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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레겐스부르그 부활2주 오르간 축성 미사(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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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용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15 조회수869 추천수3 반대(0) 신고
레겐스부르그 부활2주 오르간 축성 미사

+ 찬 미 예 수 님

안녕하세요? 유용상 프란치스콥니다.

오늘은 제가 사는 파사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정도에 위치한
바이에른 주의 레겐스부르그(Regensburg)라는 도시에서 거행된
부활 제 2주일 오르간 축성 미사 전례를 소개합니다.

제가 3월 중순에 아이젠바르트 오르간 회사(Orgelbau Eisenbarth)에 처음 왔을 때,
회사 내 작업장에서 만들고 있던 오르간이 레겐스부르그 오르간이었습니다.
같이 만들었다고 하면 우습지만,
이 오르간 제작하는데 그래도 꽤 많은 허드렛일(?)을 했었거든요.
사내 게시판에 Regensburg Orgelweihe(오르간 축성)가 일요일인 4월 18일이었기에,
사장 부부와 함께 오르간 축성식에 참석하러 왔습니다.
유명한 도시는 아니지만 일요일인데다 차도 공짜로 얻어 탈 수 있고,
방에서 놀면 뭐하나 싶어 아침 6시에 출발하여 7시 10분쯤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처음 본 건물이 이 교회입니다.
레겐스부르그의 성 베드로 주교좌 성당(Cathedral St. Peter, Dom)입니다.
직접 이 밑에 서서 위를 쳐다보는 느낌은 사진으로 보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만,
최대한 실감나게 전달하고자 노력한 사진입니다.

레겐스부르그는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독일 전체 지도를 펼쳐 보면 그래도 시 경계의 모양이 노랗게 표시된 도시입니다.
제가 있는 파사우는 2mm짜리 하얀 점만 찍혀 있거든요.
꽤 오래된 도시인 것 같고, 교회도 나이가 천살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암튼 이렇게 커다란 교회의 오르간을 제작하는데
제가 직접 참여했다는 기분에 흐뭇해하면서
나이 드신 사장을 존경의 눈으로 다시 한번 봤습니다만,
사장 부부가 가는 곳을 따라 이 교회의 모퉁이를 돌아서니
노란색 조그만 교회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이 사진은 축성받을 오르간이 있는 교회의 서쪽에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에 돔 성당의 벽이 살짝 보입니다.


교회의 남쪽에서 찍었습니다.
큰 돔 성당 옆에다가 뭐하러 이런 조그만 교회를 지었나 의아했으나,
사진의 교회 이름이 ‘Die Stiftskirche St. Johann am Dom’이고
Stiftskirche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공주(供住) 성직자단 성당’이라 합니다.
‘돔 옆에 있는 성직자들이 공동 거주(?)하는 성 요한 성당’라고 대략 해석이 되네요.


위 사진의 남쪽에 난 문으로 들어서면
이 사진과 같이 커다란 십자가가 눈 앞에 보입니다.
제대가 동쪽이니까 신자석 왼편이 되겠네요.


화려까지는 아니어도 약간의 정성스러움은 기대했었는데,
파이프 오르간 축성식임에도 A5지에 복사한 안내문이 놓여 있었습니다.
제일 밑에 ‘Leitung und Orgel(지휘 및 오르간)’이라고 적힌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르가니스트 한 사람이 지휘를 겸한다는 뜻인데,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음악가는 교회 오르가니스트였던 바와 같아,
이 쪽 오르가니스트의 권한과 임무는 확실히 아직도 막중한 것 같습니다.


미사 시작 전의 제대 모습인데, 후라쉬 없이 찍어서 어둡게 나왔습니다.
앉은 자리가 전례 중 카메라 들이대기에 여의치 않은 자리여서,
미사 중 찍은 전례 사진은 없습니다.


위 사진이 맘에 안들어서 미사 후 2층 오르간 옆에서 찍은 제대 사진을 먼저 올립니다.
제대 왼쪽에 보이는 문이 제의방 문이고,
자세히 보시면 문 왼쪽 위에 종이 달려 있는데,
제의방 문 열리고 맨 먼저 나오는 복사가 종을 치면
오르간 연주가 나오면서 미사가 시작됩니다.

