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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속의 인물: 성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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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3 조회수3,877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성막(聖幕)


성(聖)이란 단어는 귀 이(耳), 입 구(口), 맡길 임(任) 세 글자의 합성어다. 거룩하게 된다는 것은 귀와 입에 달렸다는 암시다. 고대 로마어로 ‘거룩하다’는 쌍뚜스(sanctus)다. 영어의 세인트(saint, 聖人)는 이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어원은 ‘분리하다’, ‘잘라 버리다’라는 동사에서 왔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거룩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소리를 듣고 좋은 말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은 잘라 버리고 분리시켜야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것이 하늘에 속한 것인지 애매할 때도 많다. 그러기에 예부터 이러한 작업을 담당하는 신분이 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제관 계급’이었고 레위지파에서 이들을 배출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아야 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자신들의 임의대로 전달할 수 없었다. 성막은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그러기에 그곳엔 언제나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고 믿었다. 성막은 히브리말 미쉬칸(Mishkan)의 번역이다. 미쉬칸은 ‘계시는 곳’, ‘거주지’라는 의미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40년간 방황했다. 일 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를 그토록 오랫동안 떠돌아다닌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불신이 자초한 보속이었다.(민수 14,33) 이후 그들은 모세의 명령에 충실했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모양새를 갖추어 갔다.

성막은 이 시기 만들어진 이동식 성전이다. 설계자는 모세였다. 최초의 성막은 단순한 천막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형태가 보완되었다. 성막의 중심은 ‘지성소’라고 불리는 작은 공간이다. 이곳에는 금으로 된 분향제단과 ‘계약의 궤’를 두었다.(히브 9,3-4) ‘계약의 궤’ 안에는 만나를 담았던 금 항아리와 싹이 돋았던 ‘아론의 지팡이’와 2개의 십계판을 넣었다. 한편 지성소 앞은 ‘성소’라고 부르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이곳에는 등잔대와 제사 빵과 향을 피우는 제단이 있었다. 이 두 공간을 천막으로 감쌌다.

‘성소’ 앞에는 뜰을 만들었고 이곳에 번제를 드리는 제단과 물두멍(물을 길어 붓는 큰독)을 두었다. 그리고 구조물을 보호하는 울타리를 쳤고 외부에서 보지 못하도록 세마포로 덮었다. 이것이 모세 시대의 성막이다. 울타리 내부는 길이가 13.5m 폭은 4.5m 이었다. 문은 반드시 동쪽을 향하도록 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는 언제나 성막을 한 가운데 두고 숙소를 만들었다. 성막을 중심으로 서로 마주보며 살았던 것이다. 전쟁이나 재앙이 일어나도 성막을 중심으로 진을 쳤다. 그리고 모든 결정은 성막의 뜰에서 이루어졌다.

기원전 957년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예루살렘 성전을 완공했다. 당연히 성전의 중심은 지성소였다. 그리고 장엄한 예식을 통해 ‘계약의 궤’를 그곳으로 모셨다. 그런 뒤에는 성막 안의 모든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성전 안으로 옮겨갔다. 이후 성막은 자연스럽게 역사에서 사라졌다.

[2008년 11월 16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삼천포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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