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주석 성경 출간의 의미와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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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01-16 | 조회수8,295 | 추천수1 | |
"주석 성경" 출간 의미 · 내용 객관적이고 명료한 ‘말씀’ 이해 새 지평 열다
- 한국교회가 독자적으로 완역해 선보인 "주석 성경"
「주석 성경」 출간으로 한국교회 공용 ‘성경’을 보다 깊이있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
주교회의는 최근 ‘성경’에 대한 입문과 본문에 대한 각주 및 참고 자료 등을 수록해 "주석 성경"(46배판 / 3868쪽 / 신·구약 합본 10만 원, 신구약 분책 10만 5000원)을 펴냈다.
이 주석 성경은 성경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의 문화와 역사, 지리 등도 폭넓게 해설하고 우리말 표기원칙과 관용적 표현 등에도 일관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일선 사목자들과 신학생들은 물론 신자들과 성경에 관심있는 일반인 누구나 성경 말씀을 더욱 객관적이고 명료하게 알아듣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성경의 주석은 학문 연구만이 아니라 일반 사목활동에서도 필수적인 내용이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누구나 성경 말씀에 대해 올바로 알고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법(제825조 1항)에도 성경에는 필요하고 충분한 해설을 붙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는 분도출판사의 「200주년 신약성서 주해」, 도서출판 일과 놀이의 「해설판 공동번역 성서」 등이 나온 바 있으나, 본격적인 의미의 주석 성경으로는 평가받지 못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주석 성경 출판기념회 인사말을 통해 “한국교회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공부하고, 그것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나누는 측면에서 주석 성경의 발간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주석 성경」은 신자들이 각자 알아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에서 성경말씀을 알아듣고, 세상에서 살아갈 기준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특히 강 주교는 “지난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교황 권고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교회와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귀담아 듣고 연구할 뿐 아니라 더욱 잘 살아가도록 촉구하셨다”며 “「주석 성경」을 통해 보편교회가 제시하는 전망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개척해 나가는데 큰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이형우 아빠스도 “성경말씀은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교회의 거룩한 전통과 가르침을 배경으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며 “「주석 성경」이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오류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와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 아빠스는 “동방정교회와 개신교 형제들의 전통까지 함께 고려한 이 주석 내용은 많은 성서학자들이 인정하는 안정된 균형 감각과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 「주석 성경」이 사목자들의 강론과 교리교육은 물론 모든 신자들의 성경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이 주석으로 우리들의 신앙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빈다”고 전했다.
과정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지난 1988년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성경 번역을 시작했다. 이어 1992년부터 낱권으로 시안을 출판, 번역에 대한 비판과 비평을 수렴해왔다. 그 과정 중 번역 책임을 맡고 있던 임승필 신부가 선종, 위원회는 ‘새 번역 성서 합본위원회’를 구성해 본문 번역을 마무리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2005년 춘계 정기총회를 통해 ‘새 번역 성서’의 제목을 ‘성경’으로 정하고, 한국교회 공용 성경으로 채택했다. 이 결과 2005년 9월 20일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독자적 번역을 통해 완성한 새 「성경」이 출판됐다.
하지만 당시 본문과 주석을 동시에 작업하기엔 어렵다는 판단 아래, 주석은 성경 본문 번역 이후에 별도로 작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새로운 입문과 각주 작업의 가능성을 여러차례 숙고, 프랑스어 「공동 번역 성경」(La Traduction Oecumenique de la Bible, TOB)의 입문과 각주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성서위원회는 주석 성경 위원으로 김건태·김영남·신교선·정영한·정학근·홍승모 신부와 강대인 주교회의 행정실장을 위촉하고 본격적인 주석 성경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위원회는 2006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총 7차례의 주석 성경 독회를 거쳐 낱권의 입문과 각주를 재번역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내용
「주석 성경」은 지난 2005년 출간된 새 「성경」에 입문과 각주 등을 붙여 나온 성경이다. 이 입문과 각주 내용은 프랑스어 「공동 번역 성경」의 주석을 바탕으로 했다.
