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리]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13: 예리코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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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1-19 | 조회수3,167 | 추천수1 | |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13) 예리코 1 예리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도시이다. 그리고 예리코는 구약뿐 아니라 신약성경에도 등장한다. 그래서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도시의 터는 구약 시대의 예리코, 신약 시대의 예리코, 그리고 오늘날의 시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 위치와 지형 루카 10,29-37에서 예수님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신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이 말씀은 예루살렘과 예리코의 지형적 위치를 잘 표현한다. 예루살렘은 평균 해발 760m에 있는데, 이곳에서 동쪽으로, 즉 유다 광야로 39km 가량 내려가면 해수면 보다 258m 낮은 곳에 예리코가 위치한다. 따라서 예루살렘과 예리코의 고도차는 1,000m나 된다. 예리코는 사해에서 북서쪽으로 약 11km 떨어져 있고, 요르단 강에서는 서쪽으로 약 8km 되는 지점에 있다. 예리코는 유다 광야의 경계에 해당하는데 오늘날의 시가지에서 북쪽으로 약 2km 가면 분당 4,500 리터의 물을 내는 술탄 샘(En es-Sultan)이 있다. 물이 귀한 이 지역에서 큰 샘인 셈이다. 이처럼 물이 풍부한 까닭에 예리코에는 직경 5km의 초원이 형성되어 있다. ■ 구약성경의 예리코 예리코에는 일찍이 종려나무가 많이 재배되었는데 신명 34,3에 따르면 “종려나무 성읍 예리코”로 소개된다. 여호 2,1-6,27에는 예리코 점령 이야기가 서술된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의 광야 생활을 거친 후 여호수아의 영도 하에 요르단 강을 건너 약속의 땅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을 가로막았던 성읍이 바로 예리코였다. 하느님은 여호수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보아라, 내가 예리코와 그 임금과 힘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주었다. 너희 군사들은 모두 저 성읍 둘레를 하루에 한 번 돌아라. 그렇게 엿새 동안 하는데, 사제 일곱 명이 저마다 숫양 뿔 나팔을 하나씩 들고 궤 앞에 서라. 이렛날에는 사제들이 뿔 나팔을 부는 가운데 저 성읍을 일곱 번 돌아라. 숫양 뿔 소리가 길게 울려 그 나팔 소리를 듣게 되거든, 온 백성은 큰 함성을 질러라. 그러면 성벽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여호 6,3-5)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말씀대로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이렛날에 “사제들이 뿔 나팔을 부니 백성이 함성을 질렀다. 백성은 뿔 나팔 소리를 듣자마자 큰 함성을 질렀다. 그때에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백성은 저마다 성읍을 향하여 곧장 앞으로 올라가서 그 성읍을 함락하였다.”(여호 6,20) 엘리야와 엘리사 시대에는 예리코에 예언자들의 학교가 있었다. 2열왕 2장의 해당 본문은 다음과 같다. “엘리야가 또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주님께서 나를 예리코로 보내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사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고 스승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저는 결코 스승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예리코로 내려갔다. 예리코에 있던 예언자 무리가 엘리사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주님께서 오늘 당신의 주인님을 당신에게서 데려가려고 하시는데 알고 계십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나도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하시오.’”(4-5절) “예리코에서 온 예언자 무리가 멀리서 그를 보고, ‘엘리야의 영이 엘리사에게 내렸구나.’ 하고 말하였다.”(15절) 그리고 엘리사가 예리코 근처의 샘을 정화한 이야기는 2열왕 2,18-22에 나온다. “(그들이) 예리코에 머물러 있는 엘리사에게 돌아왔다. 엘리사는 그들에게 ‘내가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소?’ 하고 말하였다. 성읍 사람들이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어르신께서 보시다시피 이 성읍은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이 나빠서 이 땅이 생산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이 말에 엘리사는 ‘새 그릇에 소금을 담아 가져오시오.’ 하고 일렀다. 그들이 소금을 가져오자, 엘리사는 물이 나오는 곳에 가서 거기에 소금을 뿌리며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 물을 되살렸으니, 이제 다시는 이 물 때문에 죽거나 생산력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자 그 물은 엘리사가 한 말대로 되살아나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샘이 바로 오늘날에도 술탄의 샘이라고 부르는 “엘리사의 샘”이다. ■ 요세푸스의 예리코 요세푸스는 『유다 전쟁사』 4권 459-475에서 예리코에 대하여 매우 아름답게 묘사한다. 이 기록은 앞서 살펴본 2열왕 2,18-22의 이야기를 확대한 것이다. 〈그리고 예리코 근처에는 들판을 적셔주기에 풍부하게 넘치는 샘이 있었다. 이 샘은 히브리인들의 장군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에서 처음으로 전쟁을 통하여 정복한 옛 도시 주변에서 솟아나고 있었다. 이 샘에는 이와 같은 말이 전해 내려왔다. 즉 이 샘에서는 예전에는 땅과 나무들의 열매들의 소출만이 아니라, 여자들이 낳은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물이 흘러나와서, 실제로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예언자 엘리사에 의해 물이 바뀐 후에는 이와는 반대로 몸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풍성한 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엘리야의 제자요, 후계자로서, 예리코의 주민들은 그를 받아들여 매우 친절하게 대접하였다. 그러자 그는 이들과 그 땅 전체에 영원히 남을 보답을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이 샘에 가서 소금이 가득한 그릇을 물에 던진 후, 의로운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들고 술을 땅에 부으면서 청하기를, 이 물이 순하게 되고, 단물 줄기를 열어주시며 하늘은 풍요한 공기를 이 물에 넣어 이 지역의 주민들에게 풍요한 소출뿐만 아니라 자손의 축복을 주시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의롭게 살아가는 한 이러한 풍요의 물이 그들에게 마르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엘리사가 이 기도를 하고, 여기에 매우 노련한 손동작을 더하자 샘물이 변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이제까지 아이들을 갖지 못하게 하고 기근을 일으켰던 이 샘물은 자손의 축복과 풍작을 가져다주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물은 땅에 물을 대는 데 있어서 땅에 완전히 침투하기까지 고여 있는 다른 물보다 더욱 효과적인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물을 사용하면 충분한 양을 주어야 하지만 이 물은 그 사용량이 얼마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은 양에서 오는 부가가치는 엄청난 것이다. 실제로 이 샘물은 다른 물줄기보다 더 많은 땅에 물을 댈 수 있었는데, 길이 70 스타디온, 폭 20 스타디온의 평야를 적셨으며, 아름답고 빽빽이 서 있는 정원에 인접해 있었다. 이 물로 자라나고 있는 나무들 가운데 여러 종류의 맛과 효능을 가 진 종려나무들이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잘 익은 열매를 발로 밟아 이기면, 풍성한 꿀을 내는데, 이는 다른 어떤 꿀에 못지않은 것이었다. 그밖에도 이 지역은 벌들이 살아갈 양분을 주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볼 때, 따뜻한 공기와 좋은 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공기는 식물이 성장하여 잘 번식하게 하고, 습기는 나무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여 여름철 더위를 견뎌내는 힘을 주는 것이다.〉 *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성서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 고고학연구소에서 성서학박사학위(S.S.D.)를 취득하였고,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빛, 2013년 1월호, 송창현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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