이 미사는 레겐스부르그의 주교님께서 집전하셨고
이 성당 주임신부님 및 주교님 수행 신부님께서도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01. 오르간 전주 & 입당 성가 듣기

이 성당 미사는 신자들 다같이 부르는 입당성가가 있었습니다.
화려한 프렐류드가 끝나면 입당 성가의 멜로디를 주제로
전주가 장황하게 연주된 후 모든 신자들이 함께 부릅니다.
주교님이 기다리시는데도 3절까지 불렀습니다.
마침 적어 놓은 성가 번호를 찾았기에 성가책(Gottes Lob) 찾아서 악보 올립니다.
오른쪽 밑에 220번 악보를 보시면 됩니다.
1절만 악보에 가사가 적혀 있고 나머지는 악보 밑에 따로 있는데,
그나마 독일어 발음도 어려운데다 처음 듣는 멜로디여서
음절수 맞춰가며 따라 부르느라 고생 했습니다.



02.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Kyrie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오늘 오르간 축성 미사의 성음악 미사곡은
St. Johaness de Deo라는 제목의 하이든 작곡 미사 브레비스입니다.
한국에서도 불러 본 적이 있고, 악보 구하기도 쉬운 곡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 탓이오(durch meine Schuld) 하는 고백의 기도 전에,
오르간이 실수한 명백한 증거(?)를 포착했기에
자를까 말까 하다가 그냥 같이 올립니다.

03. 대영광송(Gloria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주교님의 ‘Gloria in excelsis Deo’의 멜로디가 여기선 또 다르네요.
제 기억에는 미사곡이 상당히 웅장하고 규모가 있었기에,
이 성당 들어와서 보고 좁은 성가대석에서 어떻게 연주할까 궁금해 했었죠.


성체 모시러 나갔다가 돌아서 잽싸게 찍은 2층 사진을 먼저 올립니다.
왼쪽으로는 챔버 단원들이 보이고,
오른쪽에 악보 들고 있는 네 명의 가수가
각 파트를 맡아 부릅니다.

성당의 규모가 작아서(약 100석)
4명의 울림으로도 만족스런 음향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04. 본기도 듣기

주교님이 낭독하시는 본기도입니다.
미사중에 나오는 모든 음정이 있는 소리는
다 음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되어
눈 딱 감고 다 올리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올리지 않은 부분은 모두 그냥 낭송으로 진행된 부분입니다.

05. 화답송 자리(교회 소나타 - W. A. Mozart, 1756-1791) 듣기

제 1독서가 끝난 후 화답송이 나와야 할 자리에는,
들으시는 바와 같이 현악으로 대체합니다.
뭐라 적어야 될지 몰라서 화답송 자리라고 적습니다.
위 사진의 안내지에는 달랑 곡목만 적혀 있는데,
이 곡이 세 번째에 적혀 있는 W. A. Mozart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오르간을 위한 교회 소나타 라장조 KV 144입니다
(Kirchensonata D-Dur KV 144 fuer zwei Violinen und Orgel).
전형적인 모짜르트 풍인 것 같고요,
한 친구의 바이올린 음정이 아주아주 약간 낮게 느껴지네요.

주일 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제 2독서 및 알렐루야 없이,
바로 복음 낭독이 시작되었습니다.

06. 복음 낭독 및 복음 후 환호 듣기

복음 낭독 전에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부터 시작하여,
복음 부분은 제가 내용을 모르므로 임의로 중략하였고,
끝에 ‘이는 주님의 말씀입니다(Evangelium unseres Herrn Jesus Christus)’,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Lob sei dir, Christus)’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07. 오르간 축성곡(Te Deum laudamus by M. Reger, 1837-1916) 듣기

주교님 강론이 끝나자마자 오르간이 연주한 곡입니다.
성수통, 향과 함께 2층 오르간에 올라가셔서
오르간을 축성하는 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 떼데움의 시작 부분 주제가 선명하게 들리네요.

