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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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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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25 | 조회수130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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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마르 16,15-18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그가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극적으로 회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는 열정적인 사도로 변화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그의 ‘이름’입니다. 사실 바오로의 원래 이름은 ‘사울’이었습니다. 히브리어로 사울은 하느님께 ‘간구하다’, ‘청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 뜻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청하는 이로써,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던 율법을 하느님의 뜻과 진리에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겁니다. 그러나 율법으로는 그것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심판하고 단죄할 수만 있었기에 자연스레 유다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따르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심판하고 단죄하는데에 열을 올리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랬던 그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주님의 등장에 어찌나 놀랐던지 타고 가던 말에서 떨어지기까지 하지요. 그는 직감으로 자신에게 나타나시어 말씀하신 예수님이 거룩하고 전능하신 참 하느님이심을 알아보았고, 그런 그분에 비해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약한 존재인지, 그런 비천한 자신이 감히 주님을 박해하겠다고 나섰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주제넘은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을 ‘바오로’로 바꿉니다. 로마식 이름인 바오로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인간으로서의 자신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주님께 대한 참된 믿음을 통해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상태가 되었기에, 자신의 약함을 기쁘게 자랑하면서 당당하게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바오로에게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일이 ‘박해자’에서 ‘사도’로 변화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환점은 내가 새로 바꾼 그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의미가 있지요. 바오로 사도는 주님을 만나 부르심을 받은 뒤에 갑자기 사도가 된 것이 아니라, 삼 년 동안 아라비아 사막에서 기도와 묵상을 통해 철저히 준비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리고 주님께서 길을 이끄시는대로 복음 선포의 여정을 계속해서 감으로써 진정한 사도가 된 것입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우리 삶의 전환점은 주님께서 만들어 주시지만, 그것이 우리 신앙과 구원에 의미있는 사건이 되려면 주님께서 방향 지워주시고 이끌어주시는대로 한 발 한 발 꾸준히 나아가야 하지요. 그런데 그 길엔 두려움과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안개가 깔려있기에 한 걸음 내딛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를 이끄시는 주님 손을 믿음으로 꼭 붙잡고 그분과 함께 걷다보면 어느 새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모습으로 변해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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