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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성경의 세계: 무화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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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5 조회수4,095 추천수1
[성경의 세계] 무화과나무


무화과나무는 뽕나뭇과에 속하며 2~4m 정도 자란다. 줄기나 잎에 상처를 내면 젖빛 액이 나온다. 무화과나무도 꽃이 핀다. 다만 꽃받침 속에 숨어 있기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며, 이집트에선 4000년 전에 심었다는 기록이 발견되기도 했다. 무화과에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많아 육식 뒤 먹으면 소화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세기에는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먹은 뒤 벗은 몸을 나뭇잎으로 가렸다는 구절이 있다. “그러자 그들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창세 3,7) 유다인들에게는 그만큼 친숙한 나무였던 것이다.

마르코복음 11장에는 예수님께서 무화과나무를 저주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열매를 맺지 못했기에 그랬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복음작가는 무화과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무화과 철이 아니어서 무화과가 안 열렸는데 왜 저주의 말씀을 하셨을까?

이스라엘은 4월부터 10월까지 비가 오지 않는다. 건조하고 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것이다. 비오는 겨울의 끝자락 3월이 되면 지난해 무화과나무 가지에서 젖먹이 손바닥 크기의 녹색 잎이 나온다. 그러면서 엄지손가락만 한 작은 열매가 함께 달린다. 그런데 이 열매는 상품성이 없어 따줘야 한다. 그래야 질 좋은 열매가 다시 열린다. 히브리어는 첫 열매와 둘째 열매를 구별하고 있다. 파게(Phage)와 테에나(Thaena)다. 그런데 희랍어와 우리말은 둘을 모두 한 단어로 번역했다. 구별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첫 열매 파게는 일일이 따줘야 했기에 행인들이 따 먹어도 주인은 말을 안 했다. 오히려 고마워했다. 여름 과일이 부족했던 서민들에게 이런 관례는 반가운 일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첫 열매 파게를 찾으셨는데 없었던 것이다. 파게는 상품성이 없기에 무화과 철이 아니라는 표현을 복음작가는 남겼던 것이다.

유목민에게 무화과는 영양 과일이었고 약으로도 쓰였다. 무화과는 초여름에 익기 시작해 여름 내내 열매를 맺는다. 익으면 바로 따야 하고 딴 열매는 쉽게 물러진다. 납작하게 눌러 말린 무화과는 고대로부터 전쟁식품이기도 했다. 성경에는 말린 무화과 과자로 표현되어 있다(1사무 25,18).

[2013년 5월 5일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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