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2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제2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1장 천주 성부를 믿나이다
- 제1절 신경(信經)들
- 33. 신경은 무엇인가?
- 신경은 신앙 조문들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서 ‘신앙 고백’ 또는 ‘크레도’ (Credo - “저는믿나이다.” )라고 불리기도 한다. 교회는 처음부터 모든 신앙인에게 규범적이고 공통의 언어인 조문들을 통하여 자신의 신앙을 요약해서 표현하고 전달해 왔다.
- 34. 가장 오래된 신경은 어떤 것인가?
- 가장 오래된 신경은 세례 때의 신앙 고백이다. 세례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마태 28,19) 베풀어지므로, 세례 때 고백하는 신앙의 진리들은 삼위일체의 세 위격(位格)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 35. 가장 중요한 신경들은 어떤 것인가?
- 주요 신경들은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인 사도 신경과 오늘날에도 동방과 서방 교회에서 공히 간직하고 있는 초기의 두 공의회, 곧 니케아(325년)와 콘스탄티노폴리스(381년) 공의회의 결실인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다.
- 제2절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 36. 신앙 고백이 “천주를 저는 믿나이다” 하고 시작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천주를 저는 믿나이다.” 라는 고백은 가장 중요하고, 인간과 세상에 관한 다른 모든 진리와 하느님을 믿는 모든 이의 삶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 37. 왜 ‘한 분’ 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는가?
-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신명6,4). “나는 하느님, 다른 이가 없다” (이사 45,22).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이 유일한 하느님이심을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친히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 이시다.” (마르 12,29)는 사실을 확인하셨다. 예수님과 성령을 하느님이시며 주님이시라고 고백한다고 해서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훼손되지 않는다.
- 38. 하느님께서는 어떤 이름으로 당신을 계시하시는가?
-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살아 있는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탈출 3,6)으로 당신을 계시하신다. 또한 그에게 당신의 신비로운 이름 “나는 있는 나다(YHWH).” 라는 이름을 알려 주신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이 하느님의 이름은 구약 성경 시대에 이미 주님이라는 말로 대체되었다. 마찬가지로 신약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주님이라 불리시며 참하느님으로 나타나신다.
- 39. 하느님께서는 홀로 “있는 자” 이신가?
- 피조물은 그분께 존재와 소유를 받았으나, 오로지 그분께서만 충만한 존재요 완전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시작도 마침도 없으신 ‘나는 있는 나’ 이시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의 이름인 “내가 나” (요한 8,28)로서 하느님이심을 알려 주신다.
- 40. 하느님 이름의 계시는 왜 중요한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 이름을 계시하시면서 그 형언할 수 없는 신비 안에 내포된 풍성한 진리를 알려 주신다. 곧 하느님만이 홀로 영원으로부터 영원히 계시며, 세상과 역사를 초월하신다.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다.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늘 그들 가까이 계시는 성실하신 분이시다. 온전히 거룩하시고 항상 용서해 주실 마음을 지니신 “자비가 풍성하신” (에페 2,4)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영적 존재 자체이시며, 초월적이고 전능하시고, 영원하고 인격적이며 완전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진리이며 사랑이시다.
- (요약) “하느님께서는 무한하시고 완전하신 존재, 곧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이시다.” -성 투리비오 데 모그로베호
- 41. 하느님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진리이신가?
- 하느님께서는 진리 자체이시며, 거짓이 없으시며 거짓이 있을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 (1요한 1,5). 강생하신 지혜, 곧 하느님의 영원한 아드님께서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요한 18,37) 세상에 파견되셨다.
- 42.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사랑이심을 어떻게 드러내시는가?
- 하느님께서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보다, 신랑이 신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강한 사랑을 이스라엘에게 드러내 보이신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다” (1요한 4,8.16).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온전히 거저 내어 주시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이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요한 3,17). 하느님께서는 성자와 성령을 보내심으로써 당신이 영원한 사랑의 통교이심을 드러내 보이신다.
- 43.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의 결과는 무엇인가?
- 유일하신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위대함과 위엄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감사하는 삶을 살며, 역경 속에서도 늘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의 단일성과 참된 존엄성을 깨닫고, 창조된 만물을 선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 44.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는 무엇인가?
-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의 신비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이다. 그리스도인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다.
- 45. 삼위일체의 신비를 인간 이성만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창조 업적과 구약의 계시 안에 삼위일체이신 당신 존재의 자취를 남겨 놓으셨다. 그러나 성자의 강생과 성령의 파견 이전에는, 거룩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존재의 본질은 이성만으로 또 이스라엘의 신앙으로도 접근할 수 없는 신비였다. 이 삼위일체의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하셨으며, 다른 모든 신비의 원천이다.
- 46.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신비에 대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계시하시는가?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을 우주와 인간의 창조주이실 뿐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서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 (히브 1,3)이신 아들을 영원으로부터 낳으신 ‘아버지’ 로서 우리에게 계시하신다.
- 47.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성령은 누구이신가?
- 성령께서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의 제3 위격이시다. 성부와 성자와 하나이시며 동일한 하느님이시다. 또한 성령께서는 시작이 없는 시초이시며 삼위일체적 생명 전체의 근원이신 성부에게서 “나오신다” (요한 15,26). 그리고 성령께서는 성부께서 성자께 베푸시는 영원한 선물이시기에 성자에게서(필리오퀘) 나오신다. 성부와 사람이 되신 성자에게서 파견되신 성령께서는 교회를 “모든 진리 안으로” (요한 16,13) 이끄신다.
- 48. 교회는 삼위일체 신앙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세 위격 안에 계시는 한 분 하느님을 고백함으로써 삼위일체 신앙을 표현한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불가분의 오직 한 신성을 지니신 각 위격이 저마다 완전한 하느님이시기에 삼위는 한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의 세 위격은 그 근원적 관계로 말미암아 실제적으로 서로 구분된다. 곧 성부께서는 성자를 낳으시고, 성자께서는 성부에게서 나오시는 분이시며,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나오시는 분이시다.
- 49.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은 어떻게 활동하시는가?
- 하느님의 삼위가 오직 하나의 동일한 본성을 지니셨듯이, 그 하시는 일에서도 분리될 수 없다. 성삼위의 활동은 유일하고 동일하다. 그러나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각 위격은 개별적인 위격의 특성에 따라 고유한 신적 활동을 하신다.
- (요약) “오, 흠숭하올 삼위일체의 하느님, 제 영혼을 평화롭게 하소서. 제 영혼을 당신의 천국으로 삼으시고 당신의 사랑하시는 거처, 당신의 휴식처로 삼으소서. 제가 결코 당신을 그곳에 홀로 두지 않고 온전히 그곳에 머물러 온전히 깨어 있는 신앙으로 당신을 온전히 경배하며 당신의 창조 활동에 저 자신을 온전히 맡기게 하소서.” -성삼위의 복자 엘리사벳
- 50. 하느님께서 전능하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힘세고 용맹하신 주님” (시편 24,8)으로서 무엇이든 “불가능한 일이 없는” (루카 1,37) 분으로 계시하셨다. 하느님의 전능은 우주적이며 신비롭고 세상을 무(無)에서 지으시고 인간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사실에서 드러나지만, 특히 당신 성자의 강생과 부활에서, 인간을 당신 자녀로 삼아 주시며 죄를 용서하시는 자비에서 드러난다. 이 때문에 교회는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다.
- 5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창세1,1)는 신앙 고백은 왜 중요한가?
- 창조는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모든 계획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창조는 하느님의 전능하신 사랑과 지혜를 드러내며, 유일하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과 맺으시는 계약에 대한 첫걸음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정점을 이루는 구원 역사의 시작이시며, 또 인간이 그 기원과 목적에 관하여 품게 되는 기본 물음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기 때문이다.
- 52. 누가 세상을 창조하였는가?
- 창조의 업적을 특별히 성부께 돌리기는 하지만 성부, 성자, 성령께서 세상 창조의 유일하고 분리될 수 없는 근원이시다.
- 53. 하느님께서는 왜 세상을 창조하셨는가?
- 세상은 당신의 진선미를 드러내고 전해 주기를 원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창조의 목적은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영광과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 (1코린 15,28)이 되시는 것이다.
- (요약)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 있는 인간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뵙는 것입니다.” -성 이레네오
- 54.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주를 창조하셨는가?
-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사랑과 자유로 우주를 창조하셨다. 세상은 어떤 필연성이나, 맹목적 운명이나,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초월적인 무한한 방식으로 질서 있고 선한 세상을 “무에서” (2마카 7,28 참조)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와 성령을 통하여 피조물을 존재 안에 보존하시고, 지탱해 주시며, 그들에게 활동 능력을 주시고, 그 목적으로 이끄신다.
- 55. 무엇이 하느님의 섭리인가?
- 하느님의 섭리는 하느님께서 피조물들에게 부여하신 궁극적인 완성을 향하여 이끄시는 배려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계획의 최고 주인이시다. 그러나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인간의 협력도 이용하신다. 아울러 피조물들에게 스스로 행동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이 되도록 하신다.
- 56. 인간은 하느님의 섭리에 어떻게 협력하는가?
