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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신명기: 주님의 말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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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6 조회수3,537 추천수1

말씀과 함께 걷는다 : 신명기 - 주님의 말씀대로

 

 

새해의 표어를 ‘주님의 말씀대로’라고 정하면서 시편과 함께 희망찬 고백을 합니다. “주님, 당신의 말씀대로 당신 구원이, 당신 자애가 저에게 다다르게 하소서. 당신 법규에 희망을 두니 제 입에서 진리의 말씀을 결코 거두지 마소서. 저는 항상 당신의 가르침을 길이길이 지키오리다. 당신 규정을 찾으니 저는 넓은 곳을 걸으오리다. 사랑하는 당신 계명을 향해 제 두 손 쳐들고 당신의 법령을 묵상합니다. 당신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당신께서 그것에 희망을 두게 하셨습니다”(시편 119,41.43-45.48-49). 11,26“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27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들을 너희가 듣고 따르면 복이 내릴 것이다. 그러나 28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들을 듣지 않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에서 벗어나, 너희가 알지도 못하는 다른 신들을 따라가면 저주가 내릴 것이다.”

 

가장 중요한 말씀, 즉 으뜸 계명에 대한 모세의 긴 훈계는 11,26-32에서 끝납니다. 그러나 모세의 두 번째 설교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12-26장에서 법규와 규정을 제시하며 계속됩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하나의 결론이 내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주님께서는 백성 앞에 축복과 저주를 제시하셨고, 이스라엘 백성은 이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5-11장에서 축복의 말씀을 되풀이하시는데, 특히 7,12-16에서 가장 명확히 하시는 축복은 땅과 연결됩니다. 신명기에서는 과거의 약속뿐 아니라 미래에 현실로 이루어질 약속 안에서 땅을 체험합니다. 축복에 대한 이야기는 하느님의 섭리와 돌보심을 항구하게 체험하는 영역, 선한 삶의 근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축복과 저주가 둘 다 언급되었지만, 노아의 축복과 저주(창세 9,25-27 참조), 야곱의 축복(창세 27장; 49장 참조)과 달리 백성에게 곧장 영향을 끼치도록 선포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택의 책임은 이스라엘에게 있습니다. 약속의 땅에서 사는 동안 주님의 뜻에 순종하면 생명과 축복의 가능성이 열리고, 불순종하면 그 땅이 베푸는 혜택과 땅 자체를 상실할 뿐더러, 마침내 죽음까지 초래할 것입니다(신명 28장; 30,15 이하 참조).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도 주님의 뜻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의 갈림길에서 매 순간 선택하며 각자의 미래를 엮어 가야 합니다.

 

26,5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이방인으로 살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수가 많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신명기 법전은 일단 26장에서 종결됩니다. 신명기의 교육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하느님의 가르침은 이 단락에서 끝나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여기서 고백의 어투로 발설된 것을 ‘신앙 고백’이라고 일컫습니다. 6,20-25과 더불어 하느님의 백성 공동체가 신앙을 고백하고, 하느님과 공동체의 구성원들 앞에서 주님의 이끄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6장은 교리문답 형식이고 26장은 전례 기능을 수행합니다. 신앙 고백은 족장들의 삶과 체험, 특히 야곱의 삶과 체험을 회상함으로써 주님과 함께 시작된 이스라엘의 기원 역사부터 언급합니다. 조상들에 대한 기억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들이 떠돌아다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처음 모습과 하느님의 강복으로 완전히 변화된 마지막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신앙 고백에서 핵심적 사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듣는 이집트 탈출 이야기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다루시는 기본 틀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박해와 고통을 당하는 희생자들의 울부짖음이 주 하느님께 다다르면,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고통스런 외침을 들으시고 그 참상을 보시어 그들을 구원하러 오신다고 일러 줍니다. 그래서 해방은 계속되고, 하느님께서 인류를 어떻게 대하시는지 드러납니다. 그분은 땅속에서 부르짖는 아벨의 피의 외침에서 시작하여, 소돔과 고모라 의 희생자들의 부르짖음과 시편의 애가에서 들리는 주인공들의 외침을 거쳐 십자가상에서 하느님께 울부짖는 의로운 ‘수난의 종’의 외침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응답하십니다.

 

신앙 고백은 그 자체가 기도는 아닐지라도, 구원을 체험한 백성이 하느님께 도움을 구하게 하고, 그것을 기억하여 예물을 바쳐 감사드리라고 요청합니다. 그들의 기억은 고난의 기억이고, 강력한 구원의 기억이며, 하느님의 강복과 돌보심의 기억입니다. 그 체험을 기억하고 말하는 것이 바로 신앙 고백입니다. 신앙을 고백함으로써 자신의 신앙과 삶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32,3 “내가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 너희는 우리 하느님께 영광을 드려라. 4바위이신 그분의 일은 완전하고 그분의 모든 길은 올바르다. 진실하시고 불의가 없으신 하느님 의로우시고 올곧으신 분이시다.”

 

모세가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면서 남긴 유언은 율법과 증거의 노래입니다. 이 둘은 역할이 비슷하기에 이스라엘은 그 둘을 배워야 하며 약속의 땅에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32-33장을 보면 이스라엘을 고발하는 노래도 있고, 이스라엘 지파들을 축복하는 노래도 있습니다. ‘모세의 노래’는 주님의 도움을 받은 백성이 그분의 요구를 성취하지 못한 실패를 증거하고, 주님에 대한 의무를 배우기 위해 노래를 부르라고 이릅니다. 그들의 삶에서 주님의 길을 생각하고, 주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는 증거의 노래인 것입니다.

 

[성서와함께, 2011년 1월호, 김연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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