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여호수아기 24장: 스켐 집회에서의 계약 갱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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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2-18 | 조회수4,162 | 추천수1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33) “만일 주님을 섬기는 것이 너희 눈에 거슬리면, 너희 조상들이 강 건너편에서 섬기던 신들이든 아니면 너희가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족의 신들이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여호 24,15). 여호수아는 ‘스켐 집회’(여호 24,1-28)에서 아브라함부터 가나안 정복까지 이르는 하느님의 업적을 상기시키며,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 하느님을 섬길 것인지 다른 신들을 섬길 것인지 선택하라고 촉구한다. 스켐 집회에서 강조되는 신앙고백적 요소는 ‘아브라함의 선택’, ‘이집트 탈출 사건’, ‘가나안 땅 하사’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주 하느님만을 공경하기로 서약하면 사막생활을 거쳐 이주해 온 사람이든, 이미 가나안 땅에 정착해 있던 사람이든 이스라엘 백성의 일원이 되었다.
스켐 집회가 중요한 이유는 시나이 계약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러 집단이 함께 모여 이집트 탈출 전승을 자신들의 신앙규범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M. Noth). 사막에서 방랑생활을 할 때부터 주 하느님을 숭배한 부족들과 새로이 그들과 합류한 팔레스티나의 히브리인들이 스켐에 모여 장엄한 계약의식을 거행하며, 주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로 서약했다. 이 의식을 스켐에서 거행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상한 것은, 산악지방을 정복하는 여호수아기의 이야기에서 스켐을 정복했다는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스켐을 공격하여 정복하지 않았으면서도 스켐에서 계약갱신 집회를 열었다는 것은 이 지역의 원주민들이 ‘인척관계’ 또는 ‘조약’을 통해 침입자들에게 우호적이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여호수아기 24장 2-13절은 서사시 형식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을 형성한 역사적 사건들(아브라함의 선택, 이집트 탈출 사건, 가나안 땅 하사)을 열거한다. 폰 라트(G. von Rad)와 라이트(G. E. Wright)에 따르면, 이 텍스트는 모세육경의 축소형이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형성한 역사적 사건들 가운데서 ‘시나이 계약’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명기 26장의 신앙고백과 비교해 보면 ‘아브라함의 선택’이 첨가되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다양한 전승의 형성과 결합에 관계되는 문제다. 어쨌든 여호수아기 24장 2-13절은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일정한 도식에 따라 확정된 낭송문이다. 다시 말해 구원사적인 표준유형을 따라서 작성된 신앙 고백문이라는 것이다. 여호수아기 24장의 전승사적인 문제는 뒤로하더라도, 스켐에서 계약갱신은 시나이 계약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러 지파와 집단이 이집트 탈출 사건을 자신들의 신앙적 규범으로 채택했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이었다. 스켐 집회는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확보해주는 사건이었다. 시나이 계약은 이집트 탈출 사건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은혜에 근거한 반면, 스켐 계약은 가나안 땅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근거한다. 묵상주제 여호수아는 스켐에서 계약을 갱신하며 백성에게 결단과 헌신을 요구했다. 일편단심으로 주님만을 섬기고 그분께 충성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여호수아가 요구하는 결단과 헌신은 오늘날 신약의 백성에게도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길에서 오직 주님만을 섬기고 그분께 헌신하겠다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2013년 2월 17일 사순 제1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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