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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로마서: 기도하는 사람,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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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4 조회수5,117 추천수1
[신약의 세계 - 로마서에 기도를 배우다] 기도하는 사람, 바오로


땅끝까지 복음을 전했던 초대 교회의 위대한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인 삶의 특별한 주제인 기도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새해, 교회가 제정한 ‘신앙의 해’에 로마서의 기도 본문을 통해 ‘기도하는 사람, 바오로’의 모습을 따라가며 하느님 앞에서 사는 근본 자세가 무엇인지, 바오로가 전한 ‘복음’에 맞는 삶이 무엇인지 성찰하려 한다.


바오로도 기도하는 사람인가?

기도는 인간의 ‘영적 체험’의 절정이며 인간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내밀한 관계로 들어간다. 하느님에 대한 그리움은 피조물인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초대 교회에서 제자들이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라고 예수님께 요청한 것은 오늘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되풀이되는 기도이기도 하다. 기도를 배우는 데는 여러 가지 길이 있지만 성경의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기도의 본질과 자세를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다. 구약의 아브라함, 모세, 다윗과 솔로몬부터 신약의 예수님, 사도들, 마리아에 이르기까지 성경은 다양한 기도의 인물을 소개한다. 그렇다면 신약성경 서간 대부분을 쓴 사도 바오로도 성경의 ‘기도하는 사람’ 대열에 포함될 수 있을까?

바오로가 신학자와 선교사이기 전에 먼저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서간 곳곳에서 드러난다. 바오로는 서간을 시작할 때마다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린다. 그에게 기도는 신자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자신이 복음을 전해 준 신자들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항상 하느님에 대한 감사 기도가 터져 나오게 한다. “먼저 여러분 모두의 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온 세상에 알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로마 1,8).

바오로는 항상 스스로 먼저 기도하고 신자들에게 기도하라고 권고한다. 첫 서간인 테살로니카 1서부터 거의 마지막 서간인 로마서에 이르기까지 기도하라는 권고를 되풀이한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로마 12,12).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바오로의 권고를 실천하기 위해 교부들은 사막으로 들어갔다. 그 말씀에 영감을 받은 성인 성녀들은 성령에 이끌려 깊은 기도 생활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았다.

바오로는 신자들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자주 한다. 그는 신자들의 기도가 그의 선교에 협력하는 중요한 영적 지원이며, 기도의 힘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사랑으로 여러분에게 부탁드립니다. 나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나와 함께 싸워 주십시오”(로마 15,30).

바오로에게 기도는 단지 개인적 내면생활의 한 측면에 머물지 않는다. 그에게 기도는 내적 사도직으로 하느님의 아들에 대한 복음을 전하는 외적 사도직과 병행한다. 바오로는 열렬한 복음 선포자이자 하느님께 무릎을 꿇고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그분 아드님의 복음을 선포하며 내 영으로 섬기는 하느님께서 나의 증인이십니다”(로마 1,9).

[성서와함께, 2012년 1월호, 임숙희 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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