- 하느님께서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가운데 “당신 호의에 따라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심으로써” (필리 2,13) 인간이 행동과 기도와 고통을 통해서도 당신 섭리에 협력하도록 하신다.
- 57. 하느님께서 전능하시고 섭리하시는 분이시라면, 왜 악이 존재하는가?
- 그리스도교 신앙 전체가 고통스럽고도 신비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악의 원인일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의 죄, 다른 악들의 뿌리, 거대한 윤리적 악을 물리치시려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악의 신비를 밝히신다.
- 58. 하느님께서는 왜 악을 허용하시는가?
- 신앙은 하느님께서 악에서조차 선을 이끌어 내지 않으신다면 악을 방치하실 리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 준다. 하느님께서는 이 사실을 이미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놀라운 방식으로 밝히셨다. 실제로 하느님께서는 가장 큰 윤리적 악인 당신 성자의 살해에서 가장 큰 선, 곧 그리스도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일구어 내셨다.
- 제3절 하늘과 땅
- 59.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창조하셨는가?
-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창세 1,1)라고 성경은 말한다. 교회는 신앙 고백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유형무형한 만물, 모든 영신계와 물질계, 곧 천사들과 보이는 세계, 그리고 특별히 인간을 창조하신 창조주이심을 고백한다.
- 60. 천사들은 누구인가?
- 천사는 순수한 영적 피조물들로서 육체를 가지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죽지 않고, 지성과 의지를 가진 인격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하느님을 대면하여 하느님을 끊임없이 관상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봉사를 드리며,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사명을 수행하는 전령들이다.
- 61. 천사들은 어떤 형식으로 교회 생활에 현존하는가?
- 교회는 천사들과 하나 되어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또한 전례 거행 중에 몇몇 천사들을 기념한다.
- (요약)“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 -성 대 바실리오
- 62. 성경은 유형의 세계 창조에 관하여 무엇을 가르치는가?
- ‘6일’ 동안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통하여 성경은 피조물의 가치와 하느님 찬미와 인간 봉사를 위한 목적을 우리에게 깨닫게 한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에게서 완전성과 선, 그리고 우주 안에서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받았으며, 하느님에 의해 저마다 고유한 존재를 지닌다.
- 63. 인간은 창조계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으므로 창조 업적의 절정이다.
- 64. 피조물들 사이에는 어떤 연대가 존재하는가?
- 피조물들 사이에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상호 의존 관계와 위계질서가 있다. 아울러 모든 피조물은 서로 단일성과 연대성 안에서 존재하며, 동일한 창조주를 모시고 그분의 사랑을 받으며,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피조물 안에 새겨진 법칙과 사물들의 본성에서 나오는 관계들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모든 지혜의 근원이며 도덕의 기초이다.
- 65. 창조 업적과 구원 업적은 어떤 관계인가?
- 창조 업적은 더욱 큰 구원이라고 하는 업적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므로 구원 업적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으로서 이 창조 안에서 만물은 그 충만한 의미를 발견하고 정점에 도달한다.
- 제4절 인간
- 66.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는가?
- 인간은 자신의 창조주를 알고 자유로이 사랑할 수 있다는 뜻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 인간만이 이 지상에서 그 자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원하신 유일한 피조물이고,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게끔 부름을 받았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녔으므로, 존엄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무엇’ 이 아니라 자신을 인식하고, 자유로이 자신을 내어 주며, 하느님과 함께 다른 인격들과 더불어 친교를 이룰 수 있는 ‘누구’ 이다.
- 67.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은 무엇인가?
-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인간을 위하여 창조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피조물을 봉헌하도록 창조되었고,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나누는 생명으로 부름을 받았다. 오로지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의 신비 안에서만 인간의 신비가 밝혀진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 (콜로 1,15), 곧 사람이 되신 하느님 아드님의 모습을 재현하도록 미리 정해져 있다.
- 68. 사람들은 왜 단일성을 이루는가?
- 모든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받은 공통 기원으로 인류의 단일성을 이룬다. 하느님께서는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사도 17,26) 만드시었다. 나아가 모든 이는 유일한 구세주를 모시고 있으며, 하느님의 영원한 행복을 나누도록 부름을 받았다.
- 69. 인간 안에 영혼과 육체가 어떻게 단일성을 이루는가?
- 인간은 육체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이다. 인간 안에는 정신과 물질이 단 하나의 본성으로 형성된다. 이 단일성은 아주 심오한 것이어서 영적 근원인 영혼 때문에 물질로 구성된 육체가 인간 육체로서 살아 있는 존재가 되며, 하느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품위를 누린다.
- 70. 인간 영혼은 어디에서 오는가?
- 각 사람의 영혼은 부모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창조하셨고 불멸한다. 죽음의 순간에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어도 없어지지 않으며, 마지막 부활 때에 육체와 다시 결합될 것이다.
- 71.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어떤 관계에 두셨는가?
- 남자와 여자는 인격적으로 동등한 존엄성 안에서 하느님에게서 창조되었으며, 동시에 남자 됨과 여자 됨으로써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 있다.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인격적으로 일치하고, 서로를 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셨다. 아울러 그들은 혼인을 통하여 “한 몸” (창세 2,24)을 이루고, 인간 생명을 전달함으로써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이 땅을 다스리도록 부름을 받았다.
- 72. 하느님의 계획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어떤 상태였나?
-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실 때, 그들이 거룩함과 의로움 안에서 고유한 신적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하셨다. 하느님의 계획에 따르면, 원래 인간은 고통을 당하지도 죽지도 않게 되어 있었다. 인간의 내적인 조화뿐 아니라 피조물과 창조주, 남자와 여자, 그리고 첫 부부와 모든 피조물 사이에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어 있었다.
- 제5절 타락
- 73. 죄의 실재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 죄는 인간 역사 안에 현존한다. 원죄의 실재는 오로지 하느님 계시의 빛으로 밝혀지고, 무엇보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더 넘쳐흐르게 하신 모든 사람의 구세주 그리스도의 빛으로 밝혀진다.
- 74. 천사들의 타락은 어떤 것인가?
- 성경과 성전에서는 사탄과 마귀들을 본래 하느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천사였다고 표현하고 가르친다. 그들은 자유롭고 결정적인 선택으로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를 거부하고 지옥을 생기게 하였기에 악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느님에 대한 자신들의 반역에 인간을 끌어들이고자 애쓰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악마에 대한 확실한 승리를 단호하게 천명하신다.
- 75. 인간의 첫 범죄는 어떤 것인가?
- 악마에게 유혹을 받은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창조주를 향한 신뢰가 죽게 버려두었으며, 하느님께 불순종함으로써 하느님 없이 하느님을 따르지 않고서 “하느님처럼” (창세 3,5) 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지음으로써, 곧바로 자기 자신뿐 아니라 그들의 모든 후손까지 원초적 은총인 거룩함과 의로움을 잃어버렸다.
- 76. 원죄란 무엇인가?
- 원죄 안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의 원죄는 원초적 거룩함과 의로움을 상실한 상태이다. 원죄는 우리가 ‘범한’ 죄가 아니라 ‘짊어진’ 죄이며, 개인 행위가 아니라 탄생의 상태이다. 모든 인간이 하나의 근원에서 태어나므로 원죄는 ‘모방이 아닌 번식’ 으로 인간 본성과 함께 아담의 후손들에게 전달된다. 이 전달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이다.
- 77. 원죄는 어떤 다른 결과들을 가져왔는가?
- 원죄의 결과로 인간 본성이 온전히 타락한 것은 아니지만, 그 본연의 힘에 손상을 입고 무지와 고통과 죽음의 세력에 휘둘리며 죄에 기우는 것이다. 악으로 기우는 이 경향을 탐욕이라고 부른다.
- 78. 첫 범죄가 있은 다음에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하셨는가?
- 최초의 범죄가 있은 뒤에 세상에는 죄가 넘쳐 났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죽음의 세력 아래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신비로운 방식으로 ‘원복음’ (原福音, 창세 3,15) 안에서 악을 이기고 인간이 타락에서 일어서게 하리라는 것을 약속하셨다. 이 약속이 구세주 메시아에 대한 첫 예고이다. 그래서 타락은 복된 탓이라 불리기까지 한다. 그것은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기” (부활 성야의 부활 찬송) 때문이다.
- 제2장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이다
- 79. 인간에게 복음은 무엇인가?
- 복음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마태 16,16)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선언이다. 헤로데 임금과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다.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갈라 4,4-5) 하심으로써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몸소 약속하신 바들을 이행하셨다.
- 80. 복음은 어떻게 전파되는가?
- 첫 제자들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이끌고자 그리스도를 알리려는 열정에 불탔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인식함으로써, 복음을 전하고 교리를 가르치려는 열의가 솟아난다. 그 열의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하느님의 계획 전체를 밝히고, 인류가 그분과 친교를 이루게 하려는 것이다.
- 제1절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 81. “예수” 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 주님 탄생 예고 때에 천사가 가르쳐 준 ‘예수’ 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 라는 뜻이다. 이 이름은 예수님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 (마태 1,21)이므로 그분의 신원과 사명을 드러낸다. 베드로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사도 4,12)라고 선언한다.
