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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일반기사
2024.12.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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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이주민’이란 이름이 ‘순례자’로 바뀐다면
윤종두 신부(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장)


낯선 땅으로 떠나는 이주민들의 발걸음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이동일까요? 아니면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여정일까요? 그들의 삶은 고향을 떠나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 곧 순례자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순례란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순례자는 고단한 길 속에서도 믿음과 희망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이주민들 역시 차별과 불안, 외로움 속에서도 새로운 땅에서 희망을 이루려는 간절함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이들의 순례 여정은 과연 환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단일 민족이라는 강한 정체성을 가진 우리는 과연 이주민을 환대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또 이주민들은 새로운 땅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이름을 약간만 바꾸면 우리의 시선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주민’이라는 이방인이 아닌, 함께 걸어가야 할 ‘순례자’로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름이 바뀌는 순간, 그들을 향한 우리의 마음과 행동도 변화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환대는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은 우리와 이주민 모두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공동체는 마음의 문을 열어 이주민들에게 사랑과 환대를 보여주어야 하고, 이주민들 또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순례는 한 사람만의 길이 아닙니다. 이주민과 그들을 맞이하는 공동체가 함께 걸어가며 만들어가는 하느님의 여정입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함께 걷는 여정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완성으로 나아갑니다.

이주민들의 여정을 순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그들의 삶 속에서 새로운 믿음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 여정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윤종두 요한 신부(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