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의 인물: 에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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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10-14 | 조회수6,833 | 추천수1 | |
[성경 속의 인물] 에녹 에녹은 셋의 계보로 아담의 6대손에 해당된다. 카인의 후손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경에서 최장수 인물로 기록된 므투셀라는 그의 맏아들이었다. 므투셀라는 969년을 살았으며(창세 5,27), 그의 손자가 노아다. 창세기에 의하면 에녹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늘로 사라졌다. 유다 전승에는 그가 죽지 않고 승천한 것으로 되어 있다(히브 11,5).
이렇듯 찬란한 기록을 가진 에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스라엘은 그를 신비에 쌓인 인물로 여겼다. 죽지 않고 사라졌다는 기록 때문이다. 따라서 압제에 시달리던 후기 유다인들에게는 매혹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리하여 에녹의 이름을 차용한 신비주의 저작을 많이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외경으로 분류된 ‘에녹서’ 3권이다. 이 책들은 영지주의(靈知主義) 색채가 짙어 초대교회 교부들이 경계했던 저작이다. 영지주의는 그노시즘(Gnosticism)의 번역이다. 이 단어는 희랍어 그노시스(Gnosis)에서 유래되었다. ‘신비스럽고 비밀스런 깨달음’이란 의미가 그노시스다. 따라서 영지주의는 신앙의 핵심을 직관적 논리와 환상적 체험으로 재해석하려는 모든 시도를 가리킨다. 한편 고대사회에서 성행했던 ‘혼합주의 종교’ 역시 그노시스의 한 부류로 보고 있다. 아무튼 초대교회는 에녹을 성인으로 섬기지 않았고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동방교회의 한 갈래인 아르메니아 정교회는 에녹을 성인으로 공경하며 7월 30일을 축일로 지내고 있다. 서방교회는 에녹서를 위경으로 보지만 동방교회에서는 성경의 일부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에서도 에녹은 예언자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다. 창세기의 기록에는 에녹이 65세부터 300년 동안 주님과 함께 지내다 사라진 것으로 되어 있다(창세 6,21-24). 신화적 표현이라 하더라도 이렇듯 경건하게 살다 간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그에 관한 다른 기록은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삶이 지극히 평범했다는 말이 되겠다. 에녹의 일생은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특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예다. 에녹이란 이름에는 ‘순종하는 자, 바치는 자’란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 사신 분임을 알 수 있다. 창세기 4장에도 에녹이란 이름이 등장하는데(창세 4,17) 그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다른 인물로 카인의 맏아들이다. [2011년 11월 20일 연중 제34주일(그리스도 왕 대축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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