- 82. 예수님을 왜 “그리스도” 라 부르는가?
- 그리스 말로 ‘그리스도’ , 히브리 말로 ‘메시아’ 라는 칭호는 ‘기름부음 받은 이’ 를 뜻한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축성되고 성령을 통하여 구원 사명을 완수하시려고 기름 부음을 받았으므로 그리스도이시다. 그분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다려 왔고, 성부께서 세상에 파견하신 메시아이시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 칭호를 받아들이면서 그 의미를 명확히 하셨다. “하늘에서 내려 오시어” (요한3,13)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오신” (마태20,28) 분, 곧 고통 받는 종이시다. ‘그리스도’ 라는 칭호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 83. 예수님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의 외아들” 이신가?
- 예수님께서는 유일하고 완전한 의미로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다. 예수님의 세례 때와 변모 때에 성부께서는 당신의 음성으로 예수님을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이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아버지를 아는” (마태 11,27) 아들로 소개하시면서, 당신께서 아버지 하느님과 유일하고 영원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단언하신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 (1요한 4,9)으로서 성삼위의 둘째 위격이시다. 그분께서는 사도들 설교의 중심이시다. 사도들은 그분께서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요한 1,14)고 증언한다.
- 84. “주님” 이란 칭호는 무슨 뜻인가?
- 성경에서 이 칭호는 통상적으로 하느님의 주권을 가리킨다. 예수님께서는 이 칭호를 당신 자신에게 적용하시며 자연, 마귀, 죄와 죽음을 지배하시고, 특별히 당신의 부활을 통하여 하느님의 주권을 드러내신다. 초대 교회의 신앙 고백은 권능과 영예와 영광을 하느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도 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확언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다” (필리 2,9). 예수님께서는 세계와 역사의 주님이시며, 인간은 오직 그분께만 자신의 인격적 자유를 온전히 종속시켜야 한다.
- 제2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셨다”
- 85. 천주 성자께서는 왜 사람이 되셨는가?
- 성자께서는 인간을 위하여, 인간 구원을 위하여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다. 또한 그분께서는 우리 죄인들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자 우리에게 거룩한 모범이 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깨닫고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2베드 1,4)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다.
- 86. “강생” 은 무슨 뜻인가?
- 교회는 말씀의 유일한 신적 위격 안에 결합된 신성과 인성의 놀라운 일치의 신비를 ‘강생’ 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고자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참으로 인성을 취하시어 “사람” (요한 1,14)이 되셨다. 따라서 강생 신앙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특징이다.
- 87.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참하느님이시고, 참사람이신가?
- 예수님께서는 신적 위격의 단일성 안에서 갈라질 수 없는 참하느님이시고, 참사람이시다.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한본체’ 로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분께서는 우리와 형제인 참인간이 되셨지만, 언제나 우리 주 하느님이시다.
- 88. 칼케돈 세계 공의회(451년)는 위 문답과 관련하여 무엇을 가르치는가?
- 칼케돈 세계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도록 가르친다. “유일하고 동일한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신성에서 완전하시고, 인성에서도 완전하시며, 참하느님이시고, 이성적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진 참사람이시다. 신성으로는 아버지와 한 본체이시고, 인성으로는 우리와 한 본체이시며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히브 4,15) 분이시다. 신성으로는 시간 이전에 아버지에게서 나셨으며, 인성으로는 이 마지막 날에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에게서 우리를 위하여 우리 구원을 위하여 태어나셨다.”
- 89. 교회는 강생의 신비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참하느님이시고 참사람이시며, 신성과 인성의 두 본성은 서로 혼동되지 않으면서, 하느님 아들의 단일한 위격 안에 결합되어 있다고 선언함으로써 그 신비를 고백한다. 그와 같은 결합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의 인성 안에서 행하여진 모든 일, 곧 기적들과 고통과 죽음은 신적 위격에 귀속된다.
- (요약) “오, 외아들이시며 하느님의 말씀이시여, 영원하신 주님께서는 저희 구원을 위하여 천주의 성모 평생 동정 마리아에게서 강생하셨습니다.……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영광을 받으시는, 거룩하신 삼위의 한 분이시여, 저희를 구원하소서.”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비잔틴 전례
- 90. 사람이 되신 성자는 인간의 인식 능력을 갖춘 영혼을 가지셨는가?
- 천주 성자께서는 인간적 인식을 지닌 인간 영혼을 취하셨다. 인간적 지성을 가지신 예수님께서는 경험을 통하여 많은 것을 터득하셨다. 그러나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도 성자께서는 당신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친밀하고도 직접적으로 인식하고 계셨다. 아울러 인간 안에 감추어진 생각들을 꿰뚫어 보시고, 당신께서 계시하시러 오신 영원한 계획들을 온전히 알고 계셨다.
- 91. 사람이 되신 말씀의 두 의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 예수님께서는 신적 의지와 인간적 의지를 지니셨다. 지상 생활을 하시는 동안 천주 성자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하느님으로서 결정하신 것을 인간으로서도 원하셨다. 그리스도의 인간적 의지는 신적 의지에 저항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의지를 따르고 순종한다.
- 92. 그리스도께서는 참인간의 육체를 지니셨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인간 육체를 취하시어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보이는 인간으로 나타나셨다. 이러한 이유로 그리스도께서는 성화로 표현되고, 또한 그것을 통하여 공경받을 수 있게 되었다.
- 93. 예수님의 성심은 무엇을 드러내는가?
- 예수님께서는 인간적인 마음으로 우리를 알고 사랑하셨다.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찔리신 예수님의 성심은, 성부와 모든 사람에 대한 그 분의 무한하신 사랑의 상징이다.
- 94. “성령으로 잉태 되어” 는 무슨 의미인가?
- 천사가 주님의 탄생을 예고할 때에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루카 1,35)라고 마리아께 말한 대로, 남자의 관여 없이 성령의 힘으로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영원한 성자께서 잉태되셨음을 뜻한다.
- 95.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는 무슨 뜻이며, 왜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신가?
- 마리아께서는 예수님의 어머니(요한 2,1; 19,25)시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시다. 성령으로 잉태되시어 참으로 마리아의 아드님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영원한 아드님이시고, 하느님 자신이시기 때문이다.
- 96. “원죄 없으신 잉태” 는 무슨 의미인가?
-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천주 성자의 어머니가 되게 하시려고 그분을 영원으로부터 자유로이 선택하셨다. 그러한 사명의 수행을 위하여 마리아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이다. 이는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미리 입으시어,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음을 뜻한다.
- 97.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어떻게 협조하시는가?
-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일생 동안 어떠한 죄도 범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은총이 가득한 이” (루카 1,28)시며 ‘온전히 거룩하신 분’ 이시다. 천사가 마리아께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 (루카 1,32)을 낳게 되리라는 사실을 일러 줄 때 그분께서는 “믿음의 순종” (로마 1,5)으로 자유로이 동의하셨다. 마리아께서는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받아들이시고, 당신 아드님의 인격과 활동에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셨다.
- 98. 예수님께서 동정녀에게서 잉태되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예수님께서 남자의 관여 없이 오로지 성령의 힘으로 동정녀의 태중에 잉태되셨음을 의미한다. 그분께서는 신성으로는 성부의 아들이시며, 그 인성으로는 마리아의 아들이시지만, 신적 위격 안에서 결합된 두 본성 안에서 참으로 성부의 아들이시다.
- 99. 마리아께서는 어떤 의미로 “평생 동정” 이신가?
- 마리아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동정으로 잉태하시고, 동정으로 낳으시고, 동정으로 기르셨으니, 평생 동정” (성 아우구스티노)이셨다. 따라서 복음서들의 “예수님의 형제자매들” 이라는 말은 성경의 표현 방식대로 예수님의 가까운 친척들을 일컫는다.
- 100. 마리아의 영적 모성은 어떤 방식으로 보편적인가?
-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유일한 아드님이시다. 그러나 마리아의 영적인 모성은 예수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모든 사람에게 미친다. 새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바로 곁에서 순종하시는 동정 마리아께서는 새로운 하와, 곧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참어머니로서 그들이 태어날 때와 은총 안에서 성장해 나갈 때 모성애로 협력하신다. 동정이시며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전형이시며 가장 완전한 실현이시다.
- 101.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어떤 의미에서 ‘신비’ 인가?
-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계시이다. 예수님의 삶 안에서 드러나는 모든 것은 그분의 보이지 않는 신비, 특히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요한 14,9)라는 말씀대로 결국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신비에 귀착된다. 나아가 구원은 결정적으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서 오지만, 예수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시고 겪으신 모든 것과 고통의 목적은, 타락한 인간을 구하시고 하느님의 자녀로 부르시어 완성하시는 것이므로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구원의 신비이다.
- 102. 예수님의 ‘신비들’ 에 앞서 준비된 사건은 어떤 것인가?
- 우리는 오랜 세기 동안 희망해 오던 것을 대림 시기의 전례를 거행하면서 재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이교인들의 마음속에 당신의 아드님께서 오시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불러일으키셨고, 가장 위대한 마지막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에 이르기까지 옛 계약을 통하여 당신 아드님의 강생을 준비해 오셨다.
