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24.12.24 등록
성경과 펜 들고 복음 말씀 마음에 새겨
서울대교구 세검정본당 성서 80주간, 신앙 열기·공동체 활력 찾아
12월 16일 서울대교구 세검정성당. 평소에는 성당 전체가 쉬는 월요일, 저녁 7시가 지났음에도 성당을 찾은 사람들로 붐빈다. 본당의 성서 80주간 강의를 듣기 위해 성당 불을 밝힌 신자들이다.
이날은 80주간 중 세 번째 강의가 열린 날이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명에 육박하는 신자가 복음 말씀을 듣고자 자리했다. 신자들은 윤일마(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의 강의에 따라 마르코 복음 속 예수님 행적을 좇으며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였다.
서울 세검정본당(주임 조신형 신부)이 2025년 희년을 맞아 말씀 안에서 ‘믿음의 반석''을 다지는 여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본당 공동체 활동에 직격탄을 맞은 지 상당 기간 흐른 가운데, 다시금 말씀으로 무장해 주님을 따르는 양 떼로 거듭나고자 성경과 펜을 든 것이다. 지난 12월 2일을 시작으로 6월까지 장장 80주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성경 공부를 하는 ‘성서 80주간’ 과정에 나선 것이다. 말씀을 공부하는 수강생이 된 신자들은 80주간 모세 오경과 역사서 등 구약과 마르코·요한 복음, 사도행전, 묵시록을 익힌다.
신자들 반응은 뜨겁다. 강의 소식을 듣고 200여 명에 달하는 신자들이 강의를 신청했다. 주변 홍제동·역촌동본당에서도 신자가 찾아올 정도다. 윤일마 수녀는 “복음 말씀을 듣기 위해 찾아와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신자들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며 “이들의 영적 갈망이 얼마나 깊은지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성서 80주간 행사를 마련한 데에는 신자들이 복음 속에서 믿음을 다지길 바라는 조신형 주임 신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조 신부는 “복음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어떤 유혹의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본당이 복음을 더욱 자세히 들을 기회를 마련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자들은 복음에 심취하면서 신앙을 굳건히 하는 가운데 희년을 맞았다. 본당 교육분과장 강신오(티모테오)씨는 “복음을 접하며 제게 주어진 봉사의 기회가 기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복음의 맛을 느끼며 더욱 기쁘게 신앙생활을 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허복례(바울라)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당 분위기가 다소 침체했었지만, 말씀과 함께 다시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라며 “신앙 공동체의 핵심은 말씀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