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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예언서 여행: 하까이 예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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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8 조회수3,993 추천수1
[예언서 여행] 하까이 예언서 (1)


12 소예언서 가운데 마지막 세 권인, 하까이서와 즈카르야서, 그리고 말라키서는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이 받게 될 구원이 역사의 현장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다룬다.


1. 하까이 예언자는 누구인가?

‘나의 축제’ 또는 ‘순례 축제 가운데 (태어난) 이’라는 의미를 지닌 ‘하까이’ 예언자의 이름은 ‘(순례) 축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명사 ‘하그’ 또는 ‘(순례) 축제를 지내다’는 의미를 지닌 히브리어 동사 ‘하가그’에서 파생되었다. 하까이 예언자는 즈카르야 예언자와 함께 유다 총독인 즈루빠벨과 대사제 예수아, 그리고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폐허로 방치된 예루살렘 성전을 복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에즈 4,24-5,1; 6,14; 즈카 1,16).


2. 하까이 예언자가 활동하던 역사적인 배경

기원전 587년 신바빌론 제국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기원전 605∼562년)은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성전을 파괴한 후 임금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바빌론으로 끌고 갔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흐른 기원전 539년에 고대 근동의 정세를 뒤바꾸는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페르시아의 황제 키루스(기원전 559∼529년)가 바빌론에 무혈 입성해 신바빌론 제국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기원전 538년 키루스 황제는 칙령을 내려 그동안 바빌론에 잡혀와 살던 소수 민족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그들에게 종교의 자유까지 보장해 주었다. 이에 따라 기원전 537년에 세스바살이 이끄는 일부 유다인들이 고국 땅으로 돌아와 하까이와 즈카르야 예언자의 권고에 따라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서 하느님께 합당한 제사를 봉헌할 제단을 세우고(에즈 3,1-6)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하였다(에즈 3,7-12).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마리아 주민들의 적대적인 행위(에즈 3,7-13; 4,1-5 참조)로 성전은 기원전 520년까지 폐허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기원전 522년 캄비세스 2세가 이집트 원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갑자기 사망한 이후 페르시아 제국 내부에는 왕위 계승을 둘러싼 혼돈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캄비세스 2세의 군대는 왕족 출신으로 이집트 원정 길에 오른 다리우스 1세(기원전 522∼586년)를 황제로 추대했지만, 페르시아 전역에서 계속된 반란으로 인해 다리우스 1세는 기원전 520년에야 비로소 왕권을 온전하게 다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까이와 즈카르야 예언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내외적인 혼란을 야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 안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시는 ‘시대의 징표’로 이해했다. 그들은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페르시아 내부의 정치적인 혼란은 이교도 통치의 종말과 메시아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며, 다윗의 자손으로서 유다 총독인 즈루빠벨(1역대 3,17-19)을 머리로 하여 ‘다윗 집안’, 즉 ‘메시아의 나라’가 다시 일어선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그들은 먼저 하느님의 현존의 장소로서의 예루살렘 성전이 복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에제키엘 예언자와 제2 이사야 예언자가 예고했던 것처럼 예루살렘을 떠났던 ‘야훼 하느님의 영광’(에제 10,18-22)이 마침내 당신 백성 이스라엘 민족에게로 돌아와 시온에 있는 당신 어좌, 즉 예루살렘 성전에 좌정하실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이사 52,7-10; 에제 43,4-5).


3. 하까이서의 내용

1) 예루살렘 성전 재건의 촉구(하까 1,1-11)

하까이 예언자는 먼저 ‘주님의 집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라고 촉구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예루살렘 성전 재건 공사를 미루고 있는 귀환자들을 향해 하까이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신앙의 중심지인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아무리 애써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려고 한다 해도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질책하면서(1,5-6.10-11) 하느님의 영광이 머물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 가장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한다. [2011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예언서 여행] 하까이 예언서 (2)


2) 성전 재건의 시작(하까 1,12-15a)

스알티엘의 아들 즈루빠벨 총독과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를 비롯해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백성이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촉구하는 하까이 예언자의 말을 귀담아 듣고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다리우스 임금 제이년 6월 24일)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한다.

3) 새로운 성전의 영광(하까 1,15b-2,9)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위한 이스라엘 백성의 열정은 일깨워졌지만 재정적인 이유와 솔로몬 임금이 지은 옛 성전을 기억하는 이들이 자신들이 재건하기 시작한 성전이 너무나 초라하게 보여 용기를 잃고 만다. 하까이 예언자는 이들에게 새 성전이 솔로몬 임금이 건축한 성전에 비해 비록 영화롭지 않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영이 새 성전에 머물 것이며(2,5), 하느님께서 모든 민족들의 보화가 성전에 쌓이게 하실 것이기 때문에(2,7), 새 성전의 영광이 옛 성전의 영광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말로 백성을 격려한다(2,9).

4) 제의적인 정결과 부정의 문제(하까 2,10-19)

하까이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 재건축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백성 전체가 하느님 앞에서 부정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들의 경제적인 삶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을 재건하는 것은 그들이 하느님 앞에서 회개와 속죄의 행위를 실천하는 길이며, 그러한 백성들의 노력과 정성을 보신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실 것이라는 가르침을 선포한다. 왜냐하면 성전을 재건하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건물 하나를 건축하는 공사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에게로 돌아섰다는 가시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5) 주님께서 즈루빠벨을 선택하시다(하까 2,20-23)

하까이 예언자는 다윗 왕조의 마지막 왕손인 즈루빠벨에게서 메시아에 대한 희망을 본다. 하느님께서 세상의 왕국들을 뒤엎고 그 왕좌의 권세를 꺾으실 때에 다윗 가문의 후손인 즈루빠벨을 당신의 ‘인장 반지’처럼 만들어 주실 것이다. “그날에 스알티엘의 아들, 나의 종 즈루빠벨아 … 내가 너를 받아들여 너를 인장 반지처럼 만들리니 내가 너를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하까 2,23).


4. 하까이서의 중심 신학사상

1)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과 하느님의 현존

하까이 예언자에 의하면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닥친 가뭄과 흉작은 그들이 하느님의 현존의 장소인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데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 너희는 많이 거두기를 바랐지만 얼마 거두지 못하고 집으로 거두어들인 것조차 내가 날려 벼렸다. 무슨 까닭이냐?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 내 집이 무너져 있는데도 너희가 저마다 제 집 돌보는 데에만 바빴기 때문이다”(하까 1,7.9). 하까이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을 재건하는 것은 주 하느님을 향한 그들의 믿음을 가늠하는 척도이며, 하느님께서 성전과 그곳에서 거행되는 전례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머물게 되면 그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를 지나는 동안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시는 만남의 천막을 중심으로 살았던 것과 같은 현상이다. [2012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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