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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절 신경(信經)들
  • 33. 신경은 무엇인가?
  • 신경은 신앙 조문들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서 ‘신앙 고백’ 또는 ‘크레도’ (Credo - “저는믿나이다.” )라고 불리기도 한다. 교회는 처음부터 모든 신앙인에게 규범적이고 공통의 언어인 조문들을 통하여 자신의 신앙을 요약해서 표현하고 전달해 왔다.
  • 34. 가장 오래된 신경은 어떤 것인가?
  • 가장 오래된 신경은 세례 때의 신앙 고백이다. 세례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마태 28,19) 베풀어지므로, 세례 때 고백하는 신앙의 진리들은 삼위일체의 세 위격(位格)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 35. 가장 중요한 신경들은 어떤 것인가?
  • 주요 신경들은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인 사도 신경과 오늘날에도 동방과 서방 교회에서 공히 간직하고 있는 초기의 두 공의회, 곧 니케아(325년)와 콘스탄티노폴리스(381년) 공의회의 결실인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다.
  • 제2절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 36. 신앙 고백이 “천주를 저는 믿나이다” 하고 시작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천주를 저는 믿나이다.” 라는 고백은 가장 중요하고, 인간과 세상에 관한 다른 모든 진리와 하느님을 믿는 모든 이의 삶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 37. 왜 ‘한 분’ 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는가?
  •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신명6,4). “나는 하느님, 다른 이가 없다” (이사 45,22).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이 유일한 하느님이심을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친히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 이시다.” (마르 12,29)는 사실을 확인하셨다. 예수님과 성령을 하느님이시며 주님이시라고 고백한다고 해서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훼손되지 않는다.
  • 38. 하느님께서는 어떤 이름으로 당신을 계시하시는가?
  •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살아 있는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탈출 3,6)으로 당신을 계시하신다. 또한 그에게 당신의 신비로운 이름 “나는 있는 나다(YHWH).” 라는 이름을 알려 주신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이 하느님의 이름은 구약 성경 시대에 이미 주님이라는 말로 대체되었다. 마찬가지로 신약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주님이라 불리시며 참하느님으로 나타나신다.
  • 39. 하느님께서는 홀로 “있는 자” 이신가?
  • 피조물은 그분께 존재와 소유를 받았으나, 오로지 그분께서만 충만한 존재요 완전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시작도 마침도 없으신 ‘나는 있는 나’ 이시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의 이름인 “내가 나” (요한 8,28)로서 하느님이심을 알려 주신다.
  • 40. 하느님 이름의 계시는 왜 중요한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 이름을 계시하시면서 그 형언할 수 없는 신비 안에 내포된 풍성한 진리를 알려 주신다. 곧 하느님만이 홀로 영원으로부터 영원히 계시며, 세상과 역사를 초월하신다.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다.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늘 그들 가까이 계시는 성실하신 분이시다. 온전히 거룩하시고 항상 용서해 주실 마음을 지니신 “자비가 풍성하신” (에페 2,4)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영적 존재 자체이시며, 초월적이고 전능하시고, 영원하고 인격적이며 완전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진리이며 사랑이시다.
  • (요약) “하느님께서는 무한하시고 완전하신 존재, 곧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이시다.” -성 투리비오 데 모그로베호
  • 41. 하느님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진리이신가?
  • 하느님께서는 진리 자체이시며, 거짓이 없으시며 거짓이 있을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 (1요한 1,5). 강생하신 지혜, 곧 하느님의 영원한 아드님께서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요한 18,37) 세상에 파견되셨다.
  • 42.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사랑이심을 어떻게 드러내시는가?
  • 하느님께서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보다, 신랑이 신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강한 사랑을 이스라엘에게 드러내 보이신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다” (1요한 4,8.16).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온전히 거저 내어 주시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이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요한 3,17). 하느님께서는 성자와 성령을 보내심으로써 당신이 영원한 사랑의 통교이심을 드러내 보이신다.
  • 43.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의 결과는 무엇인가?
  • 유일하신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위대함과 위엄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감사하는 삶을 살며, 역경 속에서도 늘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의 단일성과 참된 존엄성을 깨닫고, 창조된 만물을 선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 44.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는 무엇인가?
  •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의 신비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이다. 그리스도인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다.
