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 제2부 주님의 기도
제1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 534. 기도는 무엇인가?
- 기도는 하느님을 향하여 마음을 들어 높이는 것이며, 하느님의 뜻에 맞도록 은혜를 간청하는 것이다. 기도는 언제나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무한히 선하신 성부와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그들의 마음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과 맺는 생생한 인격적인 관계이다.
- 제1장 기도에 대한 계시
- 535. 모든 사람이 왜 기도에 초대받고 있다고 하는가?
- 하느님께서 창조를 통하여 먼저 모든 존재를 무(無)에서 불러내셨는데, 타락 후에도 인간은 자신을 존재하도록 부르시는 분에 대한 갈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고 자신의 창조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가, 그리고 특별히 구원의 역사 전체가 인간이 하느님께 향하는 이 갈망을 입증해 준다. 그러나 각 사람을 기도의 신비로운 만남으로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첫 당사자는 바로 하느님이시다.
- 제1절 구약 성경에 나타난 기도에 대한 계시
- 536. 아브라함은 어떤 면에서 기도의 모범인가?
-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면전에서 거닐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랐으며 순종했기 때문에 기도의 본보기이다. 그의 기도는 신앙의 싸움이다. 그는 시련의 순간에도 하느님에 대한 충성을 견지하면서 계속 믿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브라함은 그에게 당신의 계획을 맡기시는 하느님의 방문을 자신의 천막에서 맞은 이후 대담한 신뢰로써 죄인들을 위하여 감히 전구한다.
- 537. 모세는 어떻게 기도하였는가?
- 모세의 기도는 전형적인 관상 기도이다. 불타는 떨기 가운데에서 모세를 부르신 하느님께서는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탈출 33,11) 말씀을 나누셨다. 모세는 하느님의 이 친밀함에서 백성을 위하여 끈질기게 전구하는 힘을 얻었다. 이리하여 모세의 기도는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기도를 예시한다.
- 538. 구약 성경에서 성전과 임금은 기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 하느님 백성의 기도는 그들 목자들의 지도 아래 계약의 궤, 그리고 나중에 성전(聖殿)이 된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장막으로 발전한다. 그 목자들 가운데 다윗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임금이고, 자기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는 목자이다. 그의 기도는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이고, 유일한 임금이시며 주님이신 분께 드리는 사랑과 신뢰였으므로 백성들에게 기도의 모범이 된다.
- 539. 예언자들이 사명을 수행할 때 기도의 역할은 무엇인가?
- 예언자들은 백성에게 신앙과 마음의 회개를 촉구하려는 빛과 힘을 기도에서 얻었다. 그들은 하느님과 아주 친숙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그 자신들이 직접 보고 주님에게서 들은 바를 형제들에게 선언하면서 그들을 위하여 전구하였다. 엘리야는 예언자들, 곧 하느님의 얼굴을 찾는 이들의 아버지였다. 가르멜 산에서 그는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주님!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1열왕 18,37) 하고 간구함으로써 하느님께서 함께하시어 백성들을 참신앙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 540. 기도에서 시편이 왜 중요한가?
- 시편은 구약 성경에 수록된 기도의 걸작이다. 시편집은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의 기도가 되는 책이다. 성령의 감도를 받은 이 기도는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기도로 창조와 구원 역사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업적을 찬양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시편 기도를 바치셨고 이 기도를 완성하셨다. 이러한 이유로 시편은 모든 여건이나 시대에 적합한 교회의 기도로서 근본적이고 불변하는 요소로 존속한다.
- 제2절 예수님에게서 충만히 계시되고 성취된 기도
- 541.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누구에게 배우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지니신 인간 심성에 따라 어머니와 히브리 전통에서 기도하는 법을 배우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좀 더 신비로운 원천에서 솟아나온 기도였다. 곧 거룩한 인간성 안에서 하느님의영원한 아들로서 성부께 자녀다운 완전한 기도를 바치셨기 때문이다.
- 542. 예수님께서는 언제 기도하셨는가?
- 복음서는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자주 묘사한다. 예수님께서는 밤중에도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셔서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사도들의 사명을 이행하는 결정적인 순간들을 앞두고 기도하신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성부와 지속적인 사랑의 친교 속에 계시기 때문에 그분의 모든 삶이 기도이다.
- 543. 예수님께서는 수난 중에 어떻게 기도하셨는가?