- 103. 복음서는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의 ‘신비들’ 에 관하여 무엇을 가르치는가?
- 성탄 때에 하늘의 영광이 아기의 연약함 안에서 나타나고, 예수님의 할례는 이스라엘 백성의 일원이 되는 표시로서, 우리 세례의 예형이다. 주님 공현은 이스라엘의 임금이시며 메시아이심을 모든 사람에게 드러낸다. 예수님을 성전에서 바치실 때에 함께 있던 시메온과 한나는, 기다려 온 구세주를 드디어 만나는 이스라엘을 대표한다. 이집트 피난과 죄 없는 아기들의 학살은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박해로 이어지리라라는 것을 알려 주며, 또한 이집트에서 올라오신 일은 이집트 탈출을 상기시키며, 예수님을 새 모세, 곧 참되고 결정적인 해방자로 제시한다.
- 104. 감추어진 예수님의 나자렛 생활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 나자렛의 감추어진 생활 동안, 예수님께서는 일상적인 삶 안에서 침묵 가운데 사셨다. 이러한 그분의 삶 덕분으로 우리는 기도, 단순성, 노동, 가족의 사랑으로 짜여 있는 일상생활에서 거룩함을 발견하고 예수님과 일치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와 당신의 양부 요셉에게 순종하신 것은 그분께서 성자로서 성부께 보여 드린 순종의 표현이다. 마리아와 요셉은 예수님의 신비를 알아듣지는 못하였으나 신앙으로 잘 받아들였다.
- 105. 예수님께서는 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 (루카 3,3)를 요한에게서 받으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공생활을 시작하신다. 죽음의 ‘세례’ 를 미리 받으심으로써 죄 없으시면서도 죄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기를 수락하시고, 그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 (요한 1,29)으로 드러나신다. 성부께서는 예수님을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마태 3,17)로 선포하시고, 성령께서는 그분 위에 머무르신다.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은 우리 세례의 예표이다.
- 106.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겪으신 유혹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예수님께서 겪으신 광야의 유혹은 낙원에서 아담이 받은 유혹과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받은 유혹을 재현하는 것이다. 사탄은 성부께서 맡겨 주신 사명에 순종하려는 예수님을 유혹한다. 새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 물리치시고 일구어 낸 승리는 당신의 수난, 곧 자녀다운 사랑으로 아버지께 바친 최고의 순종을 드러낸다. 교회는 특별히 40일 간의 사순 시기에 이 신비와 결합한다.
- 107. 예수님께서 선포하시고 실현하신 하느님 나라에는 누가 초대받았는가?
-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신다. 가장 악한 죄인들조차도 회개하고 성부의 무한한 자비를 받아들이라는 부름을 받았다. 하느님 나라는 지상에서 이미 겸손한 마음으로 그 나라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 그들에게서 하느님 나라의 신비들이 드러난다.
- 108. 예수님께서는 왜 표징과 기적들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를 드러내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당신 말씀과 더불어 하느님 나라가 메시아인 당신 안에 현존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기적들과 표징들을 행하신다. 여러 사람을 치유하기는 했어도 그분께서는 세상의 모든 불행을 없애시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키시려고 오셨다. 마귀를 쫓아내심은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 세상의 우두머리” (요한 12,31)에 대한 승리를 미리 보여 주시는 것이다.
- 109.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사도들에게 어떠한 권한을 부여하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람을 선택하시어, 당신 부활을 증언할 미래의 증인으로 삼으셨다. 그리고 가르치고, 죄를 사하며, 교회를 건설하고 다스리는 당신의 권한과 사명에 그들을 동참하게 하셨다. 이 사도단 가운데 베드로는 “하늘 나라의 열쇠” (마태 16,19)를 받고 첫자리를 차지하여, 신앙을 온전하게 보호하고, 그의 형제들을 굳세게 하는 사명을 맡았다.
- 110. 거룩한 변모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때에 무엇보다 성삼위께서 나타나신다. “성부께서는 소리로, 성자께서는 인간으로, 성령께서는 빛나는 구름으로 나타나셨다”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당신께서 세상을 “떠나실 일” (루카 9,31)에 관하여 말씀을 나누시면서, 당신의 영광이 십자가의 길을 거쳐야 한다는 것과, 당신께서 부활하시리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키시고자” (필리 3,21) 영광스럽게 오시리라는 것을 미리 보여 주신다.
- (요약) “주님께서는 산 위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시어, 될 수 있는 대로 주님의 제자들이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고,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을 보게 될 때 주님의 수난이 스스로 원하신 것임을 깨닫고, 주님께서 참으로 성부의 빛이심을 세상에 선포하게 하셨나이다.” -비잔틴 전례
- 111.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일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정해진 때가 오자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위하여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셨다.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드러내는 임금이신 메시아로서 예수님께서는 나귀를 타시고 당신의 거룩한 도성에 입성하신다. 그분께서는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으시며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마태 21,9)라는 환호 소리를 들으신다. 이 환호성은 성찬례 거행 중에, 거룩하시도다라고 노래할 때 반복된다. 교회 전례는 이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며 성주간을 시작한다. “호산나” 는 ‘저희를 구원하소서.’ 라는 뜻이다.
- 제3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다”
- 112.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는 왜 중요한가?
- 수난과 죽음, 부활과 현양을 포함한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구원자이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단 한 번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 113. 예수님께서는 무슨 죄목으로 고발당하시고 단죄를 받으셨는가?
- 이스라엘의 일부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율법을 거스르고 예루살렘 성전에 맞서며, 특히 자기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였기에,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정면으로 거슬렀다고 그분을 고발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겨주어 죽음에 처하도록 하였다.
- 114.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율법에 대하여 어떻게 처신하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을 폐지하신 것이 아니라, 율법에 관한 결정적인 해석을 내놓으심으로써 율법을 성취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율법을 온전히 준수하신 입법자이시다. 더구나 하느님의 충실한 종이신 예수님께서는 “첫째 계약 아래에서 저지른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속량” (히브 9,15)할 수 있는 유일한 희생 제사를 당신의 속량적 죽음으로 바치신다.
- 115.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대한 적의로 고발당하셨다.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 (요한 2,16)으로 존중하셨으며, 그곳에서 중요한 가르침을 전해 주셨다. 반면에 그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관련하여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기도 하셨으며, 당신 자신을 사람들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의 확실한 거처(성전)라고 소개하셨다.
- 116. 예수님께서는 왜 구원자이신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신앙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 상반되는 말씀을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 메시아의 약속을 성취하는 놀라운 하느님의 업적을 수행하실 때나,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동등한 분으로 계시하실 때, 곧 죄의 용서를 선포하실 때에도 모순되는 입장은 결코 취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신을 믿고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요구를 감안하면 신성 모독자로 사형에 처해 마땅하다고 판정한 유다 의회 법정의 비극적 오해를 이해할 수도 있다.
- 117. 예수님의 죽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그 당시에 살고 있던 모든 유다인과 그 이후의 시간과 공간에 속한 다른 유다인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돌릴 수는 없다. 죄인으로서 모든 사람이 실제로 구세주께서 겪으신 고난의 원인이고 도구이며, 특히 계속해서 죄에 떨어지고 악습을 일삼는 그리스도인의 죄가 더 크다.
- 118. 그리스도의 죽음은 어떤 이유에서 하느님의 계획에 속하는가?
- 하느님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죽게 된 모든 사람을 당신 자신과 화해시키시고자 당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는 사랑의 주도권을 행사하시고, 당신 아들이 죄인들을 위하여 스스로 죽음에 넘겨주도록 하셨다. 구약 성경에서 특히 고난 받는 종의 희생으로 예언한 그리스도의 죽음은 ‘성경 말씀대로’ 이루어진 사건이다.
- 119.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 자신을 성부께 바치셨는가?
- 그리스도의 생애 전체는 성부의 구원 계획을 실행하시려고 성부께 당신을 바치시는 자유로운 봉헌이다. 그분께서는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 (마르 10,45)을 내어 주시고, 또 그러한 방법으로 온 인류를 하느님과 화해시키신다. 그분의 고난과 죽음은 그분의 인성이 어떻게 인류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사랑의 자유롭고 완전한 도구가 되는지를 드러낸다.
- 120.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봉헌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날 사도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던 중에 당신 자신의 자발적인 봉헌을 미리 실행하고 그 의미를 드러내신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루카 22,19). “이는 ……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마태 26,28). 이리하여 그분께서는 동시에 성체성사를 당신 희생의 “기념제” (1코린 11,25 참조)로 제정하시고 당신 사도들을 새로운 계약의 사제로 세우신다.
- 121. 겟세마니 동산의 고뇌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생명의 영도자” (사도 3,15)이신 예수님의 거룩한 인성 안에 미리 죽음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음에도,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천주 성자의 인간적 의지로 성부의 뜻을 받아들이신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필리 2,8) 당신의 몸에 우리의 죄를 기꺼이 짊어지고자 하셨다.