  • 45. 삼위일체의 신비를 인간 이성만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창조 업적과 구약의 계시 안에 삼위일체이신 당신 존재의 자취를 남겨 놓으셨다. 그러나 성자의 강생과 성령의 파견 이전에는, 거룩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존재의 본질은 이성만으로 또 이스라엘의 신앙으로도 접근할 수 없는 신비였다. 이 삼위일체의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하셨으며, 다른 모든 신비의 원천이다.
  • 46.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신비에 대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계시하시는가?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을 우주와 인간의 창조주이실 뿐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서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 (히브 1,3)이신 아들을 영원으로부터 낳으신 ‘아버지’ 로서 우리에게 계시하신다.
  • 47.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성령은 누구이신가?
  • 성령께서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의 제3 위격이시다. 성부와 성자와 하나이시며 동일한 하느님이시다. 또한 성령께서는 시작이 없는 시초이시며 삼위일체적 생명 전체의 근원이신 성부에게서 “나오신다” (요한 15,26). 그리고 성령께서는 성부께서 성자께 베푸시는 영원한 선물이시기에 성자에게서(필리오퀘) 나오신다. 성부와 사람이 되신 성자에게서 파견되신 성령께서는 교회를 “모든 진리 안으로” (요한 16,13) 이끄신다.
  • 48. 교회는 삼위일체 신앙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세 위격 안에 계시는 한 분 하느님을 고백함으로써 삼위일체 신앙을 표현한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불가분의 오직 한 신성을 지니신 각 위격이 저마다 완전한 하느님이시기에 삼위는 한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의 세 위격은 그 근원적 관계로 말미암아 실제적으로 서로 구분된다. 곧 성부께서는 성자를 낳으시고, 성자께서는 성부에게서 나오시는 분이시며,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나오시는 분이시다.
  • 49.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은 어떻게 활동하시는가?
  • 하느님의 삼위가 오직 하나의 동일한 본성을 지니셨듯이, 그 하시는 일에서도 분리될 수 없다. 성삼위의 활동은 유일하고 동일하다. 그러나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각 위격은 개별적인 위격의 특성에 따라 고유한 신적 활동을 하신다.
  • (요약) “오, 흠숭하올 삼위일체의 하느님, 제 영혼을 평화롭게 하소서. 제 영혼을 당신의 천국으로 삼으시고 당신의 사랑하시는 거처, 당신의 휴식처로 삼으소서. 제가 결코 당신을 그곳에 홀로 두지 않고 온전히 그곳에 머물러 온전히 깨어 있는 신앙으로 당신을 온전히 경배하며 당신의 창조 활동에 저 자신을 온전히 맡기게 하소서.” -성삼위의 복자 엘리사벳
  • 50. 하느님께서 전능하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힘세고 용맹하신 주님” (시편 24,8)으로서 무엇이든 “불가능한 일이 없는” (루카 1,37) 분으로 계시하셨다. 하느님의 전능은 우주적이며 신비롭고 세상을 무(無)에서 지으시고 인간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사실에서 드러나지만, 특히 당신 성자의 강생과 부활에서, 인간을 당신 자녀로 삼아 주시며 죄를 용서하시는 자비에서 드러난다. 이 때문에 교회는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다.
  • 5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창세1,1)는 신앙 고백은 왜 중요한가?
  • 창조는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모든 계획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창조는 하느님의 전능하신 사랑과 지혜를 드러내며, 유일하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과 맺으시는 계약에 대한 첫걸음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정점을 이루는 구원 역사의 시작이시며, 또 인간이 그 기원과 목적에 관하여 품게 되는 기본 물음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기 때문이다.
  • 52. 누가 세상을 창조하였는가?
  • 창조의 업적을 특별히 성부께 돌리기는 하지만 성부, 성자, 성령께서 세상 창조의 유일하고 분리될 수 없는 근원이시다.
  • 53. 하느님께서는 왜 세상을 창조하셨는가?
  • 세상은 당신의 진선미를 드러내고 전해 주기를 원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창조의 목적은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영광과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 (1코린 15,28)이 되시는 것이다.
  • (요약)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 있는 인간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뵙는 것입니다.” -성 이레네오
  • 54.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주를 창조하셨는가?
  •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사랑과 자유로 우주를 창조하셨다. 세상은 어떤 필연성이나, 맹목적 운명이나,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초월적인 무한한 방식으로 질서 있고 선한 세상을 “무에서” (2마카 7,28 참조)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와 성령을 통하여 피조물을 존재 안에 보존하시고, 지탱해 주시며, 그들에게 활동 능력을 주시고, 그 목적으로 이끄신다.
  • 55. 무엇이 하느님의 섭리인가?
