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판관기 4-5장(드보라와 바락의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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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4-22 | 조회수3,398 | 추천수2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42) “그때는 라피돗의 아내 여예언자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판관이었다. 그가 에프라임 산악 지방의 라마와 베텔 사이에 있는‘드보라 야자나무’밑에 앉으면, 이스라엘 자손들이 재판을 받으러 그에게 올라가곤 하였다.”(판관 4,4-5) 드보라는 재판을 했던 유일한 판관이지만, 다른 대판관들과는 달리 위험상황에서 구원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군사적 영도자 바락의 배후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주었다. 드보라는 다른 대판관들과는 달리 침략자들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한 것이 아니라 원주민인 가나안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하지 못하도록 했고, 그 덕분에 이스라엘 백성은 이즈르엘 평야를 장악하게 되었다.
‘드보라와 바락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자료로 구성되었다. 판관기 4장 산문부분과 5장 운문부분이 완연히 구분된다. 같은 사건을 전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많다. 4장에는 이스라엘의 적대세력으로서 가나안 왕 야빈과 그의 군대 지휘관 시스라가 언급되고, 5장에서는 시스라만 언급되었다. 또 4장에서는 즈불룬과 납탈리 지파가 바락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5장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지파가 언급되었다. 학자들은 5장 드보라의 노래가 당시 사건과 동시대의 것이라고 인정하며, 또 문서로 고정된 최초의 성경 텍스트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여기서 드보라는 당신 백성을 구원하러 오신 하느님께 승리의 찬가를 노래한다. 같은 사실이 산문으로 된 판관기 4장에도 나오지만, 그 원천은 판관기 5장 시 부분과는 독립적이다. 아마도 원천자료가 후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하초르 왕 야빈을 추가로 언급하며 점점 확장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는 판관기 5장 드보라의 노래가 역사적 사건을 더 충실히 전한다는 데 일치한다. 드보라의 노래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오래된 시 가운데 하나로서, 사건을 목격했거나 직접 사건에 참여한 사람이 쓴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점에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일치하지만 문제는 가나안 왕 야빈에 있다. 야빈은 여호수아기 11장 1-9절에 이미 등장했는데, 판관기는 가나안 왕 야빈과 여호수아기에 나오는 하초르 왕 야빈을 동일시한다. 아마도 서로 다른 전투 두 개가 혼동되어 하나의 이야기가 된 것으로 추측한다. 곧 즈불룬과 납탈리 지파가 야빈을 거슬러 싸운 전투 이야기와 시스라를 거슬러 싸운 전투 이야기가 판관기 4장에서 통합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판관기 5장에서 유다 지파와 시메온 지파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두 지파는 남쪽에 살았는데 비이스라엘계 도시들(게젤, 기브온, 예루살렘)에 막혀 있어서 바락이 시스라의 군대를 맞아 싸울 때 도움을 주러 갈 수가 없었다. 이런 지리적인 격리상태가 결국 미래의 남북분열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면 타아낙에서 거둔 바락의 승리는 요셉 가문 사람들과 북부 지파의 결합을 더욱 굳게 하여, 남쪽 지파와 맺은 결합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약 200년 뒤 남북이 분열되는 불행한 결과로 나타났다. 묵상주제 “마음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혀의 대답은 주님에게서 온다. 사람의 길이 제 눈에는 모두 결백해 보여도 영을 살피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겨라.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잠언 16,1-3) [2013년 4월 21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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