-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격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동안에 바치신 기도와 십자가 위에서 하신 마지막 말씀으로 아들로서 바치시는 기도의 심오함을 보여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사랑의 계획을 완수하시고 또 인류가 지나온 모든 시대의 온갖 고뇌, 그리고 구원 역사에 나타나는 모든 청원과 전구를 당신 스스로 떠맡으신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아버지께 내맡기시고 또 아버지께서는 모든 희망을 뛰어넘어,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시키심으로써 성자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시고 그것들을 모두 들어주신다.
- 544.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법을 어떻게 가르쳐 주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뿐만 아니라 당신 친히 기도하실 때에도 기도하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치신다. 그리하여 기도 내용 외에도 예수님께서는 참다운 기도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곧 하느님 나라를 찾고 원수들을 용서하는 깨끗한 마음, 우리가 느끼고 이해하는 것을 초월한 자녀다운 확고한 대담성, 그리고 유혹에서 보호해 주는 깨어 있음을 호소하신다.
- 545. 우리의 기도는 왜 유효한가?
- 우리의 기도는 신앙 안에서 예수님의 기도와 하나 되어 있으므로 효과적이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예수님 안에서 아버지와 이루는 사랑의 친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의 간청을 하느님께 아뢸 수 있고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청하여라. 받을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요한 16,24).
- 546. 성모 마리아는 어떻게 기도하셨는가?
- 마리아의 기도는 믿음을 통하여 자신의 전 존재를 하느님께 아낌 없이 바치는 특성을 띠고 있다. 예수님의 어머니께서는 새 하와 곧 ‘살아 있는 이들의 어머니’ 로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위하여 당신 아들 예수님께 기도하신다.
- 547. 복음서에 마리아의 기도가 있는가?
- 갈릴래아의 카나에서 드리신 마리아의 전구 외에도, 복음서는 마리아의 노래(루카 1,46-55)를 전해 준다. 마리아의 노래는 하느님의 어머니의 노래이자 교회의 노래이며,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에서 솟아나는 기쁨이 넘치는 감사의 기도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이 하느님께서 언약하신 약속의 이행을 통하여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 제3절 교회 시대의 기도
- 548. 예루살렘의 첫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어떻게 기도하였는가?
- 사도행전의 첫머리에, 기도 생활에 관하여 성령께 교육을 받은 예루살렘의 첫 공동체 안에서 신자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사도 2,42)라고 기록되어 있다.
- 549. 성령께서는 교회의 기도에 어떻게 함께하시는가?
- 그리스도교 기도의 내적 스승이신 성령께서는 교회에 기도 생활을 가르치시고 또 항상 더욱 심오한 관상 속에 그리고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신비의 일치 안에 들어가게 해 주신다. 사도들의 저서와 성경 안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은 언제나 그리스도교 기도의 규범이 될 것이다.
- 550. 그리스도교 기도의 기본 형태는 무엇인가?
- 찬미와 흠숭, 청원과 전구, 감사와 찬양이다. 성찬례는 이 모든 형태의 기도를 포함하며 드러낸다.
- 551. 찬미는 무엇인가?
- 찬미 기도는 하느님의 선물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우리는 먼저 우리에게 강복하시고 선물을 풍성하게 베푸시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린다.
- 552. 흠숭은 무엇인가?
- 흠숭은 지극히 거룩하신 창조주 앞에서 자신이 그분의 피조물임을 깨달은 인간이 꿇어 엎드리는 것이다.
- 553. 청원 기도에는 무엇이 있는가?
- 청원 기도는 용서를 청하고, 영적이고 물질적인 우리의 모든 필요를 위하여 청하는 겸손과 신뢰의 기도이다. 그러나 우리가 맨 먼저 청해야 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이다.
- 554. 전구는 무엇인가?
- 전구는 다른 사람을 위하여 청원하는 기도이다. 전구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특히 죄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예수님의 기도에 결합시키고 일치시킨다. 전구는 원수들에게까지도 확대되어야 한다.
- 555. 감사 기도는 언제 드리는가?
- 교회는 무엇보다 먼저 성찬례를 거행함으로써 하느님께 끊임없이 감사드린다. 성찬례 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성부께 드리는 당신의 감사 행위에 교회가 참여하게 하신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모든 일이 감사의 동기가 된다.
