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이 20일 카스텔 간돌포 관저 앞 자유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성 가정 성당 공격에 대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가자지구에서 야만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교황은 어제(20일) 카스텔 간돌포에서 삼종 기도를 바친 뒤 성당 폭격으로 사망한 사드 살라메(60세)와 푸마이야 아야드(84세) 그리고 70대인 나즈와 아부다우드의 이름을 언급하고 "그들과 그들의 가족과 가까이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의 민간인과 미사 장소를 겨냥한 지속적인 군사 공격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의 야만성과 사람들의 강제 이주가 종식돼야 하고 민간인과 미사 장소가 보호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중동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을 이해한다"며 "여러분은 교황과 온 교회의 심장부"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이 20일 로마 남동쪽 알바노 라치알레에 있는 성 판크라스 순교자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OSV
삼종 기도에 앞서 교황은 알바노 성 판크라스 순교자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기자들을 만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모든 당사자가 협상 테이블로 나와 대화하고 무기를 내려놓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나 많은 갈등과 전쟁으로 세상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하느님을 신뢰하고 기도하며 평화를 위해 정말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성당 폭격 후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 대해 "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노력'을 촉구하고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대가에 유감을 전했으며 모든 종교의 성지 보호와 존중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폭격 다음날인 18일 교황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했고 이스라엘 외무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 성당인 성가정 성당은 지난 17일 아침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고 가브리엘 로마넬리 본당 신부 등 10명이 다쳤으며 일부는 중상을 입었다.
로마넬리 신부는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공격'을 회상하며 "상황이 여전히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편 교회 공동체에 기도를 요청"하고 "온 세상이 이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