08. 저는 믿나이다(Credo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이 교회에서도 미사 중에 크레도를 성음악으로 연주했습니다.
주교님 선창이 있으신 후 전주가 시작된 후 자리에 앉았습니다.
녹음기를 놓아둘 자리가 마땅치 않아 마룻바닥에 그냥 놓아 두었더니,
발소리등의 잡음이 많이 섞였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09. 봉헌송(봉헌성가??) Attollite portas(Caspar Ett, 1788-1847) 듣기

들을 땐 몰랐는데 작곡자를 타이핑하면서 보니,
일주일전 파사우에서 부활대축일 봉헌 특송으로 연주된 곡과 같은 곡이네요.
전례서에 나오는 봉헌송을 가사로 한 특송일 것이라고 추측했었는데,
결국은 틀린 추측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작곡자이지만,
Caspar Ett라는 사람 여기서는 꽤 유명한 사람인가봅니다.

10. 예물 기도 및 감사송 듣기

봉헌 특송 후의 예물 기도 및 감사송입니다.

11. 거룩하시도다(Sanctus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미사곡의 거룩하시도다 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네요.
상투스가 끝나고 약간 뜸 들인 동안에,
주교님이 그냥 성령 청원으로 넘어가셨습니다.
독일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 했습니다.

12. 신앙의 신비여 듣기

성찬제정과 축성문은 그냥 낭독되었고,
신앙의 신비여가 이어졌습니다.
주교님께서 임의로 음정을 잡아 선창하시면,
저같은 상대음감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절대 음감만을 가진 분들을 어떻게 따라 부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성가대에 절대 음감이 몇 있었는데,
악보는 그대로 두고 전자 오르간만 한음 낮춰서 합창하면
이 친구들 음정 못 잡고 아주 미칠라 그랬거든요.
반주자 마저도 절대음감이라 악보 보며 치면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음이 안나오니까 계속 실수를 연발하더군요.

13. 찬미받으소서(Benedictus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앗!!!
신앙의 신비여가 끝나자 마자 오르간이 베네딕뚜스 전주를 시작합니다.
전례측과 미리 협의가 된 건진 모르겠지만,
이건 전례의 흐름을 역주하는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 마침 영광송 아멘 듣기

마침 영광송과 아멘 부분입니다.

15. 주님의 기도 및 맺음 환호 듣기

주님의 기도 권유부터 맺음 환호까지 이어서 올립니다.

16. 평화의 인사 및 하느님의 어린양 듣기

여기서 문제가 또 한번 생겼습니다.
주교님께서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Der Friede des Herrn sei allezeit mit euch)’ 노래하시고,
신자들이 ‘또한 사제와 함께(Und mit deinem Geiste)’ 이후에,
주교님께서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십시요’를 빠뜨렸습니다.
주교님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계시고
신자들은 당황해 하다가 서로 악수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문제는 성가대였는데 30초 정도의 시간이 경과한 후까지
아뉴스 데이가 연주되지 않자,
주교님의 하느님의 어린양(Lamm Gottes)을 선창하신 후,
모든 신자들이 남은 부분을 낭송했습니다.

17.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 Missa brevis by J. Haydn) 듣기

하느님의 어린양은 영성체가 시작된 후에 연주하더군요.
이것 또한 미리 상의가 된 순서인지
아님 주교님의 실수로 인한 임기응변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같은 텍스트를 두번 봉헌하는 자체가 (물론 기도 많이 드리면 좋은거지만...)
전례의 중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성체 특송곡으로 아뉴스데이를 연주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연주자들 사례금이 아까워 본전 뽑을라고......

18. 영성체 묵상곡 듣기

아뉴스 데이 끝나고 설겆이(?) 마치실 때까지
오르간으로 연주된 묵상곡입니다.

