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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일반기사
2025.08.1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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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BS <세계테마기행> 출연해 알프스 트레킹 안내한 최진성 신부

EBS1 여행 다큐멘터리 <세계테마기행> 최초로 사제가 큐레이터로 출연해 신자들에게 반가움을,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방영된 4부작 '신부님과 알프스 트레킹'에 출연한 이는 프랑스에서 선교하는 최진성 신부(대건 안드레아·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성 시메온 프랑수아 베르뇌 장경일 수도원 원장). 그는 최고봉 몽블랑(약 4810m)을 중심으로 알프스산맥을 일주하는 '투르 드 몽블랑'(Le Tour du Mont Blanc) 여정을 안내했다. 


로만칼라 차림으로 여행객과 촬영 장비에 축복을 베풀고, 산 위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등 평범한 트레킹 코스에 경건한 '순례길'의 색채를 입혀, 프로그램은 방영 후까지도 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최 신부는 3월 EBS1 <한국기행>에 출연한 이영준 신부(모이세·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를 통해 제작진의 섭외를 받았다. 처음에는 에둘러 거절했지만,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묵상의 기회가 되고, 한국 신자들과 그 경험을 나누는 선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왕 나서는 길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이 여행에 '순례'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주님께서 주실 다양한 것들을 주의 깊게 듣고 바라보며, 사제로서 최대한 많이 나누고자 했습니다."


촬영은 총 23일간 이어졌다. 트레킹 전에는 사목 현장과 일상, 준비 과정을 촬영했고,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에서 이탈리아 쿠르마예르(Courmayeur)까지 85km 구간을 완주했다. 무거운 촬영 장비로 속도가 늦어져 해가 저물 무렵 산속에서 노숙할 뻔한 적도 있었고, 늦게 도착한 산장에서 전투식량으로 첫 끼니를 때운 일도 있었다.


여정의 원동력은 '순례'라는 의식에서 나왔다. 고요 속 묵상기도, 마주친 이들과의 대화는 그가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라 순례자임을 확인시켰다. 마지막 날 산 위에서 바위를 제대 삼아 봉헌한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는 비신자 일행까지 감동시켰다.


"촬영 때문에 멈춰 기다리는 시간조차 기도가 됐고, 혼잣말도 감사 기도가 되어 주변 모두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최 신부는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여정 속 모든 상황을 주관하신 주님에 대한 경외와 감사가 한국 신자들에게도 전해져, 우리의 일상이 감사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 신부는 2011년 부제 시절 프랑스 르망교구에 파견돼 2013년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고 13년째 사목 중이다. 르망교구는 조선대목구 4대 교구장 성 베르뇌 시메온 주교의 출신 교구로, 양국 교회의 유대를 위해 수도회에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다. 


수도회는 2016년 사르트주에 '성 시메온 프랑수아 베르뇌 장경일 수도원'을 세웠고, 현재 최 신부를 포함한 한국인 사제 4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본당 사목과 성사 집전, 베르뇌 주교의 생애를 알리는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