- 122.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바치신 희생 제사의 효과는 무엇인가?
-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당신의 목숨을 속죄 제물로 바치셨다. 곧 죽기까지 사랑하심으로써 아버지께 온전히 순종하시어 우리의 죄를 보상하셨다. 천주 성자의 이와 같은 “끝까지 사랑” (요한 13,1)하심은 온 인류를 성부와 화해시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파스카 희생은 유일하고 완전하며, 결정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속량하고 하느님과 일치시킨다.
- 123.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에게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부르시는가?
-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요구함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속량을 위한 당신 희생 제사의 첫 수혜자들인 바로 그들이 당신 희생 제사에 참여하기를 원하신다.
- 124. 그리스도께서 무덤에 계시는 동안 그분의 육신은 어떤 상태였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참으로 죽음을 겪으셨고 진실로 묻히셨다. 그러나 하느님의 힘이 그리스도의 육신을 부패하지 않게 하셨다.
- 제4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 125. 예수님께서 내려가신 “저승” 은 어떤 곳인가?
- 단죄를 받은 지옥과는 다른 “저승” 은 의인이든 악인이든 그리스도 이전에 죽은 모든 이가 처해 있던 상태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신적 위격과 결합된 영혼으로,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할 구세주를 기다리는 의인들을 만나러 저승에 가셨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히브 2,14) 악마에게서 죽음을 쳐 이기신 뒤,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는 의인들을 해방시키시고, 그들에게 하늘 나라의 문을 열어 주셨다.
- 126.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
-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진리의 정수이며, 십자가와 함께 파스카 신비의 핵심 부분을 이룬다.
- 127. 어떤 “표징” 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입증하는가?
- 예수님의 부활은 빈 무덤이라는 핵심적인 징표 이외에,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나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사도들에게 알린 여인들에 의하여 증명되었다. 그 후 예수님께서는 “케파(베드로)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고” (1코린 15,5-6) 그 밖에 다른 이들에게도 나타나셨다. 사도들에게는 부활이 불가능하게 보였으므로 그들은 부활에 대한 생각을 꾸며 낼 수도 없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그들의 불신을 질책하신 것이다.
- 128. 부활은 왜 동시에 초월적인 사건인가?
- 부활은 표징과 증거를 통하여 확인되고 확증될 수 있는 역사적인 사건인 동시에, 그리스도의 인성이 하느님의 영광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신앙의 신비로서 역사를 초월하고 넘어선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나타나지 않으시고 당신 제자들에게 발현하시어 그들이 백성들에 대한 당신 증인이 되게 하셨다.
- 129. 부활하신 예수님의 육신은 어떤 상태인가?
- 그리스도의 부활은 지상의 삶으로 돌아옴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분의 부활하신 몸은 십자가에 못 박히고 수난의 표들을 지닌 육신이지만 이미 영광스런 상태로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한다. 이러한 까닭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뜻대로 자유로이 원하시는 때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발현하신 것이다.
- 130. 부활은 어떻게 거룩한 삼위의 업적이 되는가?
-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느님의 초월적인 업적이다. 거룩한 삼위는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함께 활동하신다. 곧, 성부께서는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시고, 성자께서는 당신의 영혼과 육신을 결합시키심으로써 자유로이 바치신 당신의 “목숨을 다시 얻으시고” (요한 10,17), 성령께서는 부활하신 성자께 생명을 불어넣으시고 영광스럽게 하신다.
- 131. 부활의 의미와 구원의 효과는 무엇인가?
- 부활은 강생의 정점이다. 부활은 그리스도의 신성뿐 아니라 그분께서 행하시고 가르치신 것을 확인해 주고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모든 것을 실현한다. 뿐만 아니라 죄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의화와 부활의 근원이시다. 곧 그분께서는 이제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은총을 실현하시며, 외아드님의 생명에 실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신다. 그분께서는 세상 마지막 때에 우리의 육신을 살리실 것이다.
- 제5절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다”
- 132. 승천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40일 동안 평범한 인성의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여 주실 때에 그분의 영광은 보통 인간의 모습에 가려져 있었고, 그 후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당신 인성을 지니신 채 천주 성자의 영원한 영광 안에서 다스리시고 성부 곁에서 우리를 위하여 끊임없이 전구하시는 주님이시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시며 우리를 위한 자리를 준비해 놓으심으로써 우리도 언젠가 그곳에 도달하리라는 희망을 갖게 해 주신다.
- 제6절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 133.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 어떻게 다스리고 계시는가?
- 우주와 역사의 주님이시고, 당신 교회의 머리이시며 하늘로 올라가신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의 교회 안에 신비롭게 머무르신다. 그리스도의 나라는 이미 교회 안에서 싹트고 시작되어 현존한다. 그분께서는 언젠가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재림하실 것이지만 우리는 그때를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십시오, 주 예수님!” (묵시 22,20) 하고 간청하면서 깨어 기다리며 살고 있다.
- 134. 주님의 영광스런 재림은 어떻게 실현되는가?
- 지나갈 이 세상의 우주적인 마지막 동요가 있고 나서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재림하시어, 그날에 하느님의 최후 승리를 거두시며, 최후 심판을 집행하실 것이다. 그리하여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것이다.
- 135. 그리스도께서는 산 이와 죽은 이를 어떻게 심판하시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을 구원하시러 세상의 구세주로 오심으로써 획득하신 권한으로 심판하실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각 사람의 행위만이 아니라 마음속의 비밀도 드러내실 것이다. 각자는 그의 행업에 따라 영원한 생명을 충만히 누리거나 단죄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 (에페 4,13)에 다다르게 되며, 그 충만함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이다” (1 코린 15,28).
- 제3장 성령을 믿나이다
- 제1절 “성령을 믿으며”
- 136. “성령을믿으며” 라는 교회의 고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성령을 믿는 것은 성령께서 삼위일체의 한 위격이시며, 성부와 성자와 한 본체로서,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흠숭과 영광을 받으시는 분” 이심을 고백하는 것이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누리는 새 생명을 받을 수 있게 “우리 마음 안에” (갈라 4,6) 보내지셨다.
- 137. 성자와 성령의 파견이 분리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 나누어질 수 없는 삼위일체 안에서 성자와 성령께서는 서로 구별되면서도 분리되지 않으신다. 성부께서는 태초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아들을 보내실 때에 당신의 성령도 보내신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을 “아버지” (로마 8,15)라고 부를 수 있도록 신앙 안에서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킨다. 성령께서는 볼 수 없는 분이시지만 우리는 그분이 교회 안에서 활동하실 때와 우리에게 ‘말씀’ 을 계시해 주실 때에 그분의 활동을 통하여 그분을 알게 된다.
- 138. 성령의 칭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성령” 이란 성삼위의 셋째 위격의 고유한 이름이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성령을 파라클리토(위로자, 보호자), 진리의 영이라고 부르신다. 신약 성경은 성령을 그리스도의 영, 주님의 영, 하느님의 영, 영광의 성령, 약속의 성령이라 일컫기도 한다.
- 139. 성령께서는 어떤 상징으로 나타나시는가?
- 성령의 상징은 여러 가지다. 창에 찔리신 그리스도의 성심에서 흘러 나오고, 세례를 받은 이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는 물, 견진성사의 성사적 표징인 기름 부음, 닿는 것을 변화시키는 불, 하느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어둡고 빛나는 구름, 성령이 주어지는 안수, 세례 때에 그리스도 위에 내려와 그분께 머무른 비둘기 등이 있다.
- 140. 성령께서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다” 는 고백은 무슨 의미인가?
- 예언자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말하는 데 성령에게서 영감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성령께서는 구약 성경의 예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히 성취하시고, 신약 성경 안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계시하신다.
- 141. 성령께서는 세례자 요한 안에서 무엇을 실현하시는가?
- 성령께서는 구약 시대의 마지막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에게 임하셨다. 그는 성령의 감화로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하고” (루카 1,17),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심을 선포하였다. 그는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요한 1,33) 그리스도 위에 성령이 내려와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 142. 성령께서 마리아 안에서 이루신 일은 무엇인가?
- 성령께서는 마리아 안에서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구약의 기대와 준비를 성취하셨다. 성령께서는 독특한 방식으로 강생하시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태어나게 하시고자 마리아를 은총으로 가득 채우시어 그 분의 동정성이 출산력을 지니게 하셨다. 또한 성령께서는 마리아를 ‘온전한 그리스도’ 의 어머니, 곧 머리이신 예수님의 어머니이며, 그 분의 몸인 교회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다. 마리아께서는 오순절에 성령께서 교회의 등장과 함께 열어젖히신 ‘마지막 때’ 에 열두 사도와 함께 계셨다.
- 143.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에서 사명을 수행하실 때, 그분과 성령 사이에 어떤 관계가 맺어졌는가?
- 천주 성자께서는 강생하실 때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으심으로써 그분의 인성 안에서 메시아로 축성되셨다. 성자께서는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을 실현하는 가르침을 통하여 성령을 계시하시고, 또 부활 후 사도들 위에 성령을 보내심으로써 탄생하는 교회에 성령을 전하 셨다.
