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마태오 복음6: 율법과 예언서의 완성자, 예수(마태 5,3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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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11-07 | 조회수4,873 | 추천수1 | |
[도란도란 성경이야기] 마태오 복음 (6)
마태오 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모습들 - 율법과 예언서의 완성자, 예수(마태 5,38-48)
지난달까지 우리는 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 중에서 임금으로서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예언자로서의 예수님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은 가르침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당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구약의 내용을 몸소 이루시고 하느님의 궁극적인 뜻을 계시하시는 예언자로 나타납니다. 예언자로서 예수님의 모습은 산상 설교(복음적 담화문, 마태5-7)에서부터 소개되기 시작합니다.
마태오는 예수님을 최초의 유다인 예언자인 모세와 연결하여 묘사합니다. 그래서 마태오는 율법서인 모세오경(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이 다섯 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마태오 복음서도 똑같이 다섯 개의 담화문으로 나눕니다(복음적 담화문, 사도적 담화문, 비유로 된 담화문, 교회론적 담화문, 종말론적 담화문). 마태오는 예수님을 새로운 하느님 백성에게 새 법을 선사하는 새로운 모세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모세로서의 예수님은 산상 설교(복음적 담화문)에서 구약의 율법을 새롭게 해석하고 완성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율법은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일상생활 중에서 새로운 행동 양식을 취하도록 요구합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운 시대, 종말을 준비하는 시대에 들어섰으므로 그에 걸맞게 살아가야 하며 하느님 나라가 갑자기 오는 때에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기존에 모세가 전해준 유다인들의 율법은 변질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율법이 지시하는 바들을 연구했고 그 모든 규정들을 빈틈없이 일상생활에 적용시켰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율법은 사람들에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구속이 되어버렸습니다. 율법의 준수와 형식만 강조되었을 뿐 본래 율법이 지니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이 율법을 통해서 드러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에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새로운 율법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진정한 율법을 완성시킵니다.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율법은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라는 말투로, 옛날의 사고방식에 맞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드러냅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마태5,38-42).”
구약 성경의 규정이었던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탈출21,24; 레위24,20; 신명19,21 참조)’는 하나의 법령이었습니다. 이 법은 손해나 상해를 입었을 경우에 이의 처벌은 실제로 해를 입은 정도를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즉, 정의로운 상태에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법에 편승해서 반드시 복수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율법이 제시하는 바를 근본적으로 파고들어 전혀 새로운 비폭력적인 법을 끌어내십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이것은 구약의 엄격한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또 다른 길, 사랑에 입각한 사고방식을 제시하시는 것입니다.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선(善)으로 되갚는 방법, 그리고 사랑으로 악을 이기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마태오는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의 공동체가 그들이 실제로 겪어야 했던 세상의 불의와 폭력을 사랑으로 없애는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율법을 새롭게 해석하시고 완성하신 예수님의 의도는 다음의 성경 구절로 결론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5,48).” 여기서 마태오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완전해야 한다고 한 것은 그들이 갈라짐 없이 일편단심으로 오로지 하느님께로만 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온전히, 갈라짐 없이, 차별을 두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하느님처럼 완전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을 마태오는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5,45).”라는 구절로 표현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가르침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당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그 가르침을 증거하고 완성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모범으로 보여주신 삶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고 더 나아가 사랑으로 대응할 때 예수님의 새로운 율법에 합당하게 응답하는 완전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참고문헌 : 성서못자리 그룹공부교재 「마태오 복음」, 2010, 기쁜소식, 153-175쪽.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1년 11월호, 사목국 성서사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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