19. 영성체 후 기도 듣기

영성체 후 기도까지가 영성체 예식에 속하고,
이후에 강복 주시는 부분은 마침 예식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영성체 묵상 끝나고 영성체 후 기도 하시기 전에
신부님께서 공지사항 말씀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었습니다.
번거롭게 일어섰다 앉어다를 한 번씩 더하게 되니 융통성을 발휘했을 수도.....
이 교회에서는 영성체 후 기도까지 마친 후,
일어선 채로 주교님의 공지사항을 듣습니다.
사장님에게 오르간 제작하느라 고생 많았다는 격려성 말씀 같습니다.

20. 강복 및 파견 듣기

미사 마지막 부분인 강복 및 파견 부분입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알렐루야!!’는
옆에 서 계시던 이 성당 주임 신부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21. 퇴장 성가 듣기

이 성당은 신자 모두가 부르는 퇴장 성가도 있습니다.
간단한 전주와 함께 모든 신자들이 함께 2절까지 불렀습니다.
우리 가톨릭성가 77번 ‘주 천주의 권능과’와 같은 곡입니다.
성가책(Gottes Lob) 찾아서 악보 올립니다.


왼쪽에 257번 악보를 보시면 됩니다.
나머진 잘 모르겠고 후렴 가사 내용은 우리 가사와 같은데,
원래 11절까지 있는 곡이었나 봅니다.
가톨릭 성가에는 4절까지만 나와 있습니다.

22. 오르간 후주(Toccata by C. M. Widor, 1845-1937) 듣기

퇴장 성가 후 바로 이어서 오르간 후주(Postlude)가 연주됩니다.
Charles Maria Widor(1845-1937)가 작곡한
Toccata aus Orgelsymphonie Nr. 5 Postludium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끝나니 듣고 있던 청중들이 박수도 쳐 줍니다.


미사 끝나자마자 위쪽의 오르간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주교님 나오셔서 한장 찍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보이는 장면입니다.
손건반 두개, 발건반이 하나 있는데
1층 손건반에 해당하는 파이프는 색상이 있는 박스안에 담겨 있고,
2층 손건반의 파이프는 뒤에 보이는 스웰 박스 안에 담겨 있습니다.
페달 파이프는 스웰박스 아래와 뒤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오르간은 신설이 아니고 복원(Restoration)작인데,
앞 부분 외관의 형상은 보존하면서 새로 만드는 것입니다.
원 오르간은 거의 90년 전에 지어진 오르간이고,
장식물들과 본체의 색상도 그때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보니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 보다 더 어렵답니다.
작업하면서 본 옛날 나무가 하도 낡아서,
새로 만들지 왜 이걸 그냥 쓰냐고 했더니
교회에서 새 오르간보다 복원한 오르간을 더 좋아한다는 대답이었고,
새 나무하고 색깔이이 안어울리지 않냐 했더니
교회에서 옛 외관에 걸맞게 새로 그림을 그려 넣는답니다.
아마 전통이겠죠.
하긴, 현대식으로 새로 지은 호텔이
오래된 건물에 들어서있는 호텔보다 방값이 훨씬 싸다고 하네요.
겉보기에 오래되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보면,
최신 첨단 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오르간 밑에서 위를 쳐다보며 찍었습니다.
별로 크지 않은 오르간인데 사진상으론 크게 보이네요.
사진속에 담긴 진실과 허구!!!
여기에 보이는 번쩍거리는 금빛 장식물과 하얀 천사들을
제가 구석 구석 하나하나 손질하며 닦았습니다.
요즘 같으면 3차원 절삭기에 걸어놓으면 자동으로 찍혀 나오겠지만,
변변한 장비도 없었을 그 옛날에
망치와 끌로 이렇게 작업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장인 정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르간 연주대의 모습입니다.
페달 6개 스톱, 손건반 19개 스톱이 있네요.


발건반의 사진입니다.


레겐스부르그 돔 성당 오르가니스트가 오늘의 연주자입니다.
옆에 있는 첨 보는 아줌마가 오르가니스트도 같이 찍으라고
거의 협박성으로 종용을 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한국이나 독일이나 아줌마들은 무서워요.


