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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속의 인물: 아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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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3 조회수3,491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아람어


아람어는 원래 아람국의 언어였다. 이스라엘과 북쪽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수없이 전쟁을 일으켰던 나라다(1열왕 20,1-2). 수도는 다마스쿠스였고 이들의 후신이 지금의 ‘시리아’다. 문둥병에 걸렸다가 예언자 ‘엘리사’를 만나 완쾌된 ‘나아만’ 장군은 아람국의 군인이었다(2열왕 5,1-19).

아람어는 이스라엘의 문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예수님께서도 히브리어가 아닌 ‘아람어’를 사용하셨다. 신약성경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발음 그대로’ 기록한 말이 있다. ‘에파타’(마르 7,34) ‘탈리타 쿰’(마르 5,41)과 같은 말이다. 주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자 곧바로 기적이 일어났기에 놀란 목격자들이 ‘발음 그대로’ 전했던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람어다.

히브리어는 아브라함의 가족이 그들의 고향이었던 ‘우르’에서 사용했던 말이다. 우르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 있던 도시국가로 현재는 ‘이라크’에 속한다. 이들은 진흙으로 빚은 점토판에 문자를 새긴 뒤, 말리거나 구워 ‘토판 문서’를 만들어 사용했다. 그러니까 최초의 히브리어는 메소포타미아 언어의 한 갈래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 정착했고 히브리어는 가나안어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 야곱의 후손들은 이집트로 이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400여 년을 살았다. 이집트어와 부딪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히브리어는 주변문화의 영향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 언어다. 결코 독보적인 언어는 아닌 것이다.

이스라엘은 기원전 8세기부터 시련을 겪는다. BC 722년, 아시리아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주민들을 포로로 끌고 갔다. 그리고 수도 ‘사마리아’에는 외국인을 이주시켰다. 그들은 아람어를 사용하는 이방인들이었다. 아시리아는 남쪽의 유다도 공격하는데 ‘랍 사케’ 장수는 투항을 권유하면서 아람어와 히브리어를 동시에 사용했다(2열왕 18,26). 당시 아람어가 공용어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유다국은 바빌론의 식민지가 되었고 주민들은 아람어 문화권에서 살아야 했다.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의 ‘고레스’ 임금은 메소포타미아를 통일한다. 그는 제국의 공용어로 아람어를 채택했다. 왕국의 행정 언어가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람어는 당시 근동지역의 상용어가 되었고 200년 넘게 지속되었다. 기원전 3세기부터는 희랍이 근동을 지배했지만 민중들의 언어는 여전히 아람어였다. 유다인 역시 바빌론 포로시대부터 아람어를 사용했고 히브리어는 종교적인 용어로 남아 있었다.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알파벳이 같고 문법 규칙도 비슷하다. 오늘날 아람어는 히브리어의 방언으로 간주되고 있다.

[2010년 5월 2일 부활 제5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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