- 144. 성령 강림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인 오순절에 영광스럽게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풍성하게 부어 주시고, 신적 위격으로서 성령을 드러내 주셨기에 거룩하신 삼위일체가 완전하게 계시되었다. 그리스도와 성령의 파견은 교회의 파견이 되었다. 교회는 성삼위께서 이루시는 친교의 신비를 선포하고 퍼져 나가게 하려고 파견된 것이다.
- (요약) “저희는 ‘참빛’ 을 보았고, 하늘의 성령을 받았으며, 참된 신앙을 찾았나이다. 저희를 구원하셨기에 저희는 나뉠 수 없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흠숭하나이다.” -「비잔틴 전례 성무일도」, 성령 강림 대축일 저녁기도의 마침기도
- 145.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무엇을 하시는가?
- 성령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고, 생기를 주시며, 거룩하게 하신다. 사랑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세례 받은 사람들에게 죄로 잃었던, 하느님을 닮은 유사성을 회복시켜 주시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이 성삼위의 생명 자체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신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의 진리를 증언하도록 파견하시고 또 모든 이가 “성령의 열매” (갈라 5,22)를 맺도록 그들에게 다양한 직분들을 부여하시어 유기적으로 묶어 주신다.
- 146. 그리스도와 성령께서는 신자들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활동하시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성사들을 통하여 성령에 의한 새로운 생명의 열매를 맺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당신의 영을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전해 주신다. 성령께서는 기도의 스승이시다.
- 제2절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으며” 하느님 계획 안의 교회
- 147. ‘교회’ 는무엇인가?
- 교회는 신앙과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지체, 성령의 성전이 된 사람들의 집회로서,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극변에 이르기까지 부르시고 모으시는 백성을 가리킨다.
- 148. 교회를 가리키는 또 다른 명칭들과 표상들이 성경에 있는가?
- 성경에는 교회의 신비를 드러내는 수많은 표상들이 있다. 구약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백성과 관련된 표상들이 특별히 드러나고, 신약 성경에서는 당신 지체인 백성의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와 관련된 표상들과 유목 생활(양 우리, 양 떼, 양), 농업 생활(밭, 올리브 나무, 포도밭), 건물(집, 돌, 성전), 가족생활(신부, 어머니, 가정)에서 나온 표상들이 나타난다.
- 149. 교회는 어떻게 시작되고 완성되는가?
- 교회는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 안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교회는, 장차 모든 민족들을 불러 모으는 일치의 징표인 이스라엘의 선택으로써, 옛 계약 안에서 준비되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활동으로 세워지고, 무엇보다도 속량을 위한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 실현 되었다. 그 후 오순절에 성령 강림을 통하여 교회는 구원의 신비로서 드러났다. 교회는 지상으로부터 구원된 모든 이의 모임으로서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
- 150.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 교회의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선포하고 세우는 일이다. 또한 교회는 이 지상에서,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 나라의 시작과 싹이 된다.
- 151. 교회는 어떤 의미에서 ‘신비’ 인가?
- 교회는 가시적 실재 안에서 현존하고 활동하는, 오직 신앙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영적이며 신적 실재이기에 신비이다.
- 152. 교회가 구원의 보편적 성사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 교회는 모든 인류와 하느님 사이에 화해와 친교를 이루게 하고, 또한 온 인류를 하나가 되게 하는 표지이자 도구이다.
- 제3절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성전인 교회
- 153. 교회는 왜 하느님의 백성인가?
-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단일성 안에서 하나로 모으시어 하나의 백성이 되게 하심으로써 그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구원하기를 원하셨기에,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 154. 하느님 백성의 특성은 무엇인가?
-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세례로써 그 일원이 된 하느님의 백성은, 기원으로는 하느님 아버지를, 머리로는 그리스도를, 신분으로는 하느님의 자녀의 품위와 자유를, 법으로는 사랑의 새 계명을, 사명으로는 지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이 됨을, 목적으로는 이 땅에 이미 시작하신 하느님의 나라를 특성으로 삼고 있다.
- 155. 하느님의 백성은 어떤 의미로 사제, 예언자, 왕이신 그리스도의 세 직분에 동참하는가?
- 하느님의 백성은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서 영적 희생을 바치고자 성령에 의하여 축성된 까닭에,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 이 백성은 초자연적 신앙 감각으로 믿음을 온전히 지키며 그 신앙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때,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한다. 하느님의 백성은 우주의 임금이시면서도 모든 이의 종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봉사함으로써 그분의 왕직에 참여한다.
- 156. 교회는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가?
-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신자들을 당신과 굳게 결합시키신다. 이렇게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무엇보다 먼저 성체성사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속되는 까닭에 사랑 안에서 서로 하나 되는 것이다. 그들은 교회라는 한 몸을 형성하고, 그 단일성은 지체들의 다양성과 직무의 다양성 안에서 실현된다.
- 157. 누가 이 몸(교회)의 머리인가?
-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 (콜로 1,18)이시다. 교회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아간다. 그리스도와 교회는 “온전한 그리스도” (성 아우구스티노)를 이루며, “머리와 지체들은 말하자면 신비스러운 하나의 인격체이다” (성 토마스 데 아퀴노).
- 158. 교회는 왜 그리스도의 신부라 불리는가?
- 주님께서 당신을 “신랑” (마르 2,19)으로 자처하시고 친히 영원한 계약을 통하여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키심으로써, 당신의 교회를 사랑하셨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당신 피로 교회를 정화하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에페 5,26), 교회를 하느님의 모든 자녀를 출산하는 어머니로 삼으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다. ‘몸’ 이라는 말은 ‘머리’ 와 지체들의 일치를 드러내는 반면, ‘신부’ 라는 표현은 인격적 관계를 맺고 있는 둘의 구별을 부각시킨다.
- 159. 교회는 왜 ‘성령의 성전’ 이라 불리는가?
- 성령께서 교회인 신비체 안에, 곧 그 머리와 지체들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나아가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들과 덕행과 은사들을 통하여 교회를 사랑 안에서 건설하신다.
- (요약)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지체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맺으시는 관계는 우리의 정신, 곧 우리의 영혼이 우리의 육체와 가지는 관계와 같다.” -성 아우구스티노
- 160. 은사는 무엇인가?
- 은사는 성령의 특별한 은총으로서 인류의 선익과 세상의 필요를 위하여, 특히 교회의 건설을 위하여 각 개인들에게 주어진다. 이 은사의 식별은 교회 교도권의 책임이다.
- 제4절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
- 161. 교회는 왜 ‘하나’ 인가?
- 교회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치를 그 기원과 표본으로 가지므로 하나이다. 교회는 한 몸으로 모든 사람의 일치를 회복시키시는 설립자이시며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하나이고,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 속에 모든 신자를 하나 되게 하는 교회의 영혼이신 성령처럼 하나이다. 교회는 단 하나의 신앙과 단 하나의 성사 생활과 단 하나의 사도적 계승, 그리고 단 하나의 공통 희망과, 단 하나의 사랑을 가진다.
- 162.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는 이 세상에 설립되고 조직된 사회로서 베드로의 후계자와 그와 친교를 이루는 주교들이 다스리고 있는 가톨릭 교회 안에 존재한다. 오직 가톨릭 교회를 통해서만이 구원의 수단이 온갖 충만함에 이를 수 있다. 그것은 주님께서 베드로가 으뜸이 되는 사도단에 신약의 모든 보화를 맡기셨기 때문이다.
- 163. 비가톨릭 그리스도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가톨릭 교회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갈라져 나간 교회들과 교회적 공동체들 안에는 성화와 진리의 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 모든 선물은 그리스도에게서 오고, 보편적(가톨릭) 일치를 재촉하고 있다. 비가톨릭 그리스도 교회와 이 교회의 구성원들은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형제로 인정한다.
- 164.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재건하려는 열망은 그리스도의 은총이고 성령의 부르심이다. 일치 회복의 열의는 온 교회의 관심사로서 마음의 회개와 기도, 형제적 상호 이해, 신학자들 사이의 대화로 실현된다.
- 165. 교회는 어떤 의미에서 ‘거룩한가?’
-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그 창시자이시기에 거룩하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또 성화의 원천이 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다. 성령께서는 사랑으로 교회에 생명을 주신다. 우리는 교회 안에 풍부한 구원의 수단들이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성덕은 교회 구성원 각자의 성소이자, 그들의 행동 목표이다. 교회는 그 내부에 모범과 전구자로 동정 마리아와 많은 성인들을 모시고 있다. 교회의 거룩함은, 모두가 이 땅 위에서 언제나 회개와 정화가 필요한 죄인임을 인식하는 하느님 자녀들의 성화의 원천이다.
- 166. 왜 교회는 ‘보편되다’ 고 하는가?
- 교회는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므로 보편적이고 우주적이다. “예수그리스도께서계시는곳에가톨릭교회가있다” (안티오키아 의 성 이냐시오). 교회는 신앙의 전체성과 온전성을 선포하고, 구원의 충만한 방법들을 받아 관리하며, 그리스도에 의하여 전 인류에게 파견되었다.
- 167. ‘개별교회’ 는 보편적인가?
