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했던 해병대 수사단 전 단장 박정훈(스테파노) 대령이 김병상 몬시뇰 기념사업회(공동회장 오용호 세베리노 신부·이총각 루치아, 이하 기념사업회)의 '김병상 사회정의평화상' 첫 번째 수상자가 됐다.
기념사업회는 12월 16일 인천교구청에서 제1회 김병상 사회정의평화상 시상식을 열고, 박 대령에게 사회정의평화상을 시상했다.
박 대령은 수상 소감에서 "지난해 채 상병 사건의 진실을 알렸을 때 누군가는 망상이라고 했고, 집단 항명의 수괴로 나를 구속하려고 했다"면서 "지금은 누가 망상을 하고 있는지, 누가 수괴인지 국민께서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령은 윤석열 대통령 12·3 비상계엄령 선포 사건과 관련해 "불법적 명령을 누구 한 명 직을 걸고 막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국민은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알고 있고, 이제 윤석열 정부의 치부가 정의롭게 정리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업회는 박 대령이 상부의 압력으로 인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젊은 해병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불의에 맞서 진실 규명에 힘썼다고 평가했다. 기념사업회는 "채 상병 사건에 대한 박 대령의 수사 의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불씨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사회 정의를 위해 부당한 지시에 맞서 군인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한 박 대령의 행보는 고(故) 김병상(필립보) 몬시뇰의 정신과 가깝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1977년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하는 등 민주화에 헌신하고 핍박받는 노동자들과 함께했던 김병상 몬시뇰을 기리기 위해 올해 2월 창립됐다. 기념사업회는 한국 사회 여러 곳에서 사회정의와 평화를 위해 양심적 행동을 한 인물들이 여전히 탄압을 받는 현실을 감안, 이들에게 힘을 싣고자 올해 '김병상 사회정의평화상'을 제정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