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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탈출기의 열 가지 재앙과 테라 섬의 화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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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2 조회수3,695 추천수1

[성경과 문화] 탈출기의 열 가지 재앙과 테라 섬의 화산 폭발

 

 

이집트의 폭풍우 석비

 

탈출 7-11장에 등장하는 열 가지 재앙 중 마지막 열 번째를 제외한 아홉 가지는, 대부분 이집트의 나일 강 유역에서 가뭄이나 홍수 때마다 자주 발생하던 자연 재해이다. 해마다 여름철에 나일 강이 범람하여 강물이 핏빛으로 물들고, 물이 빠진 후에는 개구리와 파리가 들끓으며, 익사한 동물과 사람의 부패한 사체를 통해 가축과 사람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 번진다. 또 가뭄으로 메마른 아프리카 대륙을 메뚜기 떼가 휩쓸고 지나가 폐허만 남는다. 그런데 일곱째 재앙과 아홉째 재앙의 경우는 우박과 폭우가 쏟아지고 사흘 동안 하늘이 캄캄해져 사막 지대인 이집트와 어울리지 않는 기상 이변에 속한다. 구약성경의 탈출기 외에도 고대 이집트 기록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사건이 있어 우리의 주목을 끈다. 수학 문제들이 기록된 기원전 16세기 힉소스 시대의 한 파피루스 문서 뒷면에는 ‘며칠 동안 암흑 속에서 폭풍우가 몰아쳤다’는 기상 이변이 일종의 낙서 형태로 적혀 있다. 또 기원전 1550년경 이민족 힉소스를 몰아내고 새로운 왕조를 건설한 이집트의 파라오 아흐모세(Ahmose)가 카르낙의 아문 신전에 세웠던 기념비에도 엄청난 천둥소리와 함께 몰아닥친 폭우가 언급되어 있어 이를 ‘폭풍우 석비(Tempest Stele)’라 부른다.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집트에서 어떻게 이러한 기상 이변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전설

 

기원전 35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그의 저서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에서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잃어버린 왕국 ‘아틀란티스(Atlantis)’를 언급하였다. 많은 섬을 거느렸던 아틀란티스 왕국이 거주민의 부도덕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대지진과 홍수로 도시가 파괴되어 사람들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갔고, 결국 섬 자체도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설은 원래 기원전 600년경 아테네의 정치가였던 솔론(Solon)이 이집트를 방문하였다가 그곳 사제들에게서 전해 들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마도 이집트인들은 자신들과 해상무역을 하며 잘 알고 지냈던 에게 해의 해양 문명이 화산 폭발이나 지진 같은 대규모 기상 이변으로 붕괴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연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왕국은 어느 문명을 지칭하는 것일까?

 

* 김성 님은 협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이자 같은 대학 성서고고학 박물관장으로, 성서고고학과 성서지리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09년 6월호,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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