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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속의 인물: 십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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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4 조회수3,851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십일조


아브라함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이름을 바꾼다(창세 17,5). 바꾸기 전에는 아브람이었다. 이때의 일이다. 어느 날 조카 롯이 부족들 싸움에 휘말려 포로로 잡혀간 것을 알게 된다(창세 14,12). 아브람은 즉시 종들을 무장시켜 조카를 구해왔다. 그러자 인근 족장들이 환대했다. 그중 한 사람이 ‘멜키체덱’이다. 그는 빵과 포도주를 가져와 축복했다. 그러자 아브람은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창세 14,21). 이것이 십일조와 연관된 첫 기록이다.

이사악의 아들 야곱은 형을 속이고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챈다. 형 에사우가 앙심을 품자 어머니 레베카는 야곱을 ‘하란’의 친정으로 보냈다(창세 27,43). 가는 도중 야곱은 꿈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었다. 삶의 확신을 얻게 된 야곱은 이렇게 말한다. “제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바치겠습니다.”(창세 28,21-22) 십일조와 연관된 두 번째 기록이다.

이후 모세 시대를 거치면서 십일조는 율법으로 정착된다. 누구든 수입의 1할을 바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만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십일조는 당시 중근동국가들이 채택한 일종의 조세제도였다. 따라서 히브리인들은 세금으로 소득의 1/10을 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수입원으로 레위지파 사람들을 지원했다. 대신 그들은 성전 일에만 전념해야 했다. 한편 레위인도 십일조를 바쳤고(민수 18,26), 사제들은 그들이 바치는 ‘십일조의 십일조’로 생활했다.

십일조는 말 그대로 십분의 일이다. 고대사회에서 1/10의 헌납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열(10)은 모든 것을 의미하는 숫자였다. 그리고 일(1)은 그중의 출발이며 대표성을 띈 숫자였다. 따라서 바치는 행위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라는 암시였다.

예수님 시대에도 바리사이들은 십일조를 지켰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루카 18,12) 그들은 채소밭에 심은 푸성귀도 10분의 1을 바쳤다(루카 11,42). 하지만 현대 유대교는 십일조 제도를 폐지했다. 성전에 봉사하는 레위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도 십일조 헌금을 채택하지 않았고 박해 시대에도 십일조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동방교회는 처음부터 십일조를 반대했고 로마교회는 중세기를 거치면서 매우 성행했지만 지금은 폐지되었다.

[2012년 2월 5일 연중 제5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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