- 556. 찬양 기도는 무엇인가?
- 찬양은 하느님께서 진정 하느님이심을 한결 더 직접적으로 인정하는 기도의 형태이며, 이해관계를 완전히 초월한 기도이다. 찬양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하느님을 기리는 것이고, 하느님이시기에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다.
- 제2장 기도의 전통
- 557. 기도는 교회 전통에서 어떤 중요성을 지니는가?
- 살아 있는 전통(성전)을 통하여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신다. 실제로 기도는 내적인 충동이 자연 발생적으로 분출되어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묵상과 공부를 통하여 그리고 체험하는 영적인 것들을 깊이 통찰함으로써 이루어진다.
- 제1절 기도의 원천
- 558. 그리스도교 기도의 원천은 무엇인가?
- 기도의 원천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필리 3,8)를 제공하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구원의 신비를 선포하고 구현하며 전달하는 교회의 전례이며, 향주덕이다. 또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매일의 사건이다.
- (요약) “오 하느님,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제가 주님께 청하는 단 한 가지 은총은 주님을 영원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저의 하느님, 제 혀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계속해서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숨 쉬는 순간마다, 되풀이해서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 제2절 기도의 길
- 559. 교회에서 제시하는 기도의 길은 무엇인가?
- 교회는 상이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도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도의 길들이 사도들의 신앙 전통에 충실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교도권의 몫이며,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되어 있는 그 기도의 길들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사목자들과 교리교사들의 일이다.
- 560. 우리 기도의 길은 무엇인가?
- 우리 기도의 길은 그리스도이시다. 우리의 기도는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향하는 것이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만 성부께 다다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인성은 참으로 유일한 길이며, 또 이 길을 통하여 성령께서는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신다. 따라서 전례 기도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라고 맺는다.
- 561. 성령께서 기도 중에 하시는 역할은 무엇인가?
-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교 기도의 내적 스승이시고 또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기” (로마 8,26) 때문에 교회는 우리에게 어떠한 기회든 ‘오소서, 성령님.’ 하고 성령께 간구하고 간청하라고 권고한다.
- 562. 그리스도교 기도가 어떤 의미에서 마리아와 일치하는가?
- 성령의 활동에 대한 마리아의 탁월한 협력으로, 교회는 마리아께 기도하고, 마리아와 더불어 주님께 찬양하고 애원하고자 완벽한 기도자이신 마리아와 함께 즐겨 기도한다. 마리아께서는 그 결과로 유일한 중개자이시며 당신의 아들이신 ‘길’ 을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 563. 교회는 어떻게 마리아께 기도드리는가?
- 교회는 무엇보다 먼저 성모송으로 기도드리면서 동정 성모님의 전구를 요청한다. 마리아께 드리는 다른 기도로는 묵주기도와 성모 찬미가(아카티스토스: Akathistos), 성모 청원 기도(파라클레시스: Paraclesis) 그리고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통의 찬미가와 노래가 있다.
- 제3절 기도의 길잡이
- 564. 성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기도를 안내하는가?
- 성인들은 우리 기도의 모범이다. 또한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와 온 세상을 위하여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 곁에서 전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성인들의 전구는 하느님의 계획을 위하여 바치는 가장 고귀한 봉사이다. 교회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성인들의 통공 안에서 다양한 영성이 발전되어 왔다. 이 영성은 기도를 살아 있게 하고, 실천하는 법을 가르친다.
- 565. 기도는 누가 가르칠 수 있는가?
-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기도를 가르치는 첫째 장소이다. 날마다 바치는 가정 기도는 교회의 기도 생활을 처음 하는 것으로 특별히 강조 되고 있다. 교리교육, 기도 모임과 ‘영성 지도’ 등은 기도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기도의 학교가 된다.
- 566. 기도에 적합한 장소는 어디인가?
- 어디서든 기도할 수 있지만 적합한 장소의 선택은 기도와 무관하지 않다. 성당은 전례 기도와 성체 흠숭을 위한 고유한 장소다. 집 안에 마련되어 있는 ‘기도의 골방’ 과 같은 가정 기도실, 수도원과 예배소들도 기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제3장 기도 생활
- 567. 기도에 더욱 적절한 순간은 언제인가?
