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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탈출기: 만남의 천막에서 말씀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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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6 조회수4,277 추천수1

말씀과 함께 걷는다 : 탈출기 - 만남의 천막에서 말씀하시다

 

 

“당신께서는 희생과 제물을 기꺼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의 귀를 열어 주셨습니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소서, 제가 왔습니다.

두루마리에 저에 대하여 쓰여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즐겨 이룹니다.

제 가슴속에는 당신의 가르침이 새겨져 있습니다’”(시편 40,7-9).

 

1,1 주님께서 모세를 부르신 다음, 만남의 천막에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성막은 거룩하신 주님께서 당신 백성 한가운데 머물러 말씀하시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그곳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입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위하여 성소를 만들게 하여라. 그러면 내가 그들 가운데에 머물겠다”(탈출 25,8), “나는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 머물면서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탈출 29,45)고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성막이 완성되는 것으로 탈출기가 끝나고, 주님께서 그 성막에서 말씀하시면서 레위기가 시작됩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은 성막에서 바칠 여러 제사와 제물, 제사를 드릴 사제들의 축성식, 정결법, 축제, 하느님 백성이 거룩해지는 법 등 이스라엘의 경신례에 관한 것입니다. 곧 주님의 말씀으로 이스라엘의 경신례가 시작됩니다. 주님께서 먼저 당신 백성을 찾아오시어 구원을 베푸셨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경신례는 구원해 주신 분에게 사랑으로 응답하는 일입니다. 경신례를 행하여 하느님의 구원 사건을 기억할 때 구원의 은총이 현실화되고, 하느님 백성은 그분의 현존을 느끼면서 그분께서 베푸시는 자유와 해방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중개자 모세를 통해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십니다. 레위기에서 ‘모세를 통해 말씀하신다’는 문구는 수십 차례 반복되는데, 하느님 의 말씀이나 계시를 받는 권위가 모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계시받은 자의 권위를 부각시켜 그가 언급하는 내용이 당신에게서 온 규정이라고 분명히 밝히십니다. 오경에서 이스라엘은 시나이 산에 머물면서 율법을 받았습니다(탈출 19,1-민수 10,10 참조). 그들은 이집트 탈출을 주도하고 광야 생활을 인도한 모세를 통해 받은 모든 경신례 지침, 모든 법과 규정을 레위기에 모아 놓았습니다.

 

시나이 산에서 말씀하시는 분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오신 하느님입니다. 그분께서는 억압받고 고통당하는 이들의 신음을 듣고 인간 역사에 개입하시어 자유와 해방의 역사를 면밀히 주도해 가십니다. 그 멋진 모습이 경신례를 통해 기억되고, 그 사랑이 현존하여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구원의 은총을 받습니다. 이것이 어찌할 수 없는 그분의 본질이자 속성이며, 사람이 이 사실을 알아채면 그분에게 큰 영광이 됩니다. 이렇게 신앙 공동체가 시나이 산에서 중개자 모세를 통해 받은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해 왔기에, 오늘 우리도 그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그분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성막(성전)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이며 거기서 들려 주시는 말씀에는 창조와 구원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막의 역사는 하느님 강복의 역사, 구원의 역사이며 거기서 흘러나오는 은총의 샘물이 오늘도 온 세상을 적시고 있습니다. 성막은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아 내야 하는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현존이며, 그분께서는 거기에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베풀어 주십니다.

 

1,2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이 말씀의 강조점은 ‘이스라엘 자손들’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예배 공동체’로 소명을 받습니다. 그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최종 목적은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면, 너희는 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이다”(탈출 3,12).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을 ‘자유롭게’ 섬기기를 바라셨으니, 그들은 예배 공동체가 되면서 ‘하느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이룹니다.

 

시나이 계약 전체의 정신을 요약한 탈출 19,4-8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바탕으로 맺는 계약의 조건이 ‘율법에 대한 순종’입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사제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됩니다. 사제가 백성 가운데에서 뽑혀 평생 하느님과 가까이 머무르며 그분을 섬기는 경신례를 행하고 하느님 구원의 은총을 선포하듯, 이스라엘도 만백성 가운데에서 선택되어 그분만을 섬기고 증거하고 중재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옛 이스라엘의 소명을 이어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역시 하느님 아버지를 섬기는 사제로 하느님과 세상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1베드 2,5).

 

[성서와함께, 2010년 3월호, 서효경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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