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2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2장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이다
- 제3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다”
제2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112.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는 왜 중요한가?
- 수난과 죽음, 부활과 현양을 포함한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구원자이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단 한 번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 113. 예수님께서는 무슨 죄목으로 고발당하시고 단죄를 받으셨는가?
- 이스라엘의 일부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율법을 거스르고 예루살렘 성전에 맞서며, 특히 자기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였기에,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정면으로 거슬렀다고 그분을 고발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겨주어 죽음에 처하도록 하였다.
- 114.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율법에 대하여 어떻게 처신하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을 폐지하신 것이 아니라, 율법에 관한 결정적인 해석을 내놓으심으로써 율법을 성취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율법을 온전히 준수하신 입법자이시다. 더구나 하느님의 충실한 종이신 예수님께서는 “첫째 계약 아래에서 저지른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속량” (히브 9,15)할 수 있는 유일한 희생 제사를 당신의 속량적 죽음으로 바치신다.
- 115.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대한 적의로 고발당하셨다.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 (요한 2,16)으로 존중하셨으며, 그곳에서 중요한 가르침을 전해 주셨다. 반면에 그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관련하여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기도 하셨으며, 당신 자신을 사람들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의 확실한 거처(성전)라고 소개하셨다.
- 116. 예수님께서는 왜 구원자이신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신앙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 상반되는 말씀을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 메시아의 약속을 성취하는 놀라운 하느님의 업적을 수행하실 때나,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동등한 분으로 계시하실 때, 곧 죄의 용서를 선포하실 때에도 모순되는 입장은 결코 취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신을 믿고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요구를 감안하면 신성 모독자로 사형에 처해 마땅하다고 판정한 유다 의회 법정의 비극적 오해를 이해할 수도 있다.
- 117. 예수님의 죽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그 당시에 살고 있던 모든 유다인과 그 이후의 시간과 공간에 속한 다른 유다인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돌릴 수는 없다. 죄인으로서 모든 사람이 실제로 구세주께서 겪으신 고난의 원인이고 도구이며, 특히 계속해서 죄에 떨어지고 악습을 일삼는 그리스도인의 죄가 더 크다.
- 118. 그리스도의 죽음은 어떤 이유에서 하느님의 계획에 속하는가?
- 하느님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죽게 된 모든 사람을 당신 자신과 화해시키시고자 당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는 사랑의 주도권을 행사하시고, 당신 아들이 죄인들을 위하여 스스로 죽음에 넘겨주도록 하셨다. 구약 성경에서 특히 고난 받는 종의 희생으로 예언한 그리스도의 죽음은 ‘성경 말씀대로’ 이루어진 사건이다.
- 119.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 자신을 성부께 바치셨는가?
- 그리스도의 생애 전체는 성부의 구원 계획을 실행하시려고 성부께 당신을 바치시는 자유로운 봉헌이다. 그분께서는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 (마르 10,45)을 내어 주시고, 또 그러한 방법으로 온 인류를 하느님과 화해시키신다. 그분의 고난과 죽음은 그분의 인성이 어떻게 인류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사랑의 자유롭고 완전한 도구가 되는지를 드러낸다.
- 120.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봉헌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날 사도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던 중에 당신 자신의 자발적인 봉헌을 미리 실행하고 그 의미를 드러내신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루카 22,19). “이는 ……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마태 26,28). 이리하여 그분께서는 동시에 성체성사를 당신 희생의 “기념제” (1코린 11,25 참조)로 제정하시고 당신 사도들을 새로운 계약의 사제로 세우신다.
- 121. 겟세마니 동산의 고뇌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생명의 영도자” (사도 3,15)이신 예수님의 거룩한 인성 안에 미리 죽음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음에도,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천주 성자의 인간적 의지로 성부의 뜻을 받아들이신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필리 2,8) 당신의 몸에 우리의 죄를 기꺼이 짊어지고자 하셨다.
- 122.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바치신 희생 제사의 효과는 무엇인가?
-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당신의 목숨을 속죄 제물로 바치셨다. 곧 죽기까지 사랑하심으로써 아버지께 온전히 순종하시어 우리의 죄를 보상하셨다. 천주 성자의 이와 같은 “끝까지 사랑” (요한 13,1)하심은 온 인류를 성부와 화해시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파스카 희생은 유일하고 완전하며, 결정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속량하고 하느님과 일치시킨다.
- 123.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에게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부르시는가?
-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요구함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속량을 위한 당신 희생 제사의 첫 수혜자들인 바로 그들이 당신 희생 제사에 참여하기를 원하신다.
- 124. 그리스도께서 무덤에 계시는 동안 그분의 육신은 어떤 상태였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참으로 죽음을 겪으셨고 진실로 묻히셨다. 그러나 하느님의 힘이 그리스도의 육신을 부패하지 않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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