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제물: 죄를 용서받으려 바치던 희생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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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07-07 | 조회수3,685 | 추천수1 | |
[성경 속 상징] (120) 제물 : 죄를 용서받으려 바치던 희생물
-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렘브란트 작, 1635년)
제물(祭物)은 제사에 쓰는 음식물, 또는 희생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유교문화에 기반을 둔 우리나라는 조상에게 감사를 드리고 복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이때 제사상에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을 올리는데, 그 음식들에는 각각의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세 가지 탕(湯)과 세 가지 적(炙), 삼색 나물, 삼색 과일 등 제사상에 필수로 올리는 제사음식의 가짓수와 색에는 자연의 섭리와 사람과의 일치됨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고, 기복도 담겨 있다. 또한 제사음식을 준비할 때는 최고의 것을 장만하고, 값을 깎지 않으며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등 부정한 기운이 드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온 정성을 다했다.
고대의 제물은 '희생물'의 의미가 크다. 고대의 희생은 교환이라는 관념이 주를 이뤘는데, 이는 인간이 신에게 희생을 바치는 것은 신으로부터 그 이상의 것을 받기 위함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대에 인간을 산 제물로 신에게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는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한 속죄 희생의 최고 형태로 여겼기 때문이다. 산 제물은 점차 동물로 대신하게 됐다.
성경에서 제물은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바치던 희생물을 의미한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반적으로 양이나 암소 등 동물과 곡식을 제물로 바쳤으며,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짐승의 피를 바쳤다(레위 16,11). 모든 생물의 생명이 피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제물은 철저하게 하느님과 관련성을 갖는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생 제물에 대해 밝히신다. "너희는 나를 위한 희생 제물의 피를 누룩 든 빵과 함께 바쳐서는 안 된다. 또 축제 때 나에게 바친 굳기름을 이튿날 아침까지 남겨 두어서도 안 된다"(탈출 23,18).
특별히 첫 소출은 하느님께 드리는 희생제물이 된다.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맏아들, 곧 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첫아들은 모두 나에게 봉헌하여라. 사람뿐 아니라 짐승의 맏배도 나의 것이다"(탈출 13,2).
성경에서는 제물을 드리는 자체가 하느님께 완전히 속한다는 상징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물을 드리는 행위에서 내면적 의의는 잃어버리고, 그 형식만 남아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시편 40,7).
하느님께서는 제단 위에 바친 제물을 보고 자비를 베푸시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는 마음을 보고 자비를 베푸신다. "하느님께 맞갖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 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시편 51,19). 예언자들도 하느님께서는 내적 제물을 원하시며, 마음과 행동의 변화 없이는 그 어떤 물질적 제물도 의미가 없음을 강조했다.
신약시대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제물로 삼아(1코린 5,7) 최후의 만찬에서 제헌의식을 행하셨고,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심으로써 희생의식을 행하셨다. 세상의 죄를 없애는 희생 제물이 되신 것이다.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1요한 2,2).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1베드 2,5).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하느님께 바쳐야 할 참된 유일한 제물은 '자선 또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친절'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신문, 2011년 6월 26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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