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여호수아기 13장: 가나안 땅의 분배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판관 기드온의 승리(판관 6,33-8,28)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2-06 | 조회수4,174 | 추천수1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31) “너는 내가 명령한 대로 이 땅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분배해주기만 하여라”(여호 13,6). 여호수아기 제1부(여호 1-12장)와 비교할 때 제2부(여호 13-21장)는 전혀 다른 장르의 지리적 내용이다. 여호수아기 13장은 르우벤, 가드 그리고 므나쎄 반쪽 지파의 영역을 정한다. 요르단 동쪽의 이 영역은 이미 모세에 의해 설정되었다(민수 32; 신명 3,12-17). 14-19장은 요르단 서편 지파들에 관계된 내용인데, 두 개의 문서가 결합되어 있다. 하나는 ‘각 지파의 영역 서술’이고, 또 하나는 ‘도시 목록’이다. 가장 자세한 부분은 15장 유다 지파의 도시 목록이다. 15장은 18장 25-28절 벤야민 지파의 도시들 목록에 의해 보충된다. 유다 지파의 도시 목록은 ‘유다 왕국의 행정구분’을 반영한다.
여호수아기 제2부는 여호수아기의 핵심부분이다. 각 지파의 경계선과 도시들을 언급하는데, 신명기계 편집자의 손을 훨씬 덜 탄 부분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스라엘 각 지파 사이의 전통적인 영토분할에 관련된 귀중한 자료를 얻는다. 그 가운데 몇몇 자료는 기원전 10세기 다윗 왕정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지만, 왕정기간 동안 유다와 이스라엘에서 상황의 변화에 상응한 후대의 보충이 있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선조들에게 약속한 대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 땅을 주셨다.’ 이것이 여호수아기 제2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이다. 제2부에서 주인공은 여호수아가 아니라 ‘약속된 땅’이라도 볼 수 있다. 모세오경에서 거듭된 하느님의 약속이 여호수아기에서 실현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했다는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호수아기의 핵심부분은 제1부 가나안 점령이 아니라 제2부 가나안 땅의 분배다. 그래서 여호수아기 저자는 각 지파의 경계선과 도시들을 기쁨에 넘쳐 그러나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지루하리만치 열거한다. 여호수아기 제2부가 강조하고자 하는 점은 이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셨다. 하느님은 당신 약속을 지키는 신실하신 하느님이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도 이제 약속된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오직 주 하느님께만 충성을 바쳐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가나안에 정착한 다음의 역사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렇게 살지 못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하느님께 충성을 바치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역사는 여호수아의 죽음 직후부터 시작되고, 그런 이야기는 판관기부터 열왕기 하권 끝까지 이어진다. 그러한 우상숭배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서 추방되는 원인이었고 이스라엘을 멸망으로 이끌었다는 것이 신명기 학파의 역사가가 견지하는 관점이다. 여호수아기 제2부 지리적 부분은 쓸데없이 탕진된 하느님 유산의 대차대조표라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이 지리적 부분은 하느님의 유산이 언젠가 재건되리라는 희망을 표현한다. 이것은 루카복음 15장 탕자의 비유와 비슷하다. 아버지의 소중한 유산을 탕진해버리고 제정신이 든 작은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죽는구나”(루카 15,17). 작은아들은 탕진해버린 아버지의 유산이 얼마나 소중한지 비로소 깨닫고 후회하는 것인데, 이것은 동시에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믿음과 희망의 표현이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이 있었기에 탕자는 아버지의 집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묵상주제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루카 15,31-32). [2013년 2월 3일 연중 제4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