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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하나뿐인 신, 아텐과 야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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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2 조회수3,077 추천수1

[성경과 문화] 하나뿐인 신, ‘아텐’과 ‘야훼’

 

 

그리스도교는 유다교, 이슬람교와 함께 유일신을 믿는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이다. 십계명의 첫 번째 계명(‘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라’)에서 강조하는 유일신 개념은 오직 한 신만 강조하고 다른 이방신들을 부정하는 것으로, 고대 다신교 전통에서 매우 파격적인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오직 한 신만 강조하고 다른 신들을 배척하는 획기적 종교개혁이 시도된 적이 있었다. 문제의 파라오는 기원전 1350년을 전후하여 17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했던 아멘호텝 4세였다. 그렇다면 파라오의 궁전에서 40년 동안 이집트 왕자로 지냈던 모세가 어떤 형태로든 이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아 고대 이스라엘의 유일신 개념을 정립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영국의 이집트학자 존 윌킨슨(John Wilkinson)은 1824년 중부 이집트의 엘-아마르나 마을 근처에서 바위 굴 무덤을 탐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무덤 벽화와 부조에 나타난 기이한 형태의 인물들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분명히 이집트의 파라오를 표현했는데, 그 형상이 다른 왕들의 모습과 전혀 다르고 낯설었기 때문이다. 길쭉하고 갸름한 얼굴에 날카롭게 찢어진 두 눈, 두툼한 입술과 튀어나온 턱, 가늘고 긴 목, 가는 허리에 풍만한 엉덩이와 허벅지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결국 윌킨슨은 이 인물을 이집트인이 아니라 페르시아 시대의 낯선 외국인 통치자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유적지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외딴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그 후 다른 탐험가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887년, 잊혀졌던 이 유적지는 다시 세인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아마르나 마을의 농부들은 여느 때처럼 황폐해진 농경지의 지력을 높이기 위해 마을 주변의 고대 유적지에서 기름진 흙을 파내고 있었다. 그곳의 고대 건축물은 대부분 진흙에 짚이나 가축의 분뇨를 짓이겨 만든 흙벽돌로 지어졌고, 오랜 세월 부식되면서 아주 훌륭한 비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 농부가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가 빼곡하게 새겨진 단단한 토판 문서 몇 점을 발견하였다. 역사학자들이 해독한 결과 이 문서들은 고대 근동의 여러 나라가 이집트 왕궁에 보낸 외교문서였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아마르나 유적지가 기원전 1350년경 잠깐 동안 이집트의 왕도였던 ‘아케트아텐(Akhetaten)’으로 밝혀진 것이다.

 

* 김성 님은 협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이자 같은 대학 성서고고학 박물관장으로, 성서고고학과 성서지리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09년 5월호,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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