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 성경풀이: 나인 마을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다(루카 7,1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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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5-14 | 조회수2,643 | 추천수1 | |
[성경풀이 FREE] 나인 마을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다(루카 7,11-17)
과부는 고대 이스라엘에서 가장 불쌍한 계층이었다. 남편 없는 과부가 아들마저 잃었다는 것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 고통 외에도 생계가 묘연해졌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소작을 하고 싶어도 선뜻 밭을 맡기려는 사람도 없었고, 그렇다 한들 어떻게 혼자 밭을 갈고 추수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철저하게 타인의 동정과 연민에 의존하여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과부에게 수치가 되었을 듯하다(이사 54,4 : “수치스러워하지 말라. …… 네 젊은 시절의 부끄러움을 잊고 네 과부 시절의 치욕을 네가 다시는 회상하지 않으리라”).
그래서 성경은 고아와 함께 과부를 보호하라는 계명을 기록했고(신명 14,28-29 : “너희는 세 해마다 끝에, 그 해에 난 소출의 십 분의 일을 모두 가져다가 너희 성안에 저장해 두어라. …… 레위인과 고아와 과부가 와서 배불리 먹게 될 것이다”), 추수 때 과부들은 이삭을 주울 수 있었다(신명 24,19; 룻 2,2).
한때 이집트 노예 생활을 했던 이스라엘은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돌볼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신명 10,14-19). 그러나 그들을 보호하라는 독려가 많았음은 그만큼 그들을 착취하기 쉬웠고 그런 사례도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에제 22,6-7).
과부에 얽힌 대표적인 이야기가 루카 7장 11-17절에도 나오는데, 예수님이 나인에 들어가셨을 때의 사건을 기록했다. 고을 성문에서 나오는 장례 행렬과 과부를 보셨을 때, 아마도 예수님은 그녀의 모든 것이 사라졌음을 아셨을 것 같다. 그리고 과부의 얼굴에 쓰인 비극을 읽으시고 “울지 마라” 이르신 다음, 죽은 이를 일으키셨다. 이 기적이 감동적인 것은 그 목적이 당신의 힘을 보여주고자 함이 아니라 그들을 동정하고 슬픔을 함께 하셨던 연민의 마음이었음이다. 예수님께서 과부를 도우셨던 것처럼, 종교의 참 의미는 서로 돕고 약자를 거두어 말씀을 실천하는 홍익인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우리 민족은 참 아름다운 민족정신을 가졌다. 세상 어느 민족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조상의 얼을 이어받았을까? 예수님의 기적이 마술사의 마법 같은 것이 아니라 애틋한 마음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던 것처럼, 소박하게 서로를 아끼는 마음속에 기적은 늘 반복된다는 믿음을 가져본다.
[2012년 9월 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연중 제25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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