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판관의 구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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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3-25 | 조회수4,376 | 추천수2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38) 판관의 구분 (1) 판관기에 등장하는 판관은 모두 열 두 명이다. 그들의 이름과 출신지파 그리고 그들이 대적한 이방민족, 다스린 기간은 다음과 같다. - 오트니엘(3,7-11) : 유다 지파 출신. 아람 왕 쿠산 리스아타임. 40년 동안 다스림. - 에훗(3,12-30) : 벤야민 지파 출신. 모압 왕 에글론. 80년 다스림. - 삼가르(3,31) : 출신지파 불명. 필리스티아인. 판관기간 미상. - 드보라와 바락(4-5장) : 에프라임 지파 출신. 가나안 왕 야빈. 40년 다스림. - 기드온(6-9장) : 므나쎄 지파 출신. 미디안족과 아말렉족. 40년 다스림. - 톨라(10,1-2) : 이사카르 지파 출신. 대적한 족속 미상. 23년 다스림. - 야이르(10,3-5) : 길앗 출신. 대적한 족속 미상. 22년 다스림. - 입타(10,6-12,7) : 길앗 출신. 암몬족. 6년 다스림. - 입찬(12,8-10) : 베들레헴 출신. 대적한 족속 미상. 7년 다스림. - 엘론(12,11-12) : 즈불룬 지파 출신. 대적한 족속 미상. 10년 다스림. - 압돈(12,13-15) : 에프라임 지파 출신. 대적한 족속 미상. 8년 다스림. - 삼손(13,1-16,31) : 단 지파 출신. 필리스티아인. 20년 다스림. 신명기계 편집자는 고대사회에서 판관의 직책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있었다. 편집자는 ‘판관’이라는 고대사회의 용어를 이스라엘의 영웅들에게 적용시켰고, 그들의 권한을 이스라엘 전체에 미치는 것으로 확대했으며, 판관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했다. 그래서 이스라엘 어느 특정지파의 영웅이 이스라엘 전체의 판관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판관들의 출신지파만큼이나 사회적 위치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드보라는 여성이었기 때문에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별로 존경을 받지 못했던 것 같고, 입타는 창녀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문에서 천대받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이들이 이스라엘의 판관이 될 수 있었을까? 그들은 위기상황에서 어느 지파를 구원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이었기에 판관으로 인정받았다. 판관기에 등장하는 판관은 모두 12명인데, 현대학자들은 ‘대판관 6명’과 ‘소판관 6명’을 구별한다. 대판관은 오트니엘,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타, 삼손을 말하고, 소판관에는 삼가르, 톨라, 야이르, 입찬, 엘론, 압돈이 속한다. 판관들을 이렇게 ‘큰 사람’과 ‘작은 사람’으로 구별하는 기준은 그들의 활동이나 업적의 크고 작음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다만 그들에게 관한 편집자의 기록이 길고 짧은 것이 기준이다. 사실 판관기 자체는 판관들을 대판관 또는 소판관으로 구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부류의 판관 사이에는 차이점이 많다. 그리고 대판관과 소판관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 ‘판관’이라는 명칭은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은 편집의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만일 신명기계 편집자가 그들의 행적을 이렇게 한데 모아놓고 ‘판관’이라고 칭하지 않았더라면 대판관과 소판관의 공통점을 찾기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묵상주제 “내가 여러분을 다스릴 것도 아니고 내 아들이 여러분을 다스릴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을 다스리실 분은 주님이십니다.”(판관 8,23) [2013년 3월 24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역사서 해설과 묵상 (39) 판관의 구분 (2) 대판관들은 이스라엘을 구원한 영웅이다. 그들의 출신, 특징 그리고 행동이 다양하더라도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하느님의 카리스마를 받았다는 것이고,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할 사명을 위해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역사는 다양한 형태의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최종적으로 ‘구원자들의 책’ 안으로 모아졌다. ‘구원자들의 책’은 왕정시대의 전반부쯤에 북왕국에서 쓰였으리라고 본다.
이 책 안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에훗 이야기, 그리고 하초르 왕 야빈에 관하여 여호수아기 11장의 영향을 받은 바락과 드보라의 이야기, 기드온과 아비멜렉의 왕권 이야기, 딸의 이야기가 첨가돼 분량이 길어진 입타 이야기, 그리고 시 두 개, 곧 판관기 5장 드보라의 노래와 9장 7-15절 아비멜렉의 왕권에 반대하는 요탐의 변론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구원자들의 책’ 안에서 몇몇 지파의 영웅들은 온 이스라엘을 위해 주 하느님의 전쟁을 이끈 국가적 영웅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소판관들의 이야기는 다른 전승에서 왔다. 삼가르를 제외하고는 이들이 이룩한 어떤 구원업적도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그들의 출신가문과 그들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햇수, 죽어서 묻힌 곳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소판관들은 이스라엘의 어느 지파를 구원한 영웅이 아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신명기계 편집자는 이들 역시 구원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판관기 안에 편입시켜 정리했고, 이들에게도 ‘판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입타는 대판관과 소판관 사이의 중간 역할을 한다고 보아야 한다. 입타는 일차적으로는 구원자였고, 그 덕분에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리는 판관이 되었다. 이런 중간 역할에 대한 증거가 판관기 12장 7절에 나타난다. 다시 말해, 입타 이야기의 결론이 소판관들의 이야기와 붙어있다는 것이다. 단 지파 출신의 외로운 영웅 삼손의 경우는 특이하다. 엄밀히 따지면 그는 구원자도 아니고, 판관도 아니었다. 다만 그의 영웅담이 백성들 사이에서 이야기로 전해졌을 뿐이다. 이는 대판관이나 소판관도 아닌 인물이 ‘판관’으로 등장한 예다. 판관들의 명단에 정복시대의 인물인 오트니엘도 첨가되었다. 오트니엘은 여호수아기 15장 16-19절과 판관기 1장 12-15절에 이미 언급된 인물이다. 더 후대에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삼가르도 첨가되었다. 다른 모든 판관은 출신지파가 명백히 언급되었지만 삼가르는 아낫의 아들이라고 할 뿐 지파가 분명치 않다. 삼가르는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것으로 추측된다. 비 이스라엘 사람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꼽히게 되었을까? 그것은 판관기 9장의 아비멜렉이 판관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12라는 숫자를 맞추려고 삼가르가 후대에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본문의 흐름을 끊는 판관기 3장 31절 삼가르에 관한 구절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판관들을 연대기적으로 배열한 것 역시 신명기계 편집자의 작업이다. 대판관들이 다스린 기간의 기준은 한 세대를 뜻하는 40년이었다. 보통 다스리면 40년이고(3,11 오트니엘. 5,31 드보라. 8,28 기드온), 많이 다스리면 그 두 배인 80년이고(3,30 에훗), 적게 다스리면 그 반인 20년이었다(16,31 삼손). 기간 미상인 경우를 빼고 판관들의 통치기간을 합치면 296년이 되는데, 이방나라들에게 압제 당한 햇수까지 합치면 판관기의 연대표를 확정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판관기의 이런 연대설정은 편집의 결과일 뿐 실제기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묵상주제 “주님,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은 힘차게 떠오르는 해처럼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 뒤로 이 땅은 마흔 해 동안 평온하였다.”(판관 5,31) [2013년 3월 31일 예수 부활 대축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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