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바빌론 유배 후의 축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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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12-15 | 조회수2,936 | 추천수1 | |
[말씀의 자리] 역사서 해설과 묵상 23 : 바빌론 유배 후의 축제 모세오경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기원전 538년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뒤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생겨난 축제는 ‘푸림절’, ‘제단 봉헌축일’, ‘니카노르의 패배 기념일’이다. 푸림절과 제단 봉헌축일은 오늘날까지도 유다인들이 거행하는 명절이다.
푸림절은 12월(아다르월) 14일에 시작하여 그 다음날까지 지내는 명절이다. 푸림절의 유래는 에스테르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페르시아에 살던 유다들이 에스테르의 활약으로 사악한 하만의 계략에서 구출된 사건을 기념하려고 푸림절을 지내게 되었다(에스 9,17-32 참조). 푸림절은 마카베오기 하권 15장 36절에 처음으로 나타나는데 ‘모르도카이의 날’이라고 부른다. 기원후 1세기 유다인 역사가 요셉푸스의 《유다 고대사》는 페르시아의 유다인들이 원수에게 복수한 것을 기념하려고 아다르월 14일과 15일에 푸림절을 거행했다고 말한다. 랍비 문헌에 따르면 사람들은 아다르월 13일에 단식을 하고 그날 저녁 집안의 모든 등불을 밝히고 회당으로 향했다. 아다르월 14일과 15일은 기쁨의 날이었다. 이날에도 회당에 가서 에스테르기의 말씀을 들었다. 푸림(Purim)은 ‘제비’ 또는 ‘주사위’를 뜻하는 ‘푸르(Pur)’의 복수형 명사다. 여기서 이 축제의 이름이 생겨났다(에스 3,7; 9,24 참조). 기원후 200년경 완성된 유다교의 가장 오래된 규정집 미슈나(Mishnah)가 증언하는 것처럼 푸림절은 이미 그때를 전후로 거행되어왔다. 그러나 푸림절의 기원은 불확실하다. 에스테르기의 내용이 역사적이기보다는 민담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동방 디아스포라의 유다인 공동체가 페르시아의 신년행사를 변형한 데서 온 것 같다. 에스테르기의 히브리어 텍스트가 하느님의 이름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누카(Hanukkah)’라고도 하는 제단 봉헌축일은 9월(키슬레우월) 25일부터 10월(데벳월) 2일까지 8일 동안 지내는 명절이다. 마카베오기 상권 4장 36-59절과 마카베오기 하권 10장 1-9절에 언급된 대로, 기원전 164년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에 짓밟힌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을 유다 마카베오가 정화하고 새롭게 봉헌한 사건을 기념한다. 최초의 제단 봉헌축일은 초막절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졌다(2마카 10,6 참조). 마카베오기 하권 1장 9절은 제단 봉헌축일을 ‘키슬레우월의 초막절’이라고 부른다. 봉헌축일과 초막절을 연관시키는 관습은 열왕기 상권 8장 65절에서 온 것 같다. 솔로몬 성전 봉헌 축제가 초막절 기간 중 7일 동안 열렸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뒤에 제2성전 제단도 초막절 축제 때 봉헌되었다(에즈 3,3-4 참조). 이 축제는 기원전 124년부터 거행되었는데(2마카 1,9 참조),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8일 동안 매일 밤 집 앞에 등불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예식이다. 신약성경 역시 성전 봉헌 축제를 언급하며(요한 10,22 참조), 요셉푸스는 《유다 고대사》에서 봉헌축일을 ‘빛의 명절’이라고 부른다. 미슈나(Mishnah)는 봉헌축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데, 이런 침묵은 정통 유다인들이 하스모네 왕가(기원전 142-63년 유다인들의 독립시기에 유다를 다스린 유다 마카베오 가문의 왕가)에 품었던 적대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축제의 의미는 겨울의 어둠 한 가운데서 빛을 밝히는 것이고, 더 나아가 세상의 어둠 한가운데서 빛을 밝히는 것이다. 봉헌축일이 그리스도교의 성탄절 즈음에 오기 때문에 오늘날 유다인들에게 큰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봉헌축일에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 니카노르 패배 기념일은 시리아의 니카노르 장군을 패배시킨 것을 경축하는 날로서(1마카 7,49; 2마카 15,36 참조) 12월(아다르월) 13일에 거행되었다. 나중에 푸림절의 일부로 편입되어 독립된 축제가 되지 못했다. 묵상주제 “온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로 엎드려, 자기네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주신 하늘을 찬양하였다. 그들은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과 감사 제물을 드렸다”(1마카 4,55-56). [2012년 12월 9일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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