  • 하느님의 섭리는 하느님께서 피조물들에게 부여하신 궁극적인 완성을 향하여 이끄시는 배려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계획의 최고 주인이시다. 그러나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인간의 협력도 이용하신다. 아울러 피조물들에게 스스로 행동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이 되도록 하신다.
  • 56. 인간은 하느님의 섭리에 어떻게 협력하는가?
  • 하느님께서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가운데 “당신 호의에 따라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심으로써” (필리 2,13) 인간이 행동과 기도와 고통을 통해서도 당신 섭리에 협력하도록 하신다.
  • 57. 하느님께서 전능하시고 섭리하시는 분이시라면, 왜 악이 존재하는가?
  • 그리스도교 신앙 전체가 고통스럽고도 신비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악의 원인일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의 죄, 다른 악들의 뿌리, 거대한 윤리적 악을 물리치시려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악의 신비를 밝히신다.
  • 58. 하느님께서는 왜 악을 허용하시는가?
  • 신앙은 하느님께서 악에서조차 선을 이끌어 내지 않으신다면 악을 방치하실 리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 준다. 하느님께서는 이 사실을 이미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놀라운 방식으로 밝히셨다. 실제로 하느님께서는 가장 큰 윤리적 악인 당신 성자의 살해에서 가장 큰 선, 곧 그리스도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일구어 내셨다.
  • 제3절 하늘과 땅
  • 59.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창조하셨는가?
  •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창세 1,1)라고 성경은 말한다. 교회는 신앙 고백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유형무형한 만물, 모든 영신계와 물질계, 곧 천사들과 보이는 세계, 그리고 특별히 인간을 창조하신 창조주이심을 고백한다.
  • 60. 천사들은 누구인가?
  • 천사는 순수한 영적 피조물들로서 육체를 가지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죽지 않고, 지성과 의지를 가진 인격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하느님을 대면하여 하느님을 끊임없이 관상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봉사를 드리며,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사명을 수행하는 전령들이다.
  • 61. 천사들은 어떤 형식으로 교회 생활에 현존하는가?
  • 교회는 천사들과 하나 되어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또한 전례 거행 중에 몇몇 천사들을 기념한다.
  • (요약)“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 -성 대 바실리오
  • 62. 성경은 유형의 세계 창조에 관하여 무엇을 가르치는가?
  • ‘6일’ 동안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통하여 성경은 피조물의 가치와 하느님 찬미와 인간 봉사를 위한 목적을 우리에게 깨닫게 한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에게서 완전성과 선, 그리고 우주 안에서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받았으며, 하느님에 의해 저마다 고유한 존재를 지닌다.
  • 63. 인간은 창조계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으므로 창조 업적의 절정이다.
  • 64. 피조물들 사이에는 어떤 연대가 존재하는가?
  • 피조물들 사이에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상호 의존 관계와 위계질서가 있다. 아울러 모든 피조물은 서로 단일성과 연대성 안에서 존재하며, 동일한 창조주를 모시고 그분의 사랑을 받으며,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피조물 안에 새겨진 법칙과 사물들의 본성에서 나오는 관계들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모든 지혜의 근원이며 도덕의 기초이다.
  • 65. 창조 업적과 구원 업적은 어떤 관계인가?
  • 창조 업적은 더욱 큰 구원이라고 하는 업적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므로 구원 업적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으로서 이 창조 안에서 만물은 그 충만한 의미를 발견하고 정점에 도달한다.
  • 제4절 인간
  • 66.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는가?
  • 인간은 자신의 창조주를 알고 자유로이 사랑할 수 있다는 뜻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 인간만이 이 지상에서 그 자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원하신 유일한 피조물이고,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게끔 부름을 받았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녔으므로, 존엄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무엇’ 이 아니라 자신을 인식하고, 자유로이 자신을 내어 주며, 하느님과 함께 다른 인격들과 더불어 친교를 이룰 수 있는 ‘누구’ 이다.
  • 67.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은 무엇인가?
  •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인간을 위하여 창조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피조물을 봉헌하도록 창조되었고,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나누는 생명으로 부름을 받았다. 오로지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의 신비 안에서만 인간의 신비가 밝혀진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 (콜로 1,15), 곧 사람이 되신 하느님 아드님의 모습을 재현하도록 미리 정해져 있다.
  • 68. 사람들은 왜 단일성을 이루는가?
