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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쑥대밭 된 작은형제회 산청성심원…“도움 절실”
7월 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가 쏟아진 경남 산청 소재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산청성심원(원장 엄삼용 알로이시오 수사)은 “산사태, 토사유출 등 피해로 자체 수습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원장 엄상용 수사에 따르면 중증장애인들의 자립체험홈, 한센인 노인들 주거공간, 직원·봉사자 숙소와 임시 거주지는 초토화됐고 농장과 주택, 도로도 파손·침수됐다. 이하 도움 호소문 전문.
‘설마, 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진 분이 4명 있었고, 인명사고가 없어서 그나마 천만다행입니다.
산청 전체가 초토화했고 그나마 성심원은 양호하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청성심원의 큰 뒷산이 살인적인 폭우를 견디지 못해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계곡 길이 형성돼 거대 토목공사가 이루어져야 재발을 방지할 것 같습니다.
이용인과 직원들도 몸만 겨우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애써 키운 닭과 오리들, 듬뿍 사랑을 주던 강아지를 잃고 농장이 쑥대밭이 돼 복구 작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한센인 어르신도 계시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성심원 맞은편에서 보면 피해 상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주요 건물은 이상이 없으나, 산을 둘러싼 뒤쪽 건물들과 임야는 처참할 지경입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직원과 봉사자들, 마을 주민들이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는 것조차 막막해 골머리를 앓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임시 대피소도 자체로 마련했고 이용인들과 직원들의 숙식과 생활은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두의 도움과 저희의 의지를 모아 하나하나 수습하고 복구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성심원 전체 배수로가 막혀 빨리 뚫리지 않는 상태에서 다시 호우나 태풍이 온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갑니다. 사람 손으로 할 수 없는 공사를 위해 06포크레인이나 덤프트럭 지원 등 조속한 복구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연락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센인 마지막 세대인 60여 명 한센인 노인들과 발달·지체 등 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들 40여 명과 함께 살아가는 저희 산청성심원 식구들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피해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후원 계좌: 농협 887-01-055068 (예금주 재)프란치스꼬회산청분소)
※ 문의: 055-973-6966 산청성심원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