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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4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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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07 조회수114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마르 6,14-29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오늘 복음에서 헤로데는 사람들로부터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소문을 전해듣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 누구는 ‘엘리야’의 현신이라 하고, 다른 이는 모세가 예언한 ‘그 예언자’라고 하자, 자기 나름대로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 추측해 본 것이지요. 하지만 헤로데의 말은 사실과 다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 앞에서 기적을 일으킨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르단강으로 자기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종말과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했을 뿐이지요.

 

그것을 모르지 않았음에도,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분을 ‘되살아난 세례자 요한’이라고 단정지은 것은 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툭 하면 입바른 소리를 하여 마음이 불편하게 만든 요한을 자기 손에 피 안묻히고 제거하기 위해 양녀인 살로메를 교묘히 이용했고, 무죄한 의인인 요한의 목숨을 뺏는 것이 옳지 않은 일임을 잘 알면서도 임금이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했던 말을 번복하면 위신이 서지 않는다는 구차한 핑계로 살인을 저질렀으니 그 죄책감이 두고 두고 헤로데를 괴롭혔던 겁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죄책감을 품고 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후회와 절망이라는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 과거 안에 갇히게 될 뿐이지요.

 

그러니 헤로데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하느님께 큰 죄를 지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과거에 저지른 잘못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받아들이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아 선으로 되돌리실 수 있는 분께 자신을 의탁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님을 찾아가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귀기울여 들어야 했습니다. 또한 그분 말씀과 가르침에 비추어 자기 삶을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방향이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헤로데는 그 무엇도 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며 거짓으로 자기 잘못을 덮으려고만 했기에 회개할 때를 놓치고 구원받을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산다면 언제든 헤로데처럼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주님의 뜻과 가르침에 비추어 ‘예’할 것은 ‘예’하며 따르고, ‘아니오’할 것은 단호하게 배격하는게 중요합니다. 하느님 뜻을 따라야 구원받는데 그 과정에서 내 자존심이 좀 상하면 어떻고 내 체면이 좀 깎이면 어떻습니까? 우리는 부족하고 약한 인간이기에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죄를 지은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이지요. 죄악과 거짓으로 쌓아올린 욕망의 바벨탑을 부수기 아깝다고 그대로 놓아둔 채로는 하느님을 내 안에 모실 참된 성전을 지을 수 없습니다. 잘못 지은 건물은 완전히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짓는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철저한 성찰과 통회로 내가 저지른 죄악을 완전히 부수고 주님 뜻을 철저히 따르는 순명으로 한 층 한 층 단단하게 다시 쌓아올려야만, 주님께서 내 안에 머무르시고 나도 주님 안에 머무르는 복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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