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리]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14: 예리코 (2)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주님의 이름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2-12 | 조회수3,903 | 추천수1 | |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14) 예리코 2 ■ 신약성경의 예리코 신약성경 시대의 예리코는 구약 시대의 예리코인 텔 에스-술탄(Tel es-Sultan)에서 남서쪽에 위치하였다. 헤로데 대왕(기원전 37-4년)은 와디 킬트(Wadi Qilt) 양쪽에 하스모네아 왕가의 별장을 개조하여 궁전을 지었는데, 이곳이 툴룰 아부 엘 알라이크(Tulul Abu el-Alaiq)이다. 이 헤로데 궁전 남서쪽에는 요새가 있었는데 이것은 그의 어머니 이름을 따라 키프로스(Kypros) 요새라 불렀다. 그리고 헤로데는 텔 에스-술탄의 남서쪽에 있는 텔 에스-삼라트(Tel es-Samrat)에 경마장과 반원형 극장을 건설하였다. 예수님 당시의 예리코는 텔 에스-삼라트와 툴룰 아부 엘 알라이크 부근에 위치하였을 것이다. ① 예리코의 눈먼 이 신약성경의 복음서에는 예리코가 여러 번 등장한다. 마르 10,46-52(=마태 20,29-34; 루카 18,35-43)는 예수님이 예리코의 눈먼 이(들)을 만나 치유하신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은 예리코에 들어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46-47절) 갈릴래아에서 출발한 예수님의 일행은 요르단 계곡으로부터 유다 광야를 통과하시어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일행이 예리코에 도착했다는 사실은 벌써 예루살렘 가까이에 왔다는 것을 말한다. 예리코는 사해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었고, 유다 광야의 입구에 해당하는 중요한 도시였다. 그런데 마르 10,46에 따르면, 예수님의 일행은 예리코에 도착한 즉시 떠난다. 이것은 그들이 도착과 출발 사이에 가던 길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과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의 길을 재촉하고 계신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때 새로운 등장인물인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소개되는데, 그는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친다. 당시 유다이즘에서 “다윗의 자손”은 메시아를 가리키는 호칭이다. 따라서 예리코의 눈먼 이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고백한 것이다. 이에 예수님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52절)고 말씀하시자 눈먼 이는 다시 보게 되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그분의 뒤를 따랐다. ② 예리코의 자캐오 루카 19,1-10에는 예수님과 자캐오가 만난 이야기가 서술된다.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1-4절) 이 본문에서 소개되는 자캐오는 예리코의 세관장이고 부자였다. 그는 세관장이라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졌지만, 유다인들의 공동체에서는 주변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웠지만, 유다인들에게는 부정(不淨)한 인물로 취급받는 모순 속에 살고 있었다. 자캐오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보려고 한다. 그러나 군중에 가리고 또 그의 키가 작아서 자캐오는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간다. 나무 위에 올라가면 예수님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돌무화과나무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5절)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들은 자캐오는 그분을 “기쁘게 맞아 들였다.”(6절) 현재의 예리코 시가지에서 텔 에스-술탄으로 가는 길에는 자캐오가 올라갔다고 전해지는 돌무화과나무가 있다. ③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예수님은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라고 묻는 율법 교사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30-37)를 말씀하신다. 비유에서 소개되는 이야기의 배경은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 길에서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는 상황이다. 예수님의 비유에 등장하는 사제와 레위인은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보고서도 그냥 지나가 버렸다. 왜냐하면 초주검 당한 이가 죽어 있기라도 했다면 부정한 것과 결코 접촉해서는 안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카 10,33에서 사마리아인은 초주검 당한 이를 보고서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를 끝까지 돌보아 준다. 사제와 레위인으로 대표되는 유다인들이 분리와 배제의 에토스를 따랐다면, 착한 사마리아인은 정결과 부정의 경계, 유다인과 사마리아인의 경계를 허물고 그것을 뛰어 넘는다. 예수님은 “함께 아파하기(compassion)”의 에토스를 실천하도록 초대하시며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고 말씀하신다. ④ 예수님의 유혹 이야기 예수님은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마르 1,9; 마태 3,5-17; 루카 3,15-22) 후,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셨다.(마르 1,12-13; 마태 4,1-11; 루카 4,1-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분께서는 40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그런데 유혹자가 그분께 다가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1-4) 그리고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하고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태 4,8-11) 복음서 본문에는 예수님이 유혹을 받으신 곳이 어디인지에 대하여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는 예수님이 40일 단식하신 후에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높은 산을 텔 에스-술탄의 서쪽에 위치한 제벨 쿠룬툴(Jebel Quruntul)로 여겼다. 유혹의 산(Mount of Temptation)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1874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04년에 완성된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이 있다. *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성서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 고고학연구소에서 성서학박사학위(S.S.D.)를 취득하였고,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빛, 2013년 2월호, 송창현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