- 모든 순간이 기도를 위한 시간으로 권장되고 있지만 교회는 지속적인 기도를 함양시켜 주는 주기적인 기도를 신자들에게 권한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식사 전후 기도, 시간 전례(성무일도), 주일 미사, 묵주기도, 전례주년의 축일 등이다.
- (요약) “숨을 쉬는 것보다 더 자주 하느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
- 568. 기도 생활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 그리스도교 전통은 기도 생활의 세 가지 표현 방법, 곧 소리 기도, 묵상 기도와 관상 기도를 보존해 왔다. 이 기도들의 공통점은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다.
- 제4절 기도의 형태
- 569. 소리 기도의 특징은 무엇인가?
- 소리 기도는 마음의 내적 기도에 몸을 결합시킨다. 가장 내적인 기도라 해도 소리 기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 어떤 경우든 소리 기도는 항상 개인의 신앙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소리 기도의 완전한 형태로 주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 570. 묵상 기도는 무엇인가?
- 묵상 기도는 무엇보다 특히 성경의 하느님 말씀을 탐구하는 기도이다. 묵상에는 사고력, 상상력, 감정과 의욕이 동원된다. 이러한 동원은 우리의 신앙을 심화하고, 우리 마음의 회개를 불러일으키며,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우리 의지를 강화하는 데 필요하다. 묵상 기도는 주님과 사랑의 일치를 이루도록 하는 준비 단계이다.
- 571. 관상 기도는 무엇인가?
- 관상 기도는 침묵과 사랑 안에서 신앙의 눈길을 단순하게 하느님께 고정시키는 것이다. 이 기도는 하느님의 선물이고, 순수한 신앙의 순간이다. 이 순간에 기도하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찾고, 성부의 어지신 뜻에 자신을 내맡기며, 성령의 활동 아래 자기의 존재를 모은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관상 기도란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하느님과 자주 단둘이 지냄으로써 친밀한 우정의 관계를 맺는 것” 이라고 말한다.
- 제5절 기도의 싸움
- 572. 기도는 왜 싸움인가?
- 기도는 은총의 선물이지만 언제나 우리의 결정적인 응답을 전제로 한다. 왜냐하면 기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환경, 특히 인간에게 기도를 외면하게 하는 유혹자와 맞서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기도의 싸움은 영성 생활의 발전과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기도하는 대로 살기 때문에, 또한 사는 대로 기도한다.
- 573. 기도에 대한 반대는 무엇인가?
- 많은 이가 기도에 대한 그릇된 견해 외에도 기도할 시간이 없다거나 기도는 쓸모없다고 생각한다. 기도하는 이들은 난관과 실패 앞에서 좌절할 수 있다. 이 장애들을 극복하려면 겸손과 신뢰와 인내가 필요하다.
- 574. 기도할 때 어려움은 무엇인가?
- 우리가 기도할 때 겪는 습관적인 어려움은 분심이다. 분심은 하느님께 향하는 주의 집중을 흩뜨리지만, 우리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 지를 알려 줄 수도 있다. 그런 때 우리의 마음은 겸손하게 주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기도는 종종 마음의 메마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극복하게 되면 신앙 안에서 감각적인 위로 없이도 주님께 매달릴 수 있게 된다. 게으름은 경계심이 감퇴하여 마음이 태만해짐으로써 나타나는 일종의 영적 나태의 한 형태이다.
- 575. 자녀다운 신뢰는 어떻게 강화되는가?
- 자녀다운 신뢰는 자신의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 시련을 겪는다. 그때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아버지의 뜻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우리를 위한 아버지이신지, 아니면 우리가 이용할 만한 단순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지를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만일 우리의 기도가 예수님의 기도와 결합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이러저러한 것들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곧 우리는 우리 마음을 변화시키시는 성령을 받게 된다.
- 576. 언제나 기도할 수 있는가?
- 기도는 언제나 가능하다. 그리스도인의 시간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고 하신 부활하신 주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도와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분리될 수 없다.
- (요약) “장터에서나 혼자 산책할 때에도, 자주 그리고 열심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중에도 또는 요리를 하는 중에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 577. 예수님께서 때가 되어 드리신 ‘기도’ 는 무엇인가?
-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에 때가 되어 드리신 기도를 ‘사제로서 바치신 기도’ 라고 한다. 새 계약의 대사제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성부께 ‘건너가시는’ 때, 곧 자신을 희생시키는 때에 당신을 성부께 바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