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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8: 아라비아에서 다마스쿠스로 되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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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3 조회수4,830 추천수1

[동녘에서 서녘까지,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8) 아라비아에서 다마스쿠스로 되돌아가다


박해자로 떠나 회개한 뒤 핍박받는 자로…

 

 

작가 노트 : 총독은 성문에 보초를 세워 바오로 사도를 잡아들이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리스도인들은 위험에 처한 바오로 사도를 구하고자 밧줄로 묶은 큰 바구니 속에 사도가 들어가도록 한 뒤 캄캄한 밤중에 성문 밖으로 피신하게 했다. 교회의 정점인 베드로와 바오로의 만남은 초대교회의 초석이 됐다. 주님의 무한한 사랑에 힘입은 두 사도가 순교할 때까지 강력한 사랑의 사슬로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봤다.

 

 

"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예수 그리스도 은총에 힘입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이제까지 수천 년을 거쳐 오며 신을 찾아 갈증을 느끼는 모든 영혼에게 양식을 제공해온 그러한 인물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며 유일하다."

 

이 글은 최고의 바오로 연구자들 중 한 분이 쓴 것으로 실제로 바오로를 매우 훌륭하게 설명한다.

 

 

3년 만에 고행자의 모습으로

 

아라비아 사막에서 하느님과 끊임없이 교통(交通)한 3년은 바오로 사도의 감성적 삶과 정신세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다마스쿠스에서 하나니아스가 그들의 첫 만남에서 바오로에게 나타내 보였던 바로 그것을 그의 마음속에서 분명히 이해하게 됐다.

 

"그는 다른 민족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사도 9,15). 이러한 책임의식이 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는 사막에 머물 수 없었다. 그는 후에 "(복음을 전하는 것은)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고 전한다.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전형적인 고행자의 모습으로 사막에서 다마스쿠스로 돌아왔다. 그가 사막으로 떠나있는 동안 다마스쿠스의 정치적 상황은 바뀌어 있었다. 이 도시는 로마 황제 칼리굴라의 대표가 다스렸으나, 나바테아 왕국(요르단 암만에서 서남쪽 150㎞) 아레타스왕에게 양도됐으며, 아레타스왕은 거기에 총독을 세웠다. 히브리인들은 새로운 정부 아래서 상당한 자유를 누렸고 통치자의 후원을 받았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장님이 됐을 때 기꺼이 자신을 유숙시켰던 유다의 집에 다시 머물렀다. 그 다음 토요일에 그는 유다인 회당(Synagogue)으로 갔다. 성경 낭독 후에 그는 설교하기를 청했다. 그의 설교가 진행되고 구약에 근거해 메시아에 대한 모든 예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에서 성취됐음을, 예수가 죽은 후 부활해 살아있음을 증명했을 때 수백 명이 주먹을 쳐들고 그에게 위협을 가했다.

 

"그에게서 물러나라! 변절자다!"

 

그는 간신히 빠져 나왔다. 변절자를 죽이겠다고 맹세한 사람들은 그때에 아랍 총독에게 돈을 줘 자신들의 목적이 달성되도록 설득했다. 총독은 만일 그가 도망치려고 한다면 그를 잡아들이라고 모든 성문들에 보초를 세워놓았다. 다마스쿠스의 그리스도인들은 사도가 위험에 처했음을 알고 피신시킬 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밤늦게 사도를 성 옆에 세워진 집들 중 하나로 데려갔다. 그 집의 위쪽 바닥에 있는 창문에서 그는 바깥을 내다볼 수 있었다. 그들은 준비해 놓은 큰 바구니에 바오로를 들어가게 한 뒤 단단한 밧줄로 묶은 바구니를 성문 밖으로 내려 보냈다.

 

캄캄한 밤중에 그가 길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 예수님이 나타났다. 그가 바닥에 떨어질 것을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그는 감격했고 마음속 깊이 주님께 감사를 드렸을 것이다.

 

바오로가 내려선 곳은 '교회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예루살렘으로 향한 길이었다. 마음속에서 그는 자신보다 앞서 초대교회에서 사도로 불림을 받은 이들과 교통하고 싶은 열망이 일어났다. 앞선 사도들에게 주님 삶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듣기 위해서였다.