내려와서 찍은 오르간의 전면부 모습입니다.


신자석 뒤쪽의 모습입니다.
원래 성당 지을 때 제대 밑에
성인들의 유해를 넣어 둔다고 들었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벽에 붙은 돌에 새겨진 이름은 대략 성인이거나 성직자 였던 것 같습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무덤이 있겠지요.
실제로 여기서는 교회가 공동묘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땅도 없지만 우리나라 성당 옆에 묘지 설치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주민들이 난동을 부리겠죠.
영안실 설치하기도 힘든 판이니.....


일주일쯤 후에 일때문에 이 성당에 올 일이 한번 더 있었습니다.
화장실 찾아 가던 길이 제의방이어서 제의방 내부 사진을 올립니다.


사제 공동 거주 성당이어서인지 의자도 많습니다.
여기에 한분 한분 제의가 차려지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시간 반 걸려 9시 30분쯤 미사가 끝났습니다.
사장 부부는 여기서 교회분들과 점심 약속이 있다고 하며,
옆 교회(돔)에 성가대가 아주 잘한다고 10시에 미사가 있다고 합니다.
배는 고팠지만 성가대 잘 한다니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돔 미사 후에 시내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몇 장 미리 올립니다.
오후 세시까지 시간을 때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돔을 중심으로 시티 버스가 다닙니다.
한 시간에 한번씩 도는데 의외로 타는 사람들 많이 있네요.


돔 성당 광장을 좀 지나면 헝가리 사람이 하는 이탈리안 피자집이 있습니다.
작은 거(18cm) 한 판에 1.5유로(1유로=약1500원),
큰 거(24cm) 한 판에 2.0유로인데 토핑이 0.5유로라네요.
일찍 나오느라 아침도 못 먹고 해서 큰 걸로 한 판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가 1분만 기다리라 하더니, 걸려온 전화를 한참 받더라고요.
미안하다면서 이렇게 시꺼먼 피자를 주는데 괜찮다면서 그냥 받았죠.
근데 먹으면서 바닥면을 보니 앞면보다 더 심하게 탔더군요.
얼떨결에 괜찮다구 말해놔서 그 쓴걸 참고 다 먹었습니다.
콜라라두 한잔 서비스로 줄만도 한데...... 안주데요.


멀리에 뾰족하게 솟은 건물이 돔 성당입니다.
도나우 강이 시내 중심을 흘러 제가 사는 파사우로 가죠.
여기에 스치로폴 깔고 올라 앉아 있으면
비인을 지나 헝가리까지도 갈 수 있다네요.
실제로 보트를 타고 일주일 동안 강변의 여러 도시를 들르면서
비인까지 여행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보트는 가방에 접어 넣을 수가 있어서 짐 싸서 기차로 돌아온답니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도 나이가 최소한 오백년은 넘어 보입니다.
다리 이름이 Steinerne(돌로 만든) Bruecke(다리) 이고,
제가 사진 찍으며 서 있는 다리는 Eiserne(쇠로 만든) Bruecke(다리) 입니다.
참 단순한 인간들이예요.
도시에 두개 있는 다리 이름이 ‘돌다리’, ‘쇠다리’.


서울로 말하면 고수부지 같은 곳인데 오리가 많이 삽니다.
비둘기하고 섞여서 여기선 참 흔히 볼 수 있는 새예요.
누가 안잡아 가나봐요.


길 둘러 보는데 음악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이렇게 깨끗한 거지 할아버지가 서 있습니다.
오른손으로 핸들을 돌리면
풀무의 역할을 하면서 파이프에 바람을 공급해주고,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파이프의 구멍을 열어주는 장치가 연동하여,
돌리기만 하면 소리가 납니다.
파이프 오르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선을 좀 하고 싶어도 개가 바구니를 지키고 있어서 장사 안 될것 같네요.

다음 글에서는 같은 날 레겐스부르그의 성 베드로 주교좌 성당(Dom)의
부활 제 2주 미사 전례 자료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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