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구(가운데) 신부가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가톨릭 사회교리의 이해와 실천’ 세미나에서 한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설문 결과 신자들 세부적 이해 부족
방종우 신부 “교회 차원의 노력 시급”
사회 정의와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가톨릭 사회교리의 보급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주교)와 서울대교구 정평위(위원장 하성용 신부)는 제43회 인권 주일과 제14회 사회 교리 주간(8~14일)을 맞아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가톨릭 사회교리의 이해와 실천’ 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방종우(가톨릭대 신학대학) 신부는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꾸준히 교회 안에서 평신도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평신도의 사회 교리 교육과 실천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교리의 세부적 부분들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방 신부는 지난 8월 교구 정평위가 진행한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과 이해’ 설문조사에서 ‘가톨릭 사회교리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항목에 95%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보조성 원리 관련 항목들에서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국가나 상위단체 개입의 필요성에 대해선 10명 중 3~4명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점을 짚었다.
방 신부는 “신앙인들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희망하지만, 사회교리에 대한 세부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사회교리를 신자들에게 더욱 잘 이해시키고 전달할 교회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나승구(서울 금호1가동선교본당 주임) 신부는 “많은 사람이 기후 대란과 폭력·전쟁에 노출돼 고통을 겪고 있기에 사회교리의 실천은 그리스도인에게 기본적이고 긴급한 과제”라면서도 “지금까지 많은 사목자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사회변화 활동에도 익숙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구 사회사목국이 가정과 직장·본당 공동체에서 사회교리를 실천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임현호 신부는 “사회교리는 우리가 이 사회 안에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를 밝힌 교회 가르침”이라며 “착한 사마리아인이 유다인을 도운 것처럼 누구든 당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위해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되새기는 사회교리를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앙적 상황은 약자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며 “고통받는 사람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애덕으로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