이에 따라 「주석 성경」은 1992년부터 낱권으로 발간됐던 「신·구약성서 새 번역(구약 1~18권, 신약 1~10권)」에 수록된 입문과 각주를 2004년에 나온 「공동 번역 성경」의 개정판에 따라 재번역하고 보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주요 재번역 부분은 모세오경이다. 또한 위원회는 예언서와 역사서의 입문, 연대표, 지도 등도 충실히 보완했다.
지난 2005년 발간된 「성경」은 가능한 ‘본문’에 충실한 번역과 교회 공용을 목표로 발간됐다. 성서위원회는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내용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공동 번역 성경」이 객관적으로 번역된 새 「성경」의 본문과 잘 부합한다는 평가 아래 최종 번역 본문을 「공동 번역 성경」으로 정했다.
「공동 번역 성경」은 현대 성서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번역본으로 1987년 신구약 합본이 발행됐다. 2004년에는 모세오경의 입문을 완전히 수정한 개정판이 나왔으며, 현재 로마서부터 본문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인 성경이다. 특히 「공동 번역 성경」은 가톨릭뿐 아니라 개신교와 동방교회 학자들이 교파를 초월해 번역에 참가해 완성, 거의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근본주의적 해석을 배제, 객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모든 교회 공동체들의 주석 방법이나 해석 경향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계점도 안고 있다.
특징
성서위원회는 「주석 성경」을 내는데 있어 「공동 번역 성경」의 주석을 단순히 번역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정, 보완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주석 성경」은 성경을 읽는 이들이 본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와 지리, 문화적 배경 등을 충실히 설명했다.
입문에서는 물론 각주에서도 히브리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언어습관을 설명, 번역 자체에 대한 이해를 쉽게 풀어냈다. 반면 본문에 대해 주관적인 해설이나 논란이 되는 신학적 내용 등은 가급적 뺐다. 논란이 되는 본문들은 권위있는 여러 현대 번역본들을 참조, 가장 중립적이고 본문 내용을 잘 번역한 것을 선택해 옮겼다. 각주에는 직역과 다른 번역 가능성도 덧붙여 본문 자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히브리말 수사본, 칠십인역과 다른 그리스말 수사본, 쿰란 수사본, 아람말 역본, 시리아말 역본, 라틴말 역본 등 주요 번역본들을 소개한 것도 특징이다. 위원회가 여러 수사본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본문들의 각주 내용으로 달아, 본문 자체의 문제와 본문 비평의 견해들을 알고 비교해볼 수 있도록 힘을 실은 것이다.
또한 위원회는 본문 자체에 나타난 언어유희와 은유법 등 다양한 문학적 기법들을 되도록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입문과 각주에서도 이를 설명해 본문이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리는데 힘썼다.
아울러 최근 연구 경향에 따라, 모세오경의 주석에서는 ‘문헌 가설’을 거의 내세우지 않고 오래된 이야기와 전승들을 설명했다.
주교회의 사무총장 이기락 신부는 “「성경」은 가능한 한 본문에 충실한 번역과 교회 공용으로 쓴다는 두가지 목표 아래 번역됐지만, 이 두 목표를 한꺼번에 이룬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실제 전례 사용 등에서는 다소 불편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 본문에 충실한 번역이 나왔으니, 이를 토대로 더욱 많은 성서학자들이 진지하고 독창적인 연구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 신부는 “언어는 사회문화적 발전과 더불어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이므로, 하느님의 말씀을 그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야 하는 성경 번역은 늘 새롭게 시작되고 끊임없이 지속돼야할 과제”라며 “이러한 연구 활동이 독자적인 새로운 주석 작업을 촉진하고 나아가 번역문의 개정 또는 새로운 번역으로 이어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석 성경」은 2월 중순부터 구입 가능하다. ※ 구입문의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신문, 2011년 1월 16일, 주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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