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화해를위한과거정사위원회(이하 진화위)가 지난 4월 전주교구 수류본당(전북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 천주교 희생자 7명의 희생 경위 등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해 진실규명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화위 조사 결과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그해 9월 24일 주일 미사 중 수류성당에 인민군이 들이닥쳐 신자들을 성당에 감금해 불을 질렀다. 화재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북한을 추종하는 빨치산 등 적대 세력이 생존자들을 추적해 1950년 10월부터 1951년 1월 사이 천주교인 13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 중 7명이 이번에 진실규명됐다.
이같은 사실은 희생자의 후손이 관련 내용을 증언하면서 확인됐다. 당시 부친이 수류성당 재정부장이었다는 증언자는 “아버지가 인민군 잔당과 빨치산을 피해 수수밭에 숨어지내다가 동네 사람 밀고로 잡혀 숨졌고, 그 며칠 후 미사 때 들이닥친 인민군 잔당과 빨치산은 성당 문을 밖에서 걸어잠그고 불을 질러 성당과 신자들이 모두 불에 탔다”고 증언했다.
진화위 박선영 위원장은 4월 17일 한국전쟁 시기 적대 세력에 의해 불에 탄 수류성당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 목소리를 청취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천주교인 희생사건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진실규명을 계기로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천주교계가 힘을 모아주길 당부했다.
진화위는 또 6월 10일 ‘진실규명에 기여한 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의 건 심의·의결안’을 논의하고 과거사 진실규명 활동에 도움을 준 수류본당(주임 김대영 신부)과 유서 존재와 은폐 사실을 진술해 군 의문사 사건 진실규명에 결정적인 증언을 한 부검의,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에 각각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진화위가 2022년 5월부터 한국전쟁 전후 적대 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를 시작한 이래 확인된 천주교인 희생자는 총 238명이며, 64명의 진실을 규명했다. 같은 기간 천주교를 포함해 개신교·불교 등 희생된 종교인은 총 600명으로 집계됐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