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小花) 데레사’,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 조각. [월간 꿈 CUM] 제공
소화(小花) 데레사로 널리 알려진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1873~1897, 가르멜 수녀회) 시성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가르멜 수도회 한국 관구(관구장 이용석 신부)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성녀 소화 데레사 시성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성녀의 삶과 신앙을 재조명하고 ‘예수의 작은 꽃’으로서 성녀가 남긴 ‘작은 길’ 영성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오늘날 신자들이 성녀의 영성을 구체적으로 사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학술대회는 세 주제로 구성돼 있다. 제1주제는 ‘성녀 소화 데레사의 작품에 나타난 의식’으로 가르멜 영성 전문가인 박현찬(성주 가르멜 수도원) 신부가 발제한다. 성녀가 남긴 자서전과 편지를 통해 내적 의식 세계와 영적 성장 과정을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제2주제는 ‘성녀 소화 데레사의 어머니, 젤리 마르탱과 작은 길’이다. 소화 데레사 영성을 전공한 정인숙(젬마) 박사는 2015년 시성된 성녀의 어머니 젤리 마르탱을 통해 작은 길 영성의 가정적 뿌리와 전수 과정을 다룬다. 제3주제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믿음의 시련’이며 신호준(마산 가르멜 수도원장) 신부가 성녀가 생의 마지막 시기에 겪은 영적 어둠과 믿음의 시련을 조명하고 현대 신자들의 영적 고민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1873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897년 24세에 선종했다. 기도·묵상·청소·독서 등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수녀원 생활 속에서도 작은 희생을 실천하고 친절을 베풀며 기쁘게 살았다. 그가 보여 준 ‘작은 길’ 영성은 거창한 업적이나 특별한 능력이 아닌, 일상의 작은 일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것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임을 보여줬다. 비오 10세 교황은 성녀를 ‘현대 최고의 성인'이라 칭송했고, 비오 11세 교황은 ‘세계의 모든 선교사와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했다. 일반적으로 시성되기까지 사후 50년이 지나야 하는데, 성녀는 이 관례를 깨고 선종한 지 26년 만인 1923년 시복, 1925년 시성됐다. 그의 부모 루이 마르탱과 젤리 마르탱은 2015년 부부가 함께 시성됐다.
가르멜 수도회 한국 관구는 이번 학술대회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영성 쇄신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성과와 효율, 변화와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작은 길’ 영성을 새로운 대안적 가치로 제시하며, 가톨릭교회 안에서 성녀의 영성이 새롭게 꽃피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