무처장과 국장을 거쳐 간 교구 사제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제가 기쁘게 마산교구장직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신부님들이 모범적으로 보여주신 교회에 순명하는 자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수원교구의 모든 신부님이 저의 진정한 스승이었다”고 밝혔다.
임명 발표식은 이성효 주교의 강복으로 마무리됐다. 발표식에는 마산교구 사무처장 주용민 신부를 비롯해 관리국장 이정근 신부, 성소국장 김형렬 신부, 복지국장 최훈 신부와 수원교구 꾸리아 사제들이 참석했다. 수원교구 홍보국은 임명 발표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신임 마산교구장 임명의 기쁨을 전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순명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응답
신임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인터뷰
“처음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지금까지 수원교구 신부님 중에서 교구의 지시에 순명하지 않은 신부님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마 그러한 사제들의 모습이 저에게 쌓여있지 않은가, 그래서 저 또한 기쁘게 응답했습니다.”
신임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는 임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태어나기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지만 제 고향은 수원 지동”이라면서 “, 교회 요청이 있을 때 흔쾌히 자신을 내어주는 것을 교구에서 충분히 배웠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교구에 어려움이 있을 때 신부님들이 솔선수범해서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나가 된 모습이 자연스럽게 마산교구장직을 기쁘게 수락하도록 했다”며 “엄밀히 말하면 우리 신부님들을 통해 그러한 영성을 쌓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수원교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교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제들이 하나가 돼 함께 헤쳐나갔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성효 주교는 마산교구장으로서 사목적 중점을 어디에 두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무 생각 말고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 있으면서 수원교구 신부님들에게 ‘본당에 가면 제발 1년 동안은 좀 가만히 있으라’고 부탁을 드리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저도 일단은 가서 가만히 있어야죠. 다르게 표현을 하면요, 본당마다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듯이 수원교구에도 마산교구에도 고유한 문화가 있습니다. 마산교구의 문화에 동화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 다음에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에 앞서 이 주교는 임명 발표식에서 “이 임명 소식을 접하면서 먼저 떠오른 신부님들은 신학교 은사 신부님들과 전·현직 총장 신부님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 여기 있습니다’를 실천하신 수원교구의 모든 신부님이 진정한 스승이었다”면서 “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용서를 청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수원교구 주교단과 교구청에서 함께 일한 사제들, 수원교구 설정 50·60주년을 함께 준비했던 사제들에게도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