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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구약성경과 신들2: 구약성경의 무대, 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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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9 조회수2,647 추천수1
[주원준 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 (2) 구약성경의 무대, 근동

교역의 요충지에 있던 약소국


구약성경의 무대는 지금의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등이 있는 중동 지역이다. 그렇다면 고대(古代)는 어느 시대를 가리킬까?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그리스군을 이끌고 동방을 원정해 페르시아 제국을 붕괴시켰다. 이때가 B.C.332~B.C.330년께다. 토착 지배민족인 페르시아 제국은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종말을 맞았다. 그래서 알렉산더의 동방원정을 '고대 근동의 종말'이라고 한다. 구약성경의 시간적 무대는 인류 최초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된 B.C.3300년부터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복한 시기까지다.


구약신학과 구약학

'구약신학'은 구약성경의 신학이다. 구약성경의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공부하는 학문이다. '구약학'은 구약성경과 관련된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도 구약학의 대상이다. 구약학은 언어와 사회ㆍ역사학적 접근을 비롯한 고대 근동 문화와 종교까지 다룬다.

구약학은 구약신학의 기초다. 신학적으로 말해 구약신학은 구약학의 꽃이다. 구약학과 구약신학은 고대근동학의 기반 위에서 더욱 풍부해진다.

고대 근동은 하나의 '세계'였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꽃을 피웠다. 그들은 활발히 교류하면서 살았다. 실제로 이집트에서 인기가 높았던 오시리스 신상은 아나톨리아 반도와 유프라테스 강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이집트 파라오의 문서 창고에서는 동쪽의 아시리아 제국에서 보낸 외교문서가 상당히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교역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중요한 교통로에 있는 고대 이스라엘에 고대 근동의 문물이 흘러들어오고 나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장사를 했다. 주변 민족과 물건을 교환하고 영수증을 주고받았으며, 편지와 외교문서를 교환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또는 중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주변 민족과 교류하면서 상대방 문화와 종교에 익숙해졌다. 고대 이스라엘 문화는 이렇게 다양한 민족과 언어가 다채롭게 뒤섞인 문화를 먹고 자랐다.

고대 이스라엘은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약소국이었지만, 하느님은 이집트나 바빌론과 같은 크고 강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으셨다. 강대국 속에 끼인 작은 나라를 당신의 백성으로 선택하셨다. 하느님은 언제나 작고 약한 존재를 통해서 당신의 큰 뜻을 이루신다. 구약성경에 고대 근동 신화의 자국이 크게 남은 이유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신화적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다. 풀과 나무와 짐승에 영험함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고, 하늘과 산을 섬기는 일을 당연시 여겼다. 합리주의와 과학의 언어에 익숙한 현대인은 고대 근동 종교의 종교심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하늘과 달, 바람, 강 등을 말할 때 하늘은 저 높이 우주까지 뻗은 공간이고, 달은 지구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며,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고대 근동인들은 하늘은 거룩한 신이 또는 신들이 사는 곳으로 여긴다. 달은 밤하늘의 별을 지배하는 존재이며, 바람은 성령처럼 우리에게 불어와 하느님 숨결을 알려주는 존재라고 여긴다.


신화의 언어라고?

신화를 공부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많다. 비과학의 언어, 혹은 낡은 언어로 여긴다. 고대 근동 신화의 언어를 알아야 구약성경의 내용과 고대인들의 정서를 알 수 있다.

신화는 과학과 달리 '의미'와 '상징'을 전달한다. 의미와 상징을 표현하고 전달하기에 가장 적절한 방식이다. 구약성경은 신화적 언어와 매우 비슷한 언어로 쓰였다. 성경은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기보다 더 심원한 것, 단순한 사실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약성경에는 신화의 언어가 매우 풍부히 사용되고 있다.

구약성경은 하느님 말씀이자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경전이다. 구약성경은 분명히 하느님 한 분께만 정성과 마음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구약성경은 이스라엘이라는 고대 국가의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고대 이스라엘의 배경, 곧 고대 근동 세계를 이해해야 구약성경을 알 수 있다. 구약성경의 모든 표상을 깊게 들여다보면 그 밑바닥에 수천 년간 일어났던 다양한 교류와 소통이 전제됨을 알 수 있다.

고대 이스라엘 신학자들이 이웃 민족 종교에 상당히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대응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웃 종교의 다양한 표상을 접하며 깊이 성찰했고, 고유한 자신의 신앙으로 결국 훌륭하게 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고대 근동 종교의 표상들은 구약성경을 풍부하게 살찌웠다.

[평화신문, 2013년 1월 20일, 정리=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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