  • 모든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받은 공통 기원으로 인류의 단일성을 이룬다. 하느님께서는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사도 17,26) 만드시었다. 나아가 모든 이는 유일한 구세주를 모시고 있으며, 하느님의 영원한 행복을 나누도록 부름을 받았다.
  • 69. 인간 안에 영혼과 육체가 어떻게 단일성을 이루는가?
  • 인간은 육체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이다. 인간 안에는 정신과 물질이 단 하나의 본성으로 형성된다. 이 단일성은 아주 심오한 것이어서 영적 근원인 영혼 때문에 물질로 구성된 육체가 인간 육체로서 살아 있는 존재가 되며, 하느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품위를 누린다.
  • 70. 인간 영혼은 어디에서 오는가?
  • 각 사람의 영혼은 부모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창조하셨고 불멸한다. 죽음의 순간에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어도 없어지지 않으며, 마지막 부활 때에 육체와 다시 결합될 것이다.
  • 71.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어떤 관계에 두셨는가?
  • 남자와 여자는 인격적으로 동등한 존엄성 안에서 하느님에게서 창조되었으며, 동시에 남자 됨과 여자 됨으로써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 있다.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인격적으로 일치하고, 서로를 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셨다. 아울러 그들은 혼인을 통하여 “한 몸” (창세 2,24)을 이루고, 인간 생명을 전달함으로써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이 땅을 다스리도록 부름을 받았다.
  • 72. 하느님의 계획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어떤 상태였나?
  •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실 때, 그들이 거룩함과 의로움 안에서 고유한 신적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하셨다. 하느님의 계획에 따르면, 원래 인간은 고통을 당하지도 죽지도 않게 되어 있었다. 인간의 내적인 조화뿐 아니라 피조물과 창조주, 남자와 여자, 그리고 첫 부부와 모든 피조물 사이에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어 있었다.
  • 제5절 타락
  • 73. 죄의 실재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 죄는 인간 역사 안에 현존한다. 원죄의 실재는 오로지 하느님 계시의 빛으로 밝혀지고, 무엇보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더 넘쳐흐르게 하신 모든 사람의 구세주 그리스도의 빛으로 밝혀진다.
  • 74. 천사들의 타락은 어떤 것인가?
  • 성경과 성전에서는 사탄과 마귀들을 본래 하느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천사였다고 표현하고 가르친다. 그들은 자유롭고 결정적인 선택으로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를 거부하고 지옥을 생기게 하였기에 악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느님에 대한 자신들의 반역에 인간을 끌어들이고자 애쓰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악마에 대한 확실한 승리를 단호하게 천명하신다.
  • 75. 인간의 첫 범죄는 어떤 것인가?
  • 악마에게 유혹을 받은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창조주를 향한 신뢰가 죽게 버려두었으며, 하느님께 불순종함으로써 하느님 없이 하느님을 따르지 않고서 “하느님처럼” (창세 3,5) 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지음으로써, 곧바로 자기 자신뿐 아니라 그들의 모든 후손까지 원초적 은총인 거룩함과 의로움을 잃어버렸다.
  • 76. 원죄란 무엇인가?
  • 원죄 안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의 원죄는 원초적 거룩함과 의로움을 상실한 상태이다. 원죄는 우리가 ‘범한’ 죄가 아니라 ‘짊어진’ 죄이며, 개인 행위가 아니라 탄생의 상태이다. 모든 인간이 하나의 근원에서 태어나므로 원죄는 ‘모방이 아닌 번식’ 으로 인간 본성과 함께 아담의 후손들에게 전달된다. 이 전달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이다.
  • 77. 원죄는 어떤 다른 결과들을 가져왔는가?
  • 원죄의 결과로 인간 본성이 온전히 타락한 것은 아니지만, 그 본연의 힘에 손상을 입고 무지와 고통과 죽음의 세력에 휘둘리며 죄에 기우는 것이다. 악으로 기우는 이 경향을 탐욕이라고 부른다.
  • 78. 첫 범죄가 있은 다음에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하셨는가?
  • 최초의 범죄가 있은 뒤에 세상에는 죄가 넘쳐 났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죽음의 세력 아래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신비로운 방식으로 ‘원복음’ (原福音, 창세 3,15) 안에서 악을 이기고 인간이 타락에서 일어서게 하리라는 것을 약속하셨다. 이 약속이 구세주 메시아에 대한 첫 예고이다. 그래서 타락은 복된 탓이라 불리기까지 한다. 그것은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기” (부활 성야의 부활 찬송) 때문이다.
교리서(개정)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