 

 

사면초가 곤경에 빠진 바오로

 

먼 길을 걸어온 뒤 성스러운 도시에 다가갔을 때 예루살렘은 그에게 갖가지 복합된 감정을 야기했다. 부제 스테파노를 돌로 쳐 죽인 장소를 지날 때 그가 전율했으리라는 사실은 지금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스테파노여, 제가 여기 있습니다. 당신에게 범한 잘못을 바로잡고 싶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살인자이며 박해자로 떠났으나, 회개한 뒤 핍박받는 자로 다시 돌아왔다.

 

예루살렘에서 바오로의 입지는 유다 정신을 배반했다는 것을 알게 된 유다인들의 적이었고, 그가 얼마나 교회를 잔인하게 핍박했는지를 알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적이라는 사면초가의 특별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 성전 학교에서 바오로의 옛 동기생인 바르나바(그 이름은 '위로자'라는 뜻)는 다른 사람의 영혼으로 들어가는 은사를 가졌다. 그래서 그는 바오로를 데리고 예루살렘에 남아있던 사도들, 곧 베드로와 야고보에게 데려갔다. 바오로는 당시 다른 사도들을 알지 못했다.

 

점잖고 동정심이 많고 항상 친절했던 베드로 사도는 갓 도착한 바오로를 불러 마리아의 집에서 유숙하게 했다. 마리아는 복음사가 마르코의 어머니였고, 바르나바는 마르코의 아저씨였다. 아마도 이 두 사도는 14일간 함께 머물며 나눌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았을 것이다.

 

바오로는 베드로에게서 주님이 행하고 가르친 것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경청했을 것이다. 두 주간에 걸쳐 이뤄진 베드로와의 접촉은 그리스도에 관해 갖고 있던 바오로의 이해를 유다 전통 위에서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바오로는 베드로에게서 주님 삶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주님께서 성찬예식을 행한 최후의 만찬 장소로 함께 가주기를 그에게 청했을 것이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피로 물들은 골고타도 가봤을 것이다. 골고타의 작은 언덕 위에 무언가를 기원하며 고개를 숙인 베드로를 상상해 볼 수 있다. 그가 갑자기 속삭이면서 무릎을 꿇고 "여기입니다"하고 말했다.

 

그래서 바오로는 떨리는 손을 십자가를 세웠던 구멍에 넣었다. 그가 베드로에게 말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케파(베드로),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그들과 나도 전혀 상관없지는 않습니다. 나는 주님 몸인 교회를 박해했습니다. 주님이 저에게 나타나셨을 때, 그분 자신이 저에게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왜 나를 핍박하느냐?' 특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선 저를 용서하시고 저를 사랑하시고 박해자인 저를 바로 구원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대답했을 것이다. "아! 나의 사도 바오로여, 주님은 항상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 분과 3년간 함께 지냈고 그 분의 가르침을 들었고 수많은 기적을 봤고 그 분의 사랑을 봤고 저의 발까지 씻기셨으나, 저는 다음 날 그를 세 번이나 부인했으며 맹세코 그를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이 모든 일들 후에도 재판에서도 나는 그를 알지 못한다고 맹세했던 것입니다."

 

 

베드로와 사랑의 사슬로 묶여

 

그리고 그때처럼 베드로는 눈물을 터트렸을 것이다. "부활 후 나를 용서하시고 그분 곁에 나를 그분의 사도로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붙들어 두셨습니다. 그것은 모든 이에게, 그분을 부정하거나 박해했던 이들에게까지도 베푸시는 우리 주님의 무한한 사랑입니다." 그때 이후 두 사도는 로마 네로 황제 박해로 인해 순교할 때까지 온 생애 동안 강력한 사랑의 사슬로 하나가 됐다.

 

바오로는 예루살렘에 머무르는 동안 바리사이인들과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하려 시도했고 헬라어를 말하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은 메시아라고 설득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로 히브리인들이 그를 죽이려고 들고 일어나게 됐던 것이다.

 

형제들이 그것을 알게 됐을 때 그를 카이사리아로 안전하게 피신시켰고 거기서부터 바오로는 고향 타르수스로 향했다(사도 9,28-30 참조). 그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기도할 때 주님으로부터 이러한 말씀을 들었다.

 

"어서 빨리 예루살렘을 떠나라…. 가거라. 나는 너를 멀리 다른 민족들에게 보내려고 한다"(사도 22,17-21).

 

[평화신문, 2011년 3월 6일, 글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 그림 정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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