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의 이야기는 과학적 진리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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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10-29 | 조회수3,617 | 추천수1 | |
[성경 속 궁금증] (10) 성경의 이야기는 과학적 진리인가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 없어
성경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 등장 인물들에게는 각각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다. 성경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접할 때 우리는 종종 '사실일까'하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 '사실'에 대한 질문 속에는 '정확성'에 대한 것까지 포함된다. 성경, 특히 구약성경에는 불합리하고 비과학적 부분이 없지 않다.
성경의 사건이 있던 시절에 녹음기나 비디오가 있어서 그 모든 것을 기록해 놓았다면 모를까 성경 안에 모든 사건을 실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그들이 체험한 그 모든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경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겪은 역사적 사실이다. 성경 이야기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었던 일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기록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구약성경에서 많은 부분은 신화적 표현양식(당시 근동에서 사용하던 주된 표현양식)을 사용했다. 그렇다고 성경이 신화라는 것은 아니다. 성경의 사건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을 표현하는 데 신화적 양식을 이용했을 뿐이다.
성경을 읽다 보면 많은 부분이 단절돼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성경이 기록되던 때와 비슷한 사유형태와 환경에서 살았다면, 이처럼 단절된 표현법이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구약성경 시대와 많이 단절돼 있다. 구약성경의 많은 글에는 그 시대 언어적 습속이나 관용구, 상용구 등의 의미가 가려져 있다. 또 생활풍속과 사회풍속, 사고방식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했을 때 성경을 단순히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과 해석방법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해주시던 옛날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옛날 이야기 중에는 허무맹랑한 것도 많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이 속한 가정과 공동체 역사, 문화를 배운다. 이스라엘은 기원전 722년에 북이스라엘이 멸망했고, 기원전 587년에 남쪽 유다왕국마저 몰락했다. 그 후 이스라엘 민족은 바빌론에서 노예로 유배를 당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희망이 사라지고 어둠과 절망만이 남게 됐다. 이러한 참담한 현실에서 이스라엘은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하느님은 정말 계신가? 왜 하느님 백성인 우리가 이런 고통과 수난을 겪어야 하나?"
이 질문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구체적 삶과 실존의 문제였다. 이스라엘 민족은 묵상을 거듭하며 역사에서 신학적 해답을 찾는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 같은 고통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가장 현명한 방법을 선택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천지창조 설화 등을 다음 세대에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이었다. 이 내용들이 나중에 창세기라는 책으로 자연스럽게 모여 기록됐다.
성경 이야기는 하느님 체험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전승되고 편집된 글이다. 따라서 이러한 성경의 형성 과정을 안다면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설화가 과학적 진리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창세기는 자연과학적이거나 역사적 기록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3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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