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하느님: 자비로우시고 너그러우신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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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07-24 | 조회수3,226 | 추천수1 | |
[성경 속 상징] (124 · 끝) 하느님 : 자비로우시고 너그러우신 분
- 하느님은 떨기에서 불꽃이 피어나는 가운데 모세를 부르셨다. 그림은 독일 지거 쾨더 신부가 그린 '모세와 불떨기 나무'.
성경에서 하느님처럼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되는 존재가 또 있을까? 물론 많은 사람들 생각처럼 하느님에 대한 비유나 상징은 대부분 종교적이고 성스러운 이미지들이다. 거룩한 장소나 사람, 성물들과 관련이 많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사실 어떤 특정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 분이시다. 온 세상과 모든 이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경에서의 하느님도 성스러운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성경 속 하느님에 대한 언급은 대체로 은유적이다. 그래서 목자(시편 23,1), 설계자이시며 건축가(히브 11,10), 농부(요한 15,1), 혹은 불(신명 4,24)이나 반석(시편 19,15) 등 아주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하느님 상징은 왕이나 임금이다. "하느님, 당신께서 바로 저의 임금님이십니다. 야곱에게 구원을 베푸소서"(시편 44,5). 하느님은 또 종종 율법을 제정하신 분이나 재판관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나는 간음하고 살인한 여자들을 재판하듯 너를 재판하고, 분노와 질투로 너에게 살인죄의 벌을 내리겠다"(에제 16,38).
신약성경에서 가장 인상적인 비유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언급한 것이다. 구약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비유가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우리에게 아버지로 소개해주셨다. 여기서 하느님과의 관계는 인격적이고 더없이 친밀한 생명의 관계임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또한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랑으로 상징된다. 이는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계약을 통해 맺어진 독특한 관계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인의 신을 섬기는 것을 불륜을 저지른 관계에 비유하신다고 전한다(에제 16).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버리지 않고 회개하도록 엄청난 노력을 하신다(호세 2,4). 여기서 하느님은 사랑하는 이에게 깊이 헌신하고 상처받고, 배신당한 애인으로 그려진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시고 너그러우신 분, 위로자로 상징된다. 그래서 하느님은 자주 가난한 자, 겸손한 자, 가족을 잃은 자, 여자, 노동자, 외국인, 노예, 고아 등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 보호자로 묘사된다. "주님은 너그럽고 의로우시며 우리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는 분. 주님은 소박한 이들을 지켜 주시는 분 가엾은 나를 구해 주셨네"(시편 116,5-6).
성경은 상징의 언어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또한 재밌고 흥미롭다. 이와 같은 상징들은 생활의 모든 영역과 존재의 모든 차원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성경의 상징들은 우리 삶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래서 상징은 사람들 생각과 소통의 기본이 된다. 상징 없이 우리는 말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그동안 '성경 속 상징'의 글들이 누군가의 신앙생활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매우 감사한 일이다. 다음부터는 이 지면을 통해 성경을 읽고 공부하면서 느꼈던 궁금증을 찾아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평화신문, 2011년 7월 24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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