- 믿음과 성사 안에서 사도적 계승으로 서품된 그의 주교들과 친교를 이루고, “사랑으로 다스리는”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로마 교회와 일치를 이루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로 형성된 모든 개별 교회(곧, 교구)는 보편적이다.
- 168. 누가 가톨릭 교회에 속하는가?
- 모든 사람이 여러모로 하느님 백성의 보편적 일치에 소속되거나 관련되어 있다. 신앙 고백과, 성사, 교회 통치와 친교의 유대로 교회와 하나 된, 그리스도의 성령을 지닌 이들은 완전히 가톨릭 교회에 결합되어 있다. 세례를 받았으나 가톨릭의 단일성을 충만하게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가톨릭 교회와 친교를 이루고 있다.
- 169. 가톨릭 교회와 유다 민족은 어떤 관계인가?
- 가톨릭 교회는 하느님께서 모든 백성 가운데에서 특별히 유다인들을 택하시어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하신 사실을 통하여 그들과의 각별한 유대를 인식하고 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 영광, 여러 계약, 율법, 예배, 여러 약속이 그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들은 저 조상들의 후손이며, 그리스도께서도 육으로는 그들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 (로마 9,4-5). 그리스도교가 아닌 다른 종교들과 달리 유다인들의 신앙은 이미 옛 계약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 계시에 대한 응답이다.
- 170. 가톨릭 교회와 비그리스도교 종교의 관계는 어떠한가?
- 이 둘 사이에는 먼저 인류의 공통 기원과 공통 목적에 따른 유대가 형성되어 있다. 가톨릭 교회는 다른 종교들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선한 것과 참된 것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고 하느님의 진리를 반사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종교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그리스도 교회 안에서 인류가 일치를 이루도록 자극한다.
- 171.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는 무슨 의미인가?
- 이 말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모든 구원이 당신의 몸인 교회를 통하여 주어진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에 의하여 설립되었고 구원에 필요한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교회에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반면에 자기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분의 교회를 모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양심의 명령을 통하여 알게 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의 은총 덕분에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다.
- 172. 교회는 왜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
- 그리스도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 (마태 28,19)고 명하셨기 때문이다. 주님의 이 선교 사명의 원천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시기” (1티모 2,4)에 당신 성자와 성령을 보내신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이다.
- 173. 교회는 어떤 방식으로 선교적인가?
- 성령으로 인도되는 교회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바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순교를 각오하면서까지 자기 자신을 기꺼이 바치려는 자세로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따라야 하고, 그분께서 선포하신 기쁜 소식을 모든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
- 174. 교회는 왜 ‘사도적’ 인가?
- 교회는 “사도들의 기초” (에페 2,20) 위에 세워졌으므로 그 기원에서 사도적이다. 교회는 사도들이 가르쳐 준 동일한 가르침을 보존하기에 사도적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베드로의 후계자와 하나 되어 주교단과 그들을 계승한 사람들을 통하여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거룩하게 되며, 지도를 받는 구조를 갖기에 사도적이다.
- 175. 사도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 사도라는 말은 ‘파견된 자’ 라는 뜻이다. 곧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시고, 그들을 당신 부활의 증인으로 선택하시며, 나아가 당신 교회의 기초가 되게 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 20,21)라는 말씀대로 세상 끝 날까지 그들과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시면서 사도들에게 당신의 사명을 지속하라고 명하셨다.
- 176. 사도적 계승은 무엇인가?
- 사도적 계승은 성품성사를 통하여 사도들의 사명과 권한이 그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에게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계승 덕분에 교회는 신앙생활에서 그 기원과 하나 되어 있으며, 긴 세기를 통하여 이 세상 안에서 꾸준히 그리스도의 나라를 확산시키는 데 자신의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 제5절 그리스도 신자: 성직자, 평신도, 봉헌 생활자
- 177. 그리스도 신자들은 누구인가?
- 그리스도 신자들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됨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을 이룬 이들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나름대로 고유한 조건에 따라 참여하여 하느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명을 실행하도록 소명을 받았다. 그들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누리는 품위 안에서 진정 평등하다.
- 178. 하느님 백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교회 안에는 하느님께서 세우신 성품성사를 받아 교계 제도를 이루는 거룩한 교역자(성직자)들이 있다. 그 외의 신자들은 평신도들이라고 부른다. 이 양편 사람들 가운데 복음적 권고 곧 정결, 청빈, 순명에 대한 선서를 통하여 특별한 방법으로 하느님께 봉헌된 신자들이 있다.
- 179. 그리스도께서는 왜 교회의 교계 제도를 제정하셨는가?
-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 백성을 사목하게 하시려고 교계 제도를 제정하시고, 권위를 부여하셨다. 교계 제도는 거룩한 교역자들인 주교, 사제, 부제로 이루어져 있다. 주교와 사제는 성품성사로써 그들의 직무 수행에서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그 분의 이름으로 활동한다. 부제는 말씀과 전례와 자선의 봉사를 통하여 하느님 백성을 섬긴다.
- 180. 교회 직무의 단체적 차원은 어떻게 실현되는가?
- 그리스도에 의해 함께 선택되고 파견된 열두 사도들을 본받아, 교계 제도의 구성원들의 일치는 모든 신자의 친교에 이바지한다. 모든 주교는 교황과 친교를 이루며 그와 함께 보편 교회를 보살핌으로써 주교단의 일원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다. 사제들도 그들의 주교와 친교를 이루며 그의 지도 아래 교구 사제단 안에서 봉사 직무를 수행한다.
- 181. 교회 직무는 왜 개별적 특성도 지니는가?
- 교회 직무는 성품성사로 말미암아 교역자 각자를 개별적으로 불러 그에게 직무를 맡기신 그리스도 앞에서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개별적 특성을 지닌다.
- 182. 교황의 사명은 무엇인가?
- 로마의 주교이며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은, 교회 일치의 영구적이고 가시적인 근원이며 토대이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주교단의 으뜸이고, 온 교회의 목자로서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대로 교회 전체에 대하여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최고의 권한을 가진다.
- 183. 주교단의 임무는 무엇인가?
- 주교단은 교황과 더불어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한을 행사하는데, 교황 없이는 그 권한을 결코 행사하지 못한다.
- 184. 주교는 가르치는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는가?
- 교황과 더불어 사도적 신앙의 참증인이며 그리스도의 권위를 지닌 주교들은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충실히 또 권위 있게 전달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하느님의 백성은 초자연적인 신앙 감각으로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의 지도를 받아 신앙을 온전히 지킨다.
- 185. 교도권의 무류성은 언제 행사되는가?
- 로마 교황이 교회의 최고 목자의 권한으로써, 또는 주교단이 교황과 일치하여 특별히 세계 공의회에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확정적 행위로 선언할 때에 무류권이 행사된다. 그리고 교황과 주교들이 그들의 통상 교도권 안에서 합심하여 어떤 교리를 확정적인 것으로 선언할 때도 무류권이 행사된다. 이러한 가르침에 대하여 각 신자는 신앙의 순종으로 따라야 한다.
- 186. 주교는 거룩하게 하는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는가?
- 주교는 말씀과 성무, 특별히 성찬례 집전과 그들의 기도, 모범과 일을 통해서도 그리스도의 은총을 나누어 주며 교회를 거룩하게 한다.
- 187. 주교는 다스리는 직무를 어떻게 수행하는가?
- 주교단의 일원으로서 각 주교는 교황과 일치되어 있는 다른 주교들과 함께 온 교회와 모든 개별 교회를 위하여 단체적으로 성실히 사목한다. 개별 교회를 위탁받은 주교는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 교회의 친교 안에서 베드로 후계자의 지도 아래 통상적이고도 직접적이며, 고유하고 성스러운 권한으로 개별 교회를 다스린다.
- 188. 평신도의 소명은 무엇인가?
-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의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에 비추어 세상사를 조명하고 관리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세례를 받은 모든 이에게 주어진 성덕과 사도직의 소명을 수행한다.
- 189.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 평신도들은 특별히 성찬례 거행 때에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1베드 2,5), 곧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가정생활, 일상 노동, 겪어야 할 생활의 어려움, 정신적 육체적 휴식 등의 삶 자체를 봉헌함으로써 사제직에 참여한다. 이와 같이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사람들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 190. 평신도는 예언자직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신앙 안에서 더 깊이 받아들이고, 생활의 증거와 말씀, 복음 선포 활동과 교리교육을 통하여 그것을 세상에 선포함으로써 예언자직에 참여한다. 이러한 복음 선포 활동은 세속의 일반 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특별한 효력을 얻는다.
- 191. 평신도는 왕직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 평신도들은 자신과 세상에서 죄를 물리칠 능력을 그리스도에게서 받았기에 자기 희생과 거룩한 생활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왕직에 동참한다. 그들은 공동체 봉사를 위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인간의 활동과 사회 제도에 도덕적 가치가 스며들게 한다.
- 192. 봉헌 생활은 무엇인가?
