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여러분도 많이 들으셨겠지만 어렸을 때
지혜로운 어른들이 자주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씀 말입니다.
어렸을 때 이 말은 어른이 해주시는 말씀이니 무슨 뜻이 있겠지,
하고 받아들이긴 했지만 실은 알아듣기 힘든 말이었지요.
지금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그때는 오죽했겠습니까?
그런데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질 줄도 아는 사람이 큰 사람이고 이기는 사람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힘이시고
하느님의 지혜라고 바오로 사도가 말한 그대로입니다.
사실 십자가를 질 줄 모르는 약한 사람이 아닙니까?
반대로 십자가를 질 줄 아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지요.
역도 경기에서 더 무거운 것을 들수록 더 힘센 사람이듯이
무거운 십자가일수록 그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 강하지요.
같은 맥락에서 큰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강합니다.
작은 고통도 두려워하고 조금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고통이나 십자가뿐 아니라 싸움에서 질 줄 아는 사람이 강한 사람입니다.
져주는 것이고 진 다음에 이기는 것이요 짐으로써 이기는 것을 지향하는 겁니다.
이것이 그리스 사람 곧 세상에서 지혜롭다는 사람에게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저세상에서 승리하고 상급을 받는 그리스도의 지혜로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