- 봉헌 생활, 곧 봉헌된 삶은 교회가 인정한 생활양식이다. 이 생활은 그리스도의 특별한 부르심에 대한 자유로운 응답으로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고 성령의 감도 아래 사랑의 완성을 추구한다. 이와 같은 봉헌은 복음적 권고에 따른 삶으로 특징지어진다.
- 193. 봉헌 생활은 교회의 사명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 봉헌 생활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증언하면서, 그리스도와 형제들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맡김으로써 교회의 사명에 참여한다.
- 제6절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나이다
- 194. ‘성인들의 통공’ 은 무슨 뜻인가?
- 이 표현은 무엇보다도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거룩한 것들’ (sancta) 곧 신앙, 성사, 특히 성찬례와 은사들과 다른 영적 선물들을 공유함을 가리킨다. 통공의 뿌리에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1코린 13,5) 사랑이 있지만, 신자에게 통공은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도록” (사도 4,32) 자극하며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데 자신의 물질적 재화들을 활용하도록 촉진한다.
- 195. ‘모든 성인의 통공’ 은 또 무엇을 뜻하는가?
- 성인들의 통공은 또한 ‘거룩한 사람들’ (sancti) 사이의 친교, 곧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된 이들이 그리스도의 은총에 힘입어 이루는 친교도 가리킨다. 지상에서 순례자로 있는 사람들, 현세의 삶을 떠나 우리 기도의 도움을 받으며 정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이들, 끝으로 이미 하느님의 영광을 누리며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는 이들이 나누는 친교를 말한다. 이 모든 이가 다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삼위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하나의 가족, 곧 교회를 이룬다.
- 제7절 마리아 - 그리스도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 196.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교회의 어머니신가?
-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은총의 세계에서 교회의 어머니시다. 마리아께서는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교회의 머리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낳으셨기 때문이다.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시는 예수님께서는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 19,27) 하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어머니로 주셨다.
- 197. 동정 마리아께서는 어떻게 교회를 도우시는가?
-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승천하신 다음에 동정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설립 때부터 당신 기도로 교회와 함께하신다.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성모님께서는 당신 자녀들을 위하여 계속 전구하시며 모든 이를 위하여 신앙과 사랑의 모범이 되시고, 그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풍성한 공로에서 흘러나오는 구원의 영향력을 활용하신다. 신자들은 성모님 안에서 장차 그들이 맞이하게 될 부활의 예표와 표상을 보고, 그분을 변호자, 원조자, 협조자, 중개자라는 칭호로 부른다.
- 198. 거룩한 동정녀께는 어떤 유형의 공경을 드리는가?
- 독특한 공경을 드리는데, 오직 성삼위께만 드리는 흠숭의 공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공경이다. 이러한 특별한 공경은 하느님의 어머니를 기념하는 전례 축일들과 복음 전체의 요약인 묵주기도와 같은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에서 나타난다.
- 199.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종말론적 모상이 되시는가?
- 온전히 거룩하시고 이미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을 누리시는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교회는 이 지상에서 이루고 천상에서 완성해야 할 미래의 모습을 관상하고 있다.
- 제8절 “죄의 용서를 믿나이다”
- 200. 죄는 어떻게 용서받는가?
- 죄를 용서하는 첫째가는 주된 성사는 세례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세례 받은 사람이 세례 이후 지은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하느님과 교회와 화해시켜 주는 고해성사를 제정하셨다.
- 201. 교회는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가?
- 교회는 죄를 용서하는 사명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라고 말씀하시며 교회에 그 권한을 주셨다.
- 제9절 “육신의 부활을 믿나이다”
- 202. “육신”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중요성을 갖는가?
- 육신이란 연약하고 죽어야 할 운명에 놓여 있는 인간을 가리킨다. “육신은 구원의 축이다” (테르툴리아누스). 그러므로 우리는 육신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믿으며, 육신을 속량하시려고 육신을 취하신 말씀을 믿고, 육신의 창조와 속량을 완성하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
- 203. “육신의부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육신의 부활’ 은 인간의 마지막 상태가 육신에서 분리된 영혼뿐 아니라 우리의 죽을 몸까지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가리킨다.
- 204. 그리스도의 부활과 우리의 부활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고 영원토록 살아 계시듯이, 그분께서는 마지막 날에 모든 이를 썩지 않을 육신으로 다시 살리실 것이다. 그리하여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 (요한 5,29).
- 205. 죽은 뒤, 우리 육신과 영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 죽은 뒤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어 육신은 썩고, 불멸의 영혼은 하느님의 심판대에 서게 되지만, 주님의 재림 때에 변화되고 부활하는 육신과 결합되기를 고대한다. 그렇지만 부활이 어떻게 일어나리라는 것은 우리의 상상과 이해를 초월한다.
- 206.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대죄(죽을 죄) 없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죽는다는 말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앙인은 그분의 모범을 따라 자신의 죽음을 성부에 대한 순종과 사랑의 행위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 말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었으면 그분과 함께 살 것입니다” (2티모 2,11).
- 제10절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 207. ‘영원한 삶’ 은 무엇인가?
- 영원한 삶은 죽은 다음 곧바로 시작되는 삶이다. 이 삶은 끝이 없을 것이다. 각 사람은 산 이와 죽은 이들의 심판자이신 그리스도께 개별 심판(사심판)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최후 심판(공심판)에 의하여 확정될 것이다.
- 208. 개별 심판은 무엇인가?
- 개별 심판은 각자가 죽은 뒤 곧바로 자신의 행실과 믿음에 따라 그 불멸의 영혼이 하느님께 셈 바치는 심판이다. 그 결과는 즉각 또는 정화를 거친 다음, 하늘의 행복으로 들어가거나, 곧바로 지옥에서 영원한 벌을 받는 것이다.
- 209. “천국”은 무엇을 뜻하는가?
- 천국은 결정적으로 가장 행복한 상태를 가리킨다.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죽고 더 이상의 정화가 필요 없는 사람들은 예수님과 마리아, 천사들과 성인들과 함께 모인다. 그러므로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1코린 13,12) 하느님을 바라보는 천상 교회를 형성하고, 그곳에서 그들은 성삼위와 사랑의 친교를 이루며 우리를 위하여 전구한다.
- (요약) “우리의 실체적이고 참된 생명은 성부께서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모든 이에게 샘물처럼 부어 주시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그분의 자비로써 우리 인간들에게 참으로 영원한 생명의 선물이 약속되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
- 210. 연옥은 무엇인가?
- 연옥은 사람이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죽어 영원한 구원을 보장받기는 하였지만,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정화를 거쳐야 하는 상태이다.
- 211. 연옥 영혼이 정화되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
- 성인들의 통공에 힘입어, 지상에서 여전히 순례하고 있는 신자들은 연옥 영혼들을 위하여 위령기도, 특히 미사성제를 바치고, 자선과 대사와 보속 등을 통하여 그들을 도울 수 있다.
- 212. 지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지옥은 자유로운 선택으로 대죄(죽을죄) 중에 죽은 이들의 영원한 멸망의 상태를 말한다. 지옥의 주된 고통은, 인간이 창조된 목적이며 인간이 갈망하는 생명과 행복을 주시는 유일한 분이신 하느님과 영원히 단절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영원한 지옥을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 불 속으로 들어가라.” (마태 25,41)고 표현하셨다.
- 213. 지옥의 존재와 하느님의 무한한 선이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가?
- 하느님께서는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고” (2베드 3,9), 인간을 자유롭고 책임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으면서도 그 결단을 존중하신다. 그러므로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완전한 자유로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을 거부하며 대죄(죽을죄)를 짓고 끝까지 그것을 고집함으로써 스스로 하느님과의 친교를 단절시키는 것이다.
- 214. 최후 심판은 어떤 것인가?
- 최후 심판은 복된 삶, 또는 영원한 멸망에 대한 판결이다. 주 예수님께서 산 이와 죽은 이의 심판자로 재림하시어 당신 앞에 다시 함께 모인 “의로운 이들이나 불의한 자들” (사도 24,15)에 대하여 심판을 내리실 것이다. 이 최후 심판으로 부활한 육신은, 그 영혼이 개별 심판 때 받은 대가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 215. 최후 심판은 언제 일어나는가?
- 최후 심판은 하느님만이 그 날짜와 시간을 알고 계시는 세상 끝 날에 일어날 것이다.
- 216.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희망은 무엇인가?
- 최후 심판이 있은 뒤에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난 우주 자체도 “새 하늘과 새 땅” (2베드 3,13)의 시작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할 것이다. 그리하여 하느님 나라의 충만성, 곧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 한데 모으는” (에페 1,10)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결정적으로 실현될 것이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으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 (1코린 15,28)이 되실 것이다.”
- 제11절 “아멘”
- 217. 우리의 신앙 고백을 끝맺는 ‘아멘’ 은 무슨 뜻인가?
- 히브리어 아멘은 성경의 마지막 책과 신약 성경의 일부 기도문 끝과 교회의 전례 기도문 끝에 나온다. 이 말은 우리가 궁극적 “아멘” (묵시 3,14)이신 분, 곧 주 그리스도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면서 신앙으로 고백한 바를 완전한 신뢰로써 ‘예.’ 하고 응답